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2. 자료 및 방법
2.1 자료 및 전처리
2.2 스피어만 상관계수 분석
2.3 Copula 기반 의존 구조 분석
3. 결 과
3.1 선행 SPI에 따른 Tmax의 상관 및 분포 특성
3.2 Copula 기반 의존성 분석 결과
3.3 Copula 기반 조건부 위험도 분석 결과
4. 토 론
4.1 선행 가뭄 조건과 극한 고온의 위험
4.2 기존 연구와의 비교
4.3 연구 한계 및 향후 연구 방향
5. 결 론
1. 서 론
최근 기후 온난화의 가속화로 인해 가뭄과 극한 고온이 동시에 또는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복합 극한 사건(compound extreme events)이 전 지구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다수의 관측 및 재분석 자료 기반 연구들은 복합 가뭄-고온 사건의 빈도, 지속 기간, 강도가 지난 수십 년간 뚜렷하게 강화되었음을 보고하고 있으며, 특히 북반구 중·고위도 지역에서 그 증가 폭이 두드러진다(AghaKouchak et al., 2014; Alizadeh et al., 2020; Yu and Zhai, 2020; Mukherjee and Mishra, 2021). 이러한 복합 사건은 단일 가뭄이나 단일 고온 현상에 비해 인간 사회, 농업 생산, 생태계 기능에 훨씬 더 심각한 영향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Zscheischler and Fischer, 2020; Hamed et al., 2021).
복합 가뭄-고온 극한의 발생은 단순한 기온 상승만으로 설명되기 어렵고, 대규모 대기 순환 이상과 지면-대기 상호작용(land-atmosphere interaction)이 결합한 결과로 이해되고 있다(Turco et al., 2017; Röthlisberger and Papritz, 2023). 특히 선행된 토양수분 결핍은 증발산을 억제하여 잠열 플럭스를 감소시키고, 그에 따른 현열 플럭스 증가를 통해 지표 및 근접 대기의 가열을 강화한다(Liu et al., 2014; Röthlisberger and Papritz, 2023). 이러한 에너지 분배 변화는 고온 극값 형성의 핵심적인 물리 기작으로 작용하며, 건조 지역에서는 지열 가열(diabatic heating)이 고온 발생을 주도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된다.
최근 Tian et al. (2024)는 중앙유럽을 대상으로 한 분석을 통해, 1979-2020년 동안 복합 가뭄-고온 사건 시 건조한 토양이 기온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 대비 약 67% 증폭되었음을 정량적으로 제시하였다. 이는 온난화가 진행됨에 따라 토양수분-대기 간 인과적 연결 고리가 강화되고 있으며, 그 결과 복합 극한 사건이 비선형적으로 심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경향은 동아시아에서도 유사하게 관측되며, Hao et al. (2017)은 중국 동부 지역에서 선행 건조 조건이 주어질 경우 여름철 최고기온이 습윤 조건 대비 약 1-3°C 더 높게 형성됨을 보고하였다. Xu et al. (2023) 또한 동중국 지역에서 선행 가뭄이 여름철 고온 극값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고, 반대로 습윤 조건은 고온 발생 가능성을 완화하는 비대칭적 의존 구조를 확인하였다.
가뭄과 고온의 결합은 물리적 기작을 넘어 생태계 및 사회적 취약성을 증폭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Dong et al. (2023)은 가뭄으로 인한 식생 건강성 악화가 냉각 효과를 약화해 국지적 기온을 추가로 상승시키는 양(+)의 피드백 루프를 형성함을 보였으며, 이는 고온 노출 위험의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복합 가뭄-고온 사건이 단기적인 기상 재해를 넘어 장기적인 생태·사회적 리스크로 확장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통계적 관점에서 볼 때, 가뭄과 고온은 서로 독립적인 사건이 아니라 강한 의존 구조(dependence structure)를 가지는 복합 극한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Hao et al., 2018; Sutanto et al., 2020). 기온만을 고려한 단변량 빈도 분석에 의한 재현기간 산정은 이러한 의존성을 반영하지 못해 실제 위험도를 과소 산정할 가능성이 크다(AghaKouchak et al., 2014; Hamed et al., 2021). 가뭄과 같은 수문 극한 현상은 복합 특성 간 종속성을 고려해야하므로 Copula 기반 이변량 기반 분석이 적합하다. Kwon et al. (2018)은 가뭄심도-부족강수량 이변량 결합분석이 기존 방법보다 가뭄의 실제 심각성을 효과적으로 반영함을 보였으며, Yu et al. (2016) 또한 Copula를 활용한 다변량 가뭄 빈도해석의 타당성을 제시하였다. 실제로 Copula 기반 결합분포를 적용한 연구들은 선행 건조 조건이 주어질 경우 고온 극값의 조건부 재현기간(conditional return period)이 단변량 분석 결과보다 현저히 짧아짐을 일관되게 보고하고 있다(Hao et al., 2017; Hao et al., 2018).
