1. 서 론
2. 연구방법론
2.1 위험도 평가체계
2.2 물부족 위험도 평가항목 선정
2.3 엔트로피 가중치
2.4 위험도 산정
3. 대상 지역 및 자료 수집
3.1 연구지역
3.2 공간인벤토리 구성
4. 연구 적용 및 결과
4.1 위해성, 취약성, 노출성 분석 결과
4.2 가중치 산정 결과
4.3 물부족 위험도 평가
4.4 사회·경제적요인 반영 결과 비교
5. 결 론
1. 서 론
사회경제적 발전에 따라 물의 소비 패턴이 변화하면서, 전세계적으로 물 필요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UN, 2023). 그러나 기후변화로 인해 가뭄의 발생빈도와 규모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여, 늘어나는 물 필요량에 대응할 적절한 공급이 어려워지는 물 부족 위험이 증대되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제6차 기후변화 평가보고서(AR6)에서는 지구 평균기온이 1.5℃ 증가할 경우, 전 세계 도시 약 3.5억 명 이상의 인구가 가뭄과 물 부족에 시달릴 수 있음을 경고하였다(IPCC, 2022).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잦은 가뭄 발생이 관찰되었다. 기상청에서 1974년 이후 100일 이상 지속된 기상가뭄이 나타난 햇수를 비교한 결과, 최근 10년간(2014~2023년) 기상가뭄이 나타난 해가 과거에 비해 많고, 기상가뭄 일수 자체도 증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KMA Press, 2024).
가뭄은 다른 재해와는 다르게 누적 기후 현상에 따라 장기간 발생하기 때문에, 물 부족으로 인한 사회·경제부문의 파급효과가 장기적이고 연쇄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Seo et al., 2009; Park et al., 2012; Sung and Chae, 2018). 예를 들어, 가뭄은 특정 지역의 인프라에 일시적인 피해를 미치는 것이 아니라, 농작물 성장 저하로 인한 농산물 생산량 감소와 가격 상승, 산업별 생산량 감소와 같은 사회경제적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지역별로 용수에 따라 가뭄피해를 체감하는 정도가 달라, 서로 다른 물의 가치를 가진다는 특성이 있다. 국내 수자원 총 이용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농업용수(63%)와 공업용수(7%)를 주로 공급받는 지역의 경우, 가뭄 발생과 함께 가용 수자원이 우선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물 부족 상황에서 받아들이는 피해가 비교적 크게 나타난다. 반면, 생활용수는 극한 가뭄 상황에서 농업용수 조절 이후에 줄이기 시작하므로, 도시민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물 부족의 영향은 적은 편에 속한다. 이처럼 가뭄으로 인해 물 부족 문제를 겪는 원인은 지역마다 다르고, 재난재해에 대응할 수 있는 지역별 물리적·비물리적 현황에 차이가 존재한다. 따라서 지속가능하고 공평한 수자원 관리를 위해서는 물의 다양한 가치를 반영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며(UN, 2021),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돕기 위해 지역별 가뭄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위험도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
다양한 관점에서 가뭄의 영향을 평가한 연구는 다수 진행되어왔다. 과거 국내에서는 주로 기상학적 요인과 수문학적 요인 기반의 발생확률을 추정하는 연구가 수행되었다(Jang, 2006; Kim et al., 2013; Lee et al., 2015, 2019; Seo et al., 2022). 가뭄 피해는 결국 가뭄 발생에 기인하기 때문에 과학적 근거에 따른 원인평가가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IPCC에 의해 제안된 자연재해의 취약성 평가 개념은 물리적인 가뭄 발생뿐만 아닌, 지역의 구조적·비구조적 현황 고려의 중요성을 제시하였다. 즉, 비슷한 가뭄이 발생하더라도 지역의 사회경제적 능력에 따라 가뭄의 영향이 달라질 수 있음을 나타냈다.
가뭄에 대한 종합적인 취약성과 위험도를 평가하는 연구또한 많이 수행되었다. 국외에서는 기후변화 하에서 가뭄이 사회경제에 미치는 위험을 정량화하는 연구에 비구조적 요인을 주요 인자로 구성하였다(World Bank, 2019; Liu and Chen, 2021; Ortega-Gaucin et al., 2021; Sahana and Mondal, 2023). Hagenlocher et al. (2019)의 연구는 105개의 가뭄연구들의 위험도 인자들을 수집하고, 비교분석하여 가뭄 발생과의 연관성을 살펴보았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교육정도와 임금, 수자원 및 경작 관련 기술수준을 의미하는 사회경제적 인자들이 높은 연관성을 보였다. 물리적 요인으로는 수자원 인프라에 접근가능성 및 인프라구축 수준이 주요 영향을 미쳤다.Meza et al. (2019)의 경우 가뭄 전문가 설문조사 결과를 요약하여 농업시스템과 물 공급에 대한 총 64개의 지표에 대하여 관련성이 높고 낮은 지표들을 제시하였다. 농업 분야에서는 농업에 대한 생계 의존도, 가뭄에 강한 작물, 관개 토지, 적응 정책 및 계획수립여부가 높은 관련성을 보였다. 물 공급 측면에서는 물 스트레스 기준, 적응 정책 및 계획수립여부, 수질, 정부의 영향력, 깨끗한 물에 대한 접근 가능성이 주요한 요인으로 평가되었다.