최근에는 가뭄-고온 관계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비정상성(nonstationarity)을 가진다는 점에 주목한 연구도 증가하고 있다(Xu et al., 2023; Ji et al., 2025). Ji et al. (2025)은 다수 지역에서 기후 체계가 ‘온난-습윤’에서 ‘온난-건조’ 패턴으로 전이되고 있음을 확인하였으며, 시간 가변 Copula 모형을 통해 가뭄과 고온 간 상호작용이 동적으로 강화되고 있음을 정량적으로 제시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Copula 기반 가뭄-고온 의존성 분석은 주로 중국, 유럽, 북미 등 특정 지역에 집중되어 왔으며, 한반도 지역을 대상으로 선행 가뭄 조건이 극한 고온 위험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정량적으로 평가한 연구는 매우 제한적이다.
이에 본 연구는 한국의 대표적인 5개 ASOS 관측 지점을 대상으로, 선행 가뭄지수와 여름철 일 최고기온 사이의 결합구조를 Copula 기반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1) 지점별 최적 SPI time-scale을 도출하고, (2) 선행 건조 및 습윤 조건에 따른 일 최고기온 극값 초과확률을 정량화하며, (3) Copula 기반 조건부 재현기간을 산정함으로써 가뭄-고온 복합 극한의 위험 증폭 메커니즘을 체계적으로 규명하는 것을 본 연구의 목적으로 한다. 본 연구의 결과는 한반도에서 복합 극한 사건의 조기 경보 및 기후 재해 위험 관리 전략 수립을 위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2. 자료 및 방법
2.1 자료 및 전처리
본 연구의 분석 대상 지역은 강릉, 서울, 대전, 광주, 부산으로, 주요 도시 기후 특성을 대표하는 5개 지점으로 선정하였다. 각 지점에 대하여 기상청 종관기상관측(ASOS) 1971-2025년 월 강수량과 일 최고기온 관측 자료를 수집하여 분석에 활용하였다. 가뭄지수로는 표준 강수 지수(Standardized precipitation index, SPI)를 사용하였으며, 폭염 지표로는 여름철(6, 7, 8월) 일 최고기온 연 최대 시계열인 Tmax를 사용하였다. SPI는 time-scale 1, 3, 6, 9개월에 대해 산출하여, 그중 지점별 Tmax와의 1개월 선행 상관성이 가장 강한 최적 time-scale을 선택하였다.
Tmax에 대한 가뭄의 선행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Tmax 시계열을 기준으로 설정하고, 특정 날짜의 Tmax와 그로부터 한 달 이전의 누적 SPI 값을 1:1로 매칭하여 Eq. (1)과 같이 결합 시계열을 구축하였다. 이러한 선행-후행 구조를 반영한 매칭 방식은 Hao et al. (2017)이 제안한 접근과 동일한 개념적 틀로, Tmax의 변동에 선행 가뭄이 미치는 확률적 영향을 정량화하기 위한 과정이다.
2.2 스피어만 상관계수 분석
각 지점에서 가뭄지수(SPI)와 일 최고기온(Tmax) 사이의 전반적인 단조 관계를 파악하고 Tmax와의 상관성이 가장 크게 나타나는 최적의 SPI time-scale을 선정하기 위해 스피어만 상관계수(Spearman’s rank correlation coefficient) 를 산정하였다. 스피어만 상관계수는 변수 사이에 비선형적 단조 관계까지 포착할 수 있어, SPI의 최적 time-scale을 찾아내고 전체적인 의존 구조를 파악하는 데 적합한 지표로 사용된다.