국내에 적용된 연구 결과로 Park et al. (2012)은 미국 NDMC (National Drought Mitigation Center)에서 제안한 위험도의 개념을 바탕으로 가뭄 위험도를 노출성과 취약성의 곱으로 정의하였다. 노출성은 가뭄 심도별 발생확률로 본 후, 사회경제적 요인의 피해 정도를 산정하기 위하여 농작물 경지면적, 농가인구, 작물생산량, 인구밀도, 생·농·공업용수 공급량 비율을 토대로 위험을 평가하였다. Lee and Yoon (2015)은 사회경제적 가뭄 위험의 개념을 장기간 강수량 저조로 인해 생활용수 수급불균형이 초래할 수 있는 주민들의 잠재적인 고충으로 가정 후, 정량적인 피해액으로 환산하여 격자형태의 위험지도를 제작하였다. Choi (2018)의 연구에서는 대응능력에 초점을 맞춘 가뭄 영향을 분석하였다. 1인당 개인소득, 공무원 수, 상수도 보급률, 유효저수량 등을 기준으로 가뭄대응능력부족지수를 산정하였다. Kim et al. (2022)는 용수공급체계를 고려한 충청도의 시군구별 가뭄 위험도를 산정하였다. 인간에게 직접적인 가뭄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을 용수공급능력으로 판단하여 가용 수자원 중심의 대응능력을 평가하였다. 최근 환경부에서 제작한 가뭄취약지도는 가뭄조사 및 발생특성을 고려하여 지역별 가뭄 취약 정도를 표시한 지도로, 일반 국민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지도화하여 제공하고 있다. 해당 사업에서는 행정동 단위에서 세부적인 분석을 진행했으나, 산업별 상이한 특성과 비구조적 대응능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였다(ME, 2023).
이처럼 국외에서는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인을 포괄적으로 고려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국내 연구는 일반적으로 용수의 수요 및 공급을 결정짓는 인구, 산업 수, 생산능력 등 특정 사회적 요인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국외 연구들은 인구 및 경제적 요인뿐만 아니라 교육 수준, 가뭄 대응 계획 수립 여부 등 비구조적 사회경제적 능력도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연구와 차이를 갖는다. 생활용수는 사용 인구수에 따라 사용량과 가치가 비례하지만, 농업 및 공업용수는 작물과 산업의 종류별로 필요한 물의 양과 창출되는 가치가 다르므로 단순히 면적에 따른 위험도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물부족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영향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지역별로 상이한 산업특성과 대응능력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위험도 평가 기법이 개발이 필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수자원의 수요 및 공급량 뿐만 아니라, 세부적인 지역의 사회경제적 가치 기반 물 부족 위험도 평가 기술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를 국내 지역에 적용하고, 적용된 결과를 기반으로 위험도가 높은 지역의 경우 적절한 대응대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2. 연구방법론
2.1 위험도 평가체계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측면에서 종합적인 재해의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체계로 IPCC의 취약성(vulnerability) 및 위험도(risk) 개념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IPCC, 2014, 2022; Yu, 2020; Jung et al., 2022). IPCC AR4에서는 각 국가별 기후변화 영향과 적응능력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중점으로 진행되었으나, 점차 기후변화로 인한 실질적인 리스크를 중심으로 한 사회경제적 요인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따라서 기존의 민감성(sensitivity) 항목에 일부 포함되었던 노출성(exposure)을 AR5 보고서의 위험도 평가 개념에서는 별도로 분리하여 고려하였다(GIZ and EURAC, 2017; Jung et al., 2022). 가장 최근에 발표된 IPCC의 AR6에서는 Fig. 1(a)와 같이 위해성(hazard), 취약성, 노출성의 복잡한 상호작용 간 예상치 못한 변화의 가능성을 포함하고자 하였으며, 기존의 기후변화 위험도 개념을 확장하였다(ME Press, 2022).
본 연구에서는 Fig. 1(b)와 같이 IPCC의 위험도 평가 체계를 기반으로 위해성은 취약한 요소와 노출된 요소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뭄의 발생 가능성, 노출성은 가뭄의 악영향을 받을 수 있는 인간·사회·경제적 유산, 취약성은 가뭄의 영향을 받았을 때 피해를 받아들이는 정도로 정의하였다.
2.2 물부족 위험도 평가항목 선정
서론에서 제시한 연구를 포함하여 국내·외의 여러 선행연구를 통해 사회경제적 요인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물 부족 위험도 평가항목 20가지 인자를 Table 1과 같이 선정하였다(Park et al., 2012; Lee and Yoon, 2015; GIZ and EURAC, 2017; Choi, 2018; Meza et al., 2019; Hagenlocher et al., 2019; World Bank, 2019; Liu and Chen, 2021; Ortega-Gaucin et al., 2021; Yun, 2021; Kim et al., 2022; Jung et al., 2022; Seo et al., 2022; ME, 2023; Sahana and Mondal, 2023; Yang and Zhang, 2023; Zuzak et al., 2023).
Table 1.