2.3 Copula 기반 의존 구조 분석
본 연구에서는 선행 가뭄 조건을 나타내는 SPI와 후행 고온 지표인 일 최고기온(Tmax) 사이의 결합구조를 모형화하기 위하여, 대표적인 Archimedean Copula 계열인 Clayton Copula, Gumbel Copula, Frank Copula를 적용하고 비교하였다. Copula 기반 분석은 한계분포와 의존 구조를 분리하여 모형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후·수문 변수에서 흔히 나타나는 비대칭적 의존 특성을 유연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Clayton Copula는 하위 꼬리(lower-tail) 의존성이 강한 결합 구조를 모형화하는 데 적합한 Copula로, 두 변수가 동시에 낮은 값 영역에서 강한 의존성을 보이는 경우를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Gumbel Copula는 상위 꼬리(upper-tail) 의존성이 강한 결합 구조를 모형화하는 데 적합한 Copula로, 두 변수가 동시에 높은 값 영역에서 강한 의존성을 보이는 경우를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Frank Copula는 꼬리 의존성이 존재하지 않는 대칭적인 의존 구조를 가지며, 전 구간에서 비교적 균일한 의존성을 표현한다.
2.3.1 IFM (Inference Functions for Margins) 방법
본 연구에서는 Copula 모형의 모수 추정을 위하여 IFM 방법을 적용하였다. IFM 방법은 한계분포의 모수를 먼저 추정한 후, 해당 분포를 기반으로 Copula 의존 모수를 독립적으로 추정하는 2단계 절차로 구성된다. 이 방법은 한계분포와 Copula 의존 구조를 분리하여 추정할 수 있어 계산 효율성이 높고, Copula 기반 결합 분석에서 널리 활용되는 접근법이다(Joe, 2005; Genest and Favre, 2007; Ko and Hjort, 2019; Baillien et al., 2025).
가뭄지수인 SPI는 이론적으로 표준정규분포를 따르므로, 별도의 분포 적합 과정 없이 표준정규분포 기반 누적 확률분포함수(Cumulative Distribution Function, CDF)로 정의하였다. 반면, 일 최고기온(Tmax)은 지점별 기후 특성이 상이하므로, 대수정규분포, Gamma 분포, Weibull 분포, Gumbel 분포, GEV 분포(Generalized Extreme Value distribution) 중에서 최대 우도 추정(Maximum Likelihood Estimation, MLE)을 통해 최적의 한계분포를 선정하였다. 선정된 한계분포를 이용하여 Tmax 자료를 누적 확률분포함수로 변환하였다.
Eqs. (6a) and (6b)를 통해 변환된 SPI와 Tmax는 모두 동일한 [0,1] 구간의 확률 공간으로 사상되며, Copula 함수를 이용하여 두 변수의 결합구조 및 의존성을 분석하였다.
2.3.2 AIC/BIC 기반 적합도 평가
지점별 1개월 선행 SPI와 Tmax 사이의 결합구조를 가장 적절하게 설명하는 Copula를 선정하기 위하여, Akaike Information Criterion (AIC)과 Bayesian Information Criterion (BIC)를 이용한 적합도 평가를 수행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Clayton Copula, Gumbel Copula, Frank Copula를 각각 IFM 방법으로 적합한 후, 동일 지점에 대해 계산된 AIC 및 BIC 값을 비교하였다.
AIC와 BIC는 모두 로그 우도(log-likelihood)를 기반으로 하되, 모형의 복잡도를 함께 고려하는 정보 기준으로서, 그 값이 작을수록 자료를 더 효율적으로 설명하는 모형으로 판단한다. 본연구에서는 두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각 지점에서 가장 작은 AIC 및 BIC 값을 나타내는 Copula를 최종 모형으로 선정하였다.
이때 는 모형의 추정 모수의 개수, 은 추정된 모수에서의 최대 우도, 은 표본 수이다.
2.3.3 조건부 확률 및 조건부 재현기간
본 연구에서는 Copula 기반 결합분포를 활용하여 선행 SPI가 특정 임곗값 이하 또는 이상일 때 일 최고기온(Tmax)이 극한 임곗값을 초과할 조건부 확률을 산정함으로써, 선행 가뭄 조건이 주어졌을 때 여름철 극한 고온이 발생할 확률을 정량적으로 평가하였다.