Key indicators for risk assessment and data sources
위해성 지수(Drought Hazard Index, 이하 DHI)는 증발산량을 포함하는 가뭄지수인 표준강수증발산지수(Standardized Precipitation Evapotranspiration Index, 이하 SPEI)를 활용하였다. 노출성 지수(Drought Exposure Index, 이하 DEI)는 지역 내 다양한 주체들을 충분히 고려하기 위하여, 용수의 용도별 산업과 연관시킨 인자들로 구성하였다. 생활용수를 평가하는 인자는 가뭄의 악영향을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사회적 요인이므로 생활용수 필요량(water demand by population), 빈곤율(poverty rate), 인구밀도(population density), 생산원가 기반의 생활용수의 가치(value by residential water usage)로 설정하였다. 농업용수와 공업용수를 평가하는 인자는 농업·공업과 관련된 경제활동의 영향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는 지역별 세부적인 산업의 특성을 반영하기 위하여 농업과 공업 활동의 가장 자세한 단위인 세부항목을 고려한다는 차별성이 있다. 따라서, 농업용수는 지역마다 다른 작물면적별 농업용수 필요량(water demand by crop), 농업면적 밀도(crop area density), 농업용수 필요량 대비 생산가치(value by crop)를 평가 인자로 설정하였다. 공업용수의 경우, 산업연관표를 기준으로 한 업종면적별 공업용수 필요량(water demand by industry), 공업면적 밀도(industrial area density), 공업용수 필요량 대비 부가가치(value by industry)를 활용하였다. 마지막으로 취약성 지수(Drought Vulnerability Index, 이하 DVI)는 경제·시설·제도로 나누어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 문제 발생 시 지역별로 대응 가능한 능력을 평가한다. 지역별 경제 능력으로는 지역내총생산(Gross Regional Domestic Product, GRDP)과 재정자립도(financial independence), 1인당 개인소득(Per Capita Personal Income, PCPI)을 선정하고, 수자원 관련 시설 능력은 댐과 저수지를 포함하는 주수원(water source capacity)과 지하수 기반의 보조수원(auxiliary water source capacity) 활용가능성으로 평가하였다. 제도 부문은 공무원 수(number of civil servants), 소방장비 수(number of firefighting equipment owned), 농작물재해보험 가입률(crop damage insurance subscription rate), 교육정도(proportion of highest level of education)를 나타내는 인자들을 통해 검토하였다. 수집한 데이터는 단위가 다르므로 자료의 표준화 과정이 필수적이다. 데이터 표준화 방법은 Z-score, Min-Max방법이 주로 활용된다. Min-Max방법은 0과 1사이의 값으로 재조정되어, 음수가 발생하지 않는 장점으로 기존의 위험도 평가 과정에서 주로 활용되어왔다. 그러나 Min-Max 방법론은 이상치로 판단되는 데이터가 존재할 경우 전체 결과 값에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산업별 창출되는 가치 정보를 반영하고자 Z-score 방법(Eq. (1))을 통해 표준화를 진행하였다. 는 Z-score 결과 값을 의미하며, 는 지역별 의 분석지표 측정치, 은 분석지표 별 전체 지역의 평균값, 는 분석지표 별 전체 지역의 표준편차를 나타낸다.
2.3 엔트로피 가중치
최종 의사결정을 위해 각 평가 항목에 대한 가중치를 결정하는 것은 취약성 및 위험도 평가에서 중요한 과정이다(Lee et al., 2020). 여러 평가 인자 중, 어떠한 요인이 더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악하기 위하여 AHP (Analytic Hierarchy Process) 분석, 엔트로피(Entropy) 분석, 유클리드 거리산정법(Euclidean Distance), 의사나무결정법(Decision tree) 등이 주로 활용된다. 그 중 AHP 분석의 경우 전문가 개개인의 주관에 따라 주요 인자가 결정될 수 있다. 엔트로피 가중치 산정방법은 섀넌의 정보이론에 기반한 방법론으로(Shannon, 1948), 정보의 불확실성이나 무질서도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수학적으로 가중치를 산정하기 때문에 연구자의 주관을 배제하고 객관적으로 가중치를 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Mun et al., 2021).
엔트로피 가중치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분석 자료를 행렬로 구성한다. 이때 n은 세부 지표 개수를, m은 분석하고자 하는 지역의 개수를 의미한다.
행렬을 구성한 후, 구축한 자료의 단위가 모두 다르므로 속성값을 정규화하여 발생확률 를 산정한다(Eq. (3)).
정규화한 데이터를 기준으로, 세부 지표별 엔트로피값을 산정한다. 엔트로피 값은 각 데이터가 분산되어 있는 정도에 따라 값이 달라진다(Eq. (4)). 엔트로피 값이 크다는 것은 데이터의 불확실성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으며, 불확실성이 높은 데이터의 경우 가중치가 작게 산정된다(Eq. (5)). 각 평가항목에 대한 가중치는 엔트로피 결과에 기반한 항목별 데이터의 다양성을 통해 산정할 수 있다(Eq. (6)).
2.4 위험도 산정
위험도와 위해성, 노출성은 서로 정비례하고 취약성(대응능력 포함)은 반비례하므로, IPCC (2014) 및 Yu (2020)의 위험도 산정 공식에 따라 표준화된 위해성과 노출성의 합에 취약성을 제한 값으로 위험도를 점수화하였다. 지역별 최종 위험도는 위해성, 노출성, 취약성 각각의 항목별 산출 값에 Eq. (7)에 세부 지표별 엔트로피 가중치를 곱하여 나타낼 수 있다. 위험도 점수는 자연적 구분법(Natural breaks)에 따라 5개의 매우낮음-낮음-보통-심각-매우심각 단계로 구분하여 가뭄 위험도 지도로 표현하였다(Chen et al., 2013). 위험도 등급 설정 방법은 Jenks의 자연적 구분법을 활용하였으며, 이는 값이 비슷한 데이터를 한 집단으로 생성 후, 각 집단 내의 분산은 최소화하고 집단 간 분산은 최대화하여 단계별 정보를 제공하는 방법이다. 해당 방법론은 「도시 기후변화 재해취약성분석 및 활용에 관한 지침(‘24.01.19 개정)」에 따라 국토교통부 주관의 재해취약성분석 등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 위험도 뿐만 아니라 위해성, 노출성, 취약성 등급 설정 시에도 모두 이 방법을 적용하였다.
3. 대상 지역 및 자료 수집
3.1 연구지역
본 연구는 최근에 가뭄이 극심하게 발생한 경험이 있는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일대를 대상으로 물 부족 위험도를 평가하고자 한다. 이 지역은 2022년부터 2023년까지 발생한 가뭄으로 인하여 여러 부문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광주·전남지역의 주요 식수원인 주암댐의 저수율이 20.9%에 불과하여 물부족 문제로 인한 농작물 재배량 감소, 공업 시설 정비시기 조정 등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였다(ME Press, 2023). 또한 다수의 도서지역들이 포함되어 있어, 생활용수 공급이 어려운 지역에서는 제한급수가 시행되어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광주·전남 일대는 생활, 농업, 공업용수를 모두 활용하는 다양한 산업 활동이 이루어지는 지역이다. 그러나 전라남도는 가뭄을 평가하기 위한 자체 데이터 구축 상황이 미흡하고, 시군구 범위가 넓어 기존의 연구방법으로는 가뭄 대응 정책 반영의 우선순위를 결정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를 수행하기 적절한 대상지로 판단하였으며, 2022년과 2023년을 기준으로 세부적인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고 물 부족 문제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도록 광주광역시의 시군구와 전라남도의 법정동 기준의 읍면동 단위를 공간적 범위로 설정하였다(Fig. 2).
3.2 공간인벤토리 구성
분석을 위한 본 연구의 수행 절차는 Fig. 3과 같다. 광주광역시 시군구와 전라남도 법정동 425개의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물부족 위험 공간인벤토리를 구성하여 분석을 진행하였으며, 엔트로피 가중방법을 통해 산정된 가중치를 적용하여 최종적으로 물부족 위험도를 평가하였다.
먼저 위해성(hazard)은 SPEI를 활용하여 지역별 가뭄 상태를 평가하였다. 기후변화의 영향을 고려한 잠재적 가뭄 상태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증발산량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Kim et al., 2013). 본 연구에서는 고해상도의 공간 범위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므로, 데이터 가용성을 위해 일 단위의 Hargreaves 방법론을 채택하여 PET를 산정하였다. 기온과 강수량은 각각 기상청의 ASOS 관측소와 WAMIS의 강우관측소를 통해 총 44년(1980~2023년)의 데이터를 수집하였다. 전국의 총 769개 관측소 중, 관측시점 내 데이터 활용 가능성을 고려하여 ASOS 관측소 69개, 강우관측소 321개로 최종 390개 관측소를 기준으로 데이터를 수집한 후, 각 관측소별로 설치시점을 반영한 티센 다각형(Thiessen polygon) 분석을 통해 지역별 기온과 강수량을 산정하였다.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대상지의 물 부족을 설명할 수 있는 다목적댐인 주암(본)댐의 저수율과 지속기간 6개월과 12개월 SPEI 결과값 간의 관계를 살펴본 결과 6개월 지속기간의 SPEI가 물 부족 기반의 위해성 평가에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Fig. 4). 이에 따라 6개월 단위의 SPEI를 산정 결과를 토대로 환경부의 가뭄취약지도 작성 시에 활용된 Rajsekhar et al. (2015)의 가뭄 심도 발생확률별 등급화 기법을 통해 가중치를 부여하였다. 최종적으로 광주·전남의 지역별 데이터를 추출하여 위해성 점수를 산정하였다.
노출성(exposure)은 가뭄 발생에 대한 지역별 사회경제적 피해를 살펴볼 수 있는 항목으로, 용수별 용도에 따라 분석을 진행하였다. 단순한 물 필요량 뿐만 아니라, 산업의 종류와 생산효과 등을 반영하여 작물별·업종별 특성에 따른 물 필요량과 산업에 투입되는 서로 다른 물의 가치를 도출하여 지역 간 차이를 비교분석 하였다. 생활용수는 법정동별 인구데이터를 기준으로 2022년 상수도 통계의 물의 생산원가와 1인 1일 물사용량으로 연단위의 지역별 물 필요량과 생활용수 가치를 정량적으로 나타냈다. 농업용수는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작물 현황 데이터를 활용하여 대상지 내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는 대표 작물 11가지(콩, 쌀보리, 겉보리, 풋고추, 건고추, 고구마, 감자, 옥수수, 가을배추, 사과, 복숭아)를 선정하였다. 각 대표 작물들은 지역의 지리적·사회적 상황에 따라 물 필요량과 생산 가치에 차이가 존재하였다. 이를 반영하기 위하여, 2022년 농산물 소득자료와 밭작물 물관리 지침서를 통해 법정동별 농업 산업 현황에 따른 농업용수 물 필요량과 농업용수 가치를 도출하였다. 공업용수의 경우 도로명 기준의 공장등록현황 데이터를 통해 법정동별 세부적인 업종별 정보와 면적을 파악하였다. 이후 산업연관표와 시군구별 제조업 부가가치를 현황 데이터와 중첩하여 공업용수 가치 데이터를 제작하였다. 공업용수 필요량은 2022년 기준 환경부 수도정비기본계획수립지침 상의 공업용수 수요 예측조사 원단위를 기반으로 산출하였다. 최종적으로 노출성은 생활용수와 농업용수, 공업용수의 물 필요량과 밀도, 용수별 가치 점수를 합산하여 나타낸다.
취약성(vulnerability)은 국외 연구 동향에 따라 분석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세 부문으로 나누어 데이터를 수집 및 가공하였다. 각 경제, 시설, 제도 부문의 인자는 대부분 시도 혹은 시군구 단위로 사업이 진행되는 데이터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인구수 등을 기준으로 세부 지역별 비율을 반영할 수 있는 지표는 상세한 정보 값을 부여하였고, 제도와 같이 넓은 행정구역 공간 범위를 기준으로 하는 값은 지역에 일괄적으로 정보를 입력하였다.
4. 연구 적용 및 결과
4.1 위해성, 취약성, 노출성 분석 결과
본 연구에서는 자연적 구분법에따라 매우낮음-낮음-보통-심각-매우심각 5단계로 가뭄 위험정도를 분류하였다. 그 중 위해성 0.042점 이상의 심각한 가뭄 위험 단계에 해당하는 지역을 권역별로 살펴본 결과, 전남동부권역 내에 속하는 순천, 고흥, 광양, 구례 등에서 높게 나타났다(Fig. 5(a)). 또한, 전남서부권인 진도는 모든 법정동이 심각한 가뭄단계를 보였다. 그러나 가장 높은 위해성 점수인 0.202점이 산정된 매우심각한 가뭄 영역의 지역은 전라남도 담양군 용면과 영광군 내에 위치한 5개 법정동인 보길면, 군서면, 묘량면, 대마면, 영광읍으로, 매우심각 단계의 가뭄이 발생하는 지역은 주로 광주근교권 일대에 분포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가뭄 발생확률이 높고 극한 가뭄의 발생빈도가 잦을수록 위해성 점수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해당 결과를 통해 지역별로 지형과 기후의 영향이 다르게 나타나, 같은 시군구 내에 위치하더라도 가뭄 발생 정도가 상이함을 알 수 있다.
취약성은 타 요인들과 다르게, 점수가 높을수록 대응능력이 높음을 의미한다. 취약성을 구성하는 인자는 대부분 시도 및 시군구 단위로 구축되어 있으나, 법정동별 특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지역별로 상이한 물경로 등의 정보를 반영하였다. 취약성 평가 결과(Fig. 5(b)), 여수시와 순천시, 구례군가 대응능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수시는 GRDP와 재정자립도의 경제 부문에서 대응능력이 매우 높았으며, 순천시는 타 지역에 비해 교육정도(최종학력)가 높고 지하수 기반의 보조수원 활용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구례군는 주수원과 보조수원이 모두 풍부하고 인구 대비 공무원의 수, 소방장비의 수가 많아 제도 부문의 대응능력이 높았다. 반면, 광주광역시 동구와 목포시, 함평군, 영광군에서는 대응능력이 낮았다. 광주광역시 동구의 경우 보조수원 활용 가능성과 교육정도가 매우 낮고, 주수원의 저수용량, 공무원의 수도 낮은 편에 속하였다. 목포시 또한 보조수원 활용 가능성과 공무원 수의 대응능력이 매우 취약하였다. 함평군은 공무원 수는 많았으나, 이 외의 경제·시설·제도에서 취약함이 나타났고 영광군은 소방장비 수와 재해보험가입률, 공무원 수를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의 대응능력이 낮은 것으로 도출되었다. 같은 시군구 행정구역을 갖는 지역 내 위치한 지역임에도, 법정동별로 다른 주수원 및 보조수원을 활용하여 취약 정도에 차이를 보였다.
노출성을 산정하기 전에 생활용수, 공업용수, 농업용수에 관한 각각의 노출성을 우선 산정하였다(Figs. 6(a)~6(c)). 생활용수의 경우, 지역별 인구수에 따라 사용량과 가치가 비례하였기에 인구밀도가 높은 광주에서 노출 정도가 크게 나타났으며 전라남도에서는 목포시, 여수시, 순천시, 광양군 일부 지역이 높은 값이 나타났다. 반대로 영암군, 무안군, 장성군, 담양군, 화순군 등은 생활용수 관련 노출 정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용수는 작물별 재배 면적당 필요한 농업용수의 양과 생산가치를 기반으로 산정한 농업용수의 가치, 농업 밀도를 통해 평가된다. 그 결과, 전라남도 나주시 산포면과 광주광역시 남구, 전라남도 무안군 현경면, 담양군 봉산면 순으로 농업용수 노출성이 높았다. 단순 농업용수 필요량과 농업밀도를 기준으로 비교 시 전라남도의 무안군과 담양군의 지역에서의 노출성 값이 높았으나, 생산가치를 포함하여 고려할 시 전라남도 나주시와 광주광역시 남구의 농업용수 노출 정도가 매우 높아졌다. 공업용수 노출성 또한 농업용수와 유사하게 공업 업종별 면적당 필요한 공업용수의 양과 부가가치 기반의 공업용수 가치, 공업 밀도로 산정된다. 전라남도 여수시의 적량동, 광양시 금호동, 여수시 화치동, 월하동, 중흥동 등에서 높게 나타났다. 공업용수의 결과값도 공업용수 필요량과 밀도로만 비교했을때와 공업용수 가치를 반영했을때와 차이를 보였다. 앞선 두 농업·공업용수 부문은 생활용수와는 다르게, 산업별 현황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정도에 따라 노출성 점수가 결정되었다. 예를 들어, 지역별 토양의 현황 등에 따라 작물 성장에 필요한 물필요량과 창출되는 가치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모든 지역의 농업 부문에서는 고추와 배추가 면적대비 물필요량은 적고 생산가치는 높은 편에 속했다. 반면 고구마 작물의 경우 앞선 작물에 비하여 물필요량과 재배면적이 3~6배 정도 많아 각 지역별 농업물필요량의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생산되는 가치는 절반에 못미쳤다. 공업 부문에서도 1차 금속, 코크스·연탄 및 석유정제품, 인쇄업 등이 물필요량 대비 부가가치가 높았으며, 화학 물질·화학제품, 의료·정밀·광학 기기 및 시계 등 제조업에서는 상대적으로 물필요량이 많고 부가가치는 적었다. 이처럼 세부적인 지역과 인구·작물·업종에 따라 노출성은 다르게 산정되었으며, 이는 물부족 상황에서 피해를 받아들이는 정도가 지역별로 다르게 반영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Figs. 6(a)~6(c)). Z-Score로 표준화된 생활용수, 농업용수, 공업용수의 노출성의 합을 DEI로 표현하였으며, Fig. 6(d)와 같다. 전체 노출성 점수가 높은 지역은 전남 여수에서의 적량동·화치동·월하동·신월동, 목포시 해안동4가·연산동, 광주 남구, 그리고 전라남도 광양시 금호동으로 나타났다.
본 논문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제안하는 부분인 노출성에 사회경제적 특성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Fig. 7로 설명할 수 있다. 환경부의 가뭄취약지도 작성시 용수 수요량을 주요 인자로 구성하고 평가하였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의 농업 및 공업용수 부문 노출성은 동일한 면적을 가지더라도, 각 업종의 종류에 따라 창출되는 가치와 물의 필요량이 다르게 나타남을 알 수 있다. 즉, 단순히 농경지 면적과 공업시설의 면적이 넓은 것이, 물 필요량이 많은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기존 취약성 평가에서의 노출성 결과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며, 물 부족 상황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충격이 지역마다 다르게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4.2 가중치 산정 결과
엔트로피 방법을 통해 산정한 가중치의 경우, 자료의 속성정보의 특성만을 고려하여 산출된다. 즉, 각 데이터가 분포되어 있는 형태에 따라 가중치가 결정된다. 항목별 엔트로피 가중치 산정 결과는 Table 2와 같으며, DVI (0.478), DEI (0.474), DHI (0.048) 순으로 가뭄 위험에 주요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인자별로 살펴보면 그 중에서도 농업용수 노출성인 농업용수 물필요량 0.099, 취약성 경제부문의 GRDP 0.094, 시설부문의 지하수 보조수원 0.093이 큰 가중치 값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재정자립도 등의 경제적 특성이 0.069과 노출성의 농업용수 필요량 대비 생산가치 0.068, 공업용수 물필요량 0.066로 비교적 높은 엔트로피 가중치가 산출되었다.
Table 2.
Weighting results for each indicator by using entropy method
* Table 2 Weights are expressed up to 3 decimal places
엔트로피로 산정된 가중치를 분석하면, 농업용수와 관련한 노출도가 0.22로 가장 높았으며, 경제・시설・제도 등의 적응대책과 관련된 지표가 높은 가중치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 반면에, 가뭄 발생과 관련된 위해성(DHI)의 가중치는 적은 것을 볼 수 있다. 위해성의 경우 SPEI라는 지역별 상대적인 차이를 보는 가뭄지수이기 때문에 전체 지역에서 DHI 값이 유사하게 산정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모든 지표를 동일한 가중치를 적용하여 산정하는 경우와 비교하면 농업용수와 공업용수의 노출도가 높을수록 사회경제적, 시설물 능력, 제도 수립 현황 등이 부족한 지역일 수록 물부족 위험도가 더욱 크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하였다. 광주·전남 지역적 특성을 고려했을 때 적절한 가중치가 도출된 것으로 판단된다.
4.3 물부족 위험도 평가
위험도는 물부족 상황에서의 지역별 위험 정도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표이다. Fig. 8(a)는 위험도를 구성하는 각 항목의 점수를 토대로 지역별로 비교한 결과로, 취약성의 경우 다른 지표와 반대로 해석되기 때문에 (1-취약성)과 같은 역수로 나타내어 시각화하였다. 분석 결과, 전라남도 영광군 영광읍·군서면이 종합점수 0.47점으로 물 부족 상황에 가장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Fig. 8(b)). 해당 지역은 농업과 공업 분야에서 발생하게 될 경제적 피해는 보통정도이나, 가뭄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고 가뭄 발생에 대한 경제·시설 모든 부문의 대응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영광군의 잦은 가뭄 발생에 대응할 수 있는 수자원 인프라 확충 및 관리방안을 수립하고, 재정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라남도 목포시 연산동(0.41점)과 해안동4가(0.37점)는 가뭄 발생 가능성은 낮으나, 연산동의 경우 농업용수 물필요량이 많으나 이에 비해 주수원 저수용량이 충분하지 못하고, 고부가가치의 공업밀도가 높아 종합 위험점수가 높게 산출되었다. 반면 같은 행정구역의 지역임에도 해안동4가는 인구밀도가 매우 높아 생활용수 관련 위험 발생이 예상되었다. 또한 연산동과 달리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 분포하지는 않았지만, 면적 대비 공업용수 물 필요량이 전체 대상지 내에서 가장 높고 공업밀도 또한 높아 공업용수의 위험도 높게 나타났다. 해안동4가에서는 같은 가뭄 발생 대비 경제적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업용수 자체에 대한 공급부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효율적인 용수활용 계획을 검토해야한다. 전라남도 여수시 적량동(0.36점)과 보성군의 회천면(0.36점)이 뒤를 이어 높은 위험점수를 보였다. 여수시 적량동에는 고부가가치 산업이 위치하고있어, 해당 부문에 대한 노출성이 매우 크게 작용했다. 여수시의 경우, 대상지인 광주·전남 내에서 물 부족 대응능력이 가장 높은 지역이었지만, 가뭄 피해에 노출된 요소 또한 많기에 경제적으로 큰 충격이 예상되는 지역이었다. 따라서 해수담수화·하수 재이용과 같이 물 부족 상황 발생 시에도 지속적으로 용수공급이 가능한 방식으로의 전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보성군 회천면은 높은 농업부문의 노출성이 산출되었고, 지역의 물 부족 대응능력이 타 지역에 비해 낮은 것에 대한 영향을 받았다. 해당 지역에서는 물 부족 상황 발생 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농업용 저수지의 관리 방안을 개선하거나 비상수원으로 지하수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라남도 고흥군 금산면(0.34점)은 다른 지역 특성과는 다르게 가뭄 발생가능성 혹은 산업 활동으로 인한 노출은 보통단계에 있으나, 취약계층 비율이 매우 높고 최종학력 정도가 낮아 최종 위험도가 높게 나타났다. 이는 가뭄 관련 교육 등을 통한 사회제도 개선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지역도 있음을 시사한다. 지속가능한 물 관리와 교육 프로그램 구축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인식을 높이는 등 대응력을 향상을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4.4 사회·경제적요인 반영 결과 비교
본 연구에서는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인을 고려하여 보다 종합적인 물 부족 위험도를 평가하였다. 가뭄 및 물 부족 위험지도의 제작 목적은 가뭄의 위험도에 대한 정보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이를 기반으로 한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돕는데 의미가 있다. 물 부족 위험은 가뭄의 발생확률과 용수별 시설현황 중심의 대응능력 뿐만 아니라, 지역마다 피해를 받을 수 있는 노출 요인이 얼마나 존재하는지, 그리고 그 충격이 얼마나 다른지를 함께 판단해야 맞춤형 대응방안 마련이 가능하다. 사회경제적 특성을 반영한 물부족 위험도 평가 결과는 기존의 기상학적, 수문학적 요인만을 고려한 위험 결과와 다르게 나타났다(Fig. 9(a)). 가뭄의 위해성과 대응능력 중심의 위험을 평가한다는 점이 유사하여 기존의 기상·수문학 위주의 위험과 비슷한 패턴을 보였으나, 세부적인 지역별 차이가 존재했다. 전반적으로 점수의 변화가 있었다. 기존 5개의 매우낮음-낮음-보통-심각-매우심각 단계별 분류에서 차이를 보인 지역은 총 213개로 가뭄위험 단계가 증가한 법정동은 122개, 반대로 감소한 법정동은 91개에 해당하였다(Fig. 9(b)). 위험도가 증가한 지역은 전라남도 여수시 여서동, 목포시 용당동·산정동 외 53개, 나주시 산포면, 강진군 강진읍·군동면 외 2개, 고흥군 고흥읍·도양읍 외 15개, 곡성군 입면·오산면, 구례군 구례읍·간전면 외 1개, 보성군 보성읍·벌교읍 외 6개, 완도군 완도읍·노화읍 외 7개, 장흥군 장흥읍·관산읍 외 7개, 진도군 진도읍·군내면 외 3개, 함평군 대동면·나산면 외 2개, 해남군 해남읍·삼산면 외 4개로 분석되었다. 반대로 위험도가 감소한 지역도 존재하였는데, 광주광역시의 동구·서구·광산구, 전라남도 여수시 교동·학동 외 22개, 나주시 안찬동·관정동 외 2개, 광양시 중동·광양읍 외 11개, 순천시 매곡동·삼거동 외 24개, 담양군 수북면·대전면, 무안군 무안읍·청계면 외 6개, 신안군 암태면, 영암군 영암읍·미암면 외 6개와 화순군 춘양면·백아면으로 나타났다.
한국수자원공사의 가뭄피해 정보와 행정안전부의 국가가뭄통계집, 상승가뭄재해지역 정보를 활용하여 가뭄이 주로 발생했던 지역을 분석한 결과, 완도군 보길면과 노화읍, 신안군 팔금면 등 섬 지역과 함께 영광군 염산면, 보성군 문덕면 및 율어면, 화순군 사평면 등 내륙지역에서도 큰 피해가 발생했던 사례가 있었다. 본 연구에서 도출된 취약지역과 분석해보면, 영광군, 보성군, 고흥군, 완도군 등이 취약한 지역으로 도출되어 비슷한 결과가 도출되었다. 신안군의 경우 가뭄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많은 가뭄 대책들을 시행하고 있어 대응능력이 높은 측면과 노출성이 낮아서 위험도는 낮게 산정되었다.
5. 결 론
물 부족 피해는 다른 재해와는 다르게 특정 지역의 사회·경제 부문의 파급효과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특징을 지닌다.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의 발생빈도와 규모가 점차 심화되면서, 물 부족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지역별 맞춤형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다. 지역에 주로 활용되는 용수의 종류와 목적, 사용량, 생산가치 등이 다르기 때문에 물 부족 피해 요인과 규모가 상이할 수 있으며, 대응능력(제도, 시설 등)도 지역에 따라 다르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 혹은 유역의 특성을 면밀히 반영할 수 있는 위험도 평가기법이 필요하며, 적용을 통해 따른 지역별 물 부족 위험 정보를 제공하고 지역별 맞춤형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자연재해의 취약성 및 위험도를 분석하기 위하여,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인을 고려할 수 있는 IPCC AR5 및 AR6 보고서의 위험도(risk)평가 체계가 널리 활용되고 있다. 국내외 연구 동향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물 부족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충격을 판단하기 위해 고해상도의 지역별로 상이한 산업 특성과 대응능력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위험도 평가 기법이 개발하였고,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지역에 적용하여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를 요약하면, 전남동부권역과 광주근교권에 위치한 지역에서 위해성(DHI) 점수가 높게 나왔다. 생활용수의 노출성은 인구밀도가 높은 광주광역시의 모든 시군구와 전라남도 목포시에서 큰 위험도가 나타났으며 농업용수의 노출성은 면적대비 물필요량과 생산가치가 높은 작물을 주로 재배하는 광주광역시 남구와 전라남도 나주시, 무안군, 보성군, 해남군, 영광군 일대에서 높게 산정되었다. 공업용수의 (DEI) 역시 면적대비 물필요량과 부가가치가 높은 업종이 위치한 전라남도 여수시, 광양시, 순천시 일대가 높게 도출되었다. 취약성(DVI)은 전라남도 여수시와 순천시에서 낮고,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영광군, 담양군, 보성군, 고흥군에서 낮게 분석되었다. 엔트로피 가중치를 적용한 최종 물 부족 위험도 평가의 점수는 -0.54~0.75의 범위를 가졌으며, 전라남도 영광군 영광읍·군서면에서 0.47점 대마면 0.42점 묘량면·불갑면 0.39점, 전라남도 목포시 연산동 0.41점 해안동4가 0.37점, 여수시 적량동 0.36점, 보성군 회천면이 0.36점과 고흥군 금산면 0.34점으로 높은 위험도를 보였다. 위험도 평가 결과를 기존 수문학적·기상학적 중심의 위험도 평가결과와 비교한 결과 많은 지자체에서 증감변화의 차이를 보였다. 본 연구의 결과는, 각 지역별 상이한 물 부족 위험도 원인을 세부적으로 파악하여 사회경제적 요인 고려의 필요성을 강조하였으며, 이에 대한 지역의 사례분석을 통해 지역맞춤형 대안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지역의 가뭄의 위험 정도를 평가하였으며, 주요 위험지역에 대해서 지역 특성에 따른 실효성 높은 가뭄 대책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각 지자체 특성에 적합한 가뭄 대책을 도출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제안한 가뭄 위험도 평가 방법을 우리나라 전역에 확장하여 제시할 수 있으며, 기후변화를 고려하여 미래 가뭄의 위험도 전망에 대한 추가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