선행 조건은 SPI 값을 기준으로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다. SPI < -0.5는 건조(dry) 조건, SPI > 0.5는 습윤(wet) 조건으로 구분하였으며, SPI < -1.3과 SPI > 1.3은 각각 극심한 건조(extreme dry) 및 극심한 습윤(extreme wet) 조건으로 설정하였다.
극한 고온 사건은 Tmax의 한계분포로부터 도출된 0.8 분위 수(q80)를 초과하는 경우로 정의하였다. 이는 Tmax 한계 누적분포함수에서 누적 확률이 0.8에 해당하는 임곗값으로, 한계 초과확률이 0.2임을 의미한다. 즉, 단변량 관점에서 극한 고온은 평균적으로 5년 빈도로 발생하는 사건에 해당한다.
선행 건조 및 선행 습윤 조건이 주어졌을 때 Tmax가 극한 임곗값을 초과할 확률을 Copula 기반으로 계산하는 과정은 Eqs. (8a) and (8b)로 표현된다.
더 나아가, 극한 고온 발생 위험을 빈도 개념으로 해석하기 위하여, Tmax의 단변량 재현기간과 선행 조건이 주어졌을 때의 Copula 기반 조건부 재현기간을 각각 산정하였다. 단변량 재현기간은 Tmax 한계분포의 초과확률에 기반하여 계산되며, 조건부 재현기간은 Copula로부터 산정된 조건부 초과확률의 역수인 Eqs. (9a) and (9b)로 정의된다.
이때 은 단변량 재현기간, 은 Copula 기반 조건부 재현기간이다. 이를 통해 선행 가뭄 조건이 극한 고온의 발생 빈도를 얼마나 단축하게 하는지를 정량적으로 평가하였다.
본 연구의 분석 절차는 Fig. 1에 제시된 바와 같이 자료 전처리, 상관분석, Copula 모형화 및 조건부 위험 정량화로 구성된다.
3. 결 과
3.1 선행 SPI에 따른 Tmax의 상관 및 분포 특성
3.1.1 스피어만 상관계수 분석 결과
Fig. 2는 1개월 선행 SPI와 여름철 Tmax 사이의 스피어만 상관계수를 공간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SPI1, SPI3, SPI6 그리고 SPI9를 모두 산정한 후, 각 지점에서 Tmax와의 상관계수 절댓값이 가장 크게 나타나는 time-scale을 선정하여 도시화하였다. 이는 고온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선행 강수의 누적 기간이 지역별로 상이할 수 있음을 고려하여 지점별로 통계적으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선행 수분 조건을 대표하도록 한 것이다.
모든 지점에서 상관계수는 음의 값을 보여, 선행 SPI가 낮을수록 이후 Tmax가 증가하는 방향의 단조 관계가 일관되게 확인되었다. 이는 선행 강수 부족이 여름철 고온 발생과 연계되는 기본적인 경향이 지역 전반에 걸쳐 존재함을 의미한다. 지점별 상관계수의 크기를 살펴보면, 강릉에서 상관계수가 -0.32로 가장 큰 절댓값을 보였으며, 광주(-0.23)와 대전(-0.21)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서울(-0.13)과 부산(-0.03)은 상대적으로 약한 상관을 보였으나, 두 지점 모두 음의 값을 유지하여 관계의 방향성은 동일하였다. 이러한 차이는 지역별 기후 및 지표 특성에 따라 선행 강수와 고온 사이의 연계 강도가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강릉과 서울은 SPI9에서, 대전·광주·부산은 SPI3에서 가장 큰 상관계수를 보여, 지역별로 고온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선행 강수의 time-scale이 상이함을 확인하였다.
3.1.2 SPI 조건에 따른 Tmax 분포 특성
Fig. 3은 앞선 스피어만 상관계수 분석을 통해 선정된 SPI time-scale을 적용하여, 지점별 1개월 선행 SPI 조건에 따른 여름철 Tmax의 분포를 boxplot으로 나타낸 것이다. SPI < 0은 건조 조건을 의미하며, 각 지점에서 선행 강수 상태에 따른 Tmax 분포 구조의 변화를 비교하였다.
지점별로 세부적인 차이는 존재하지만, 전반적으로 건조 조건에서 Tmax 분포의 하위 영역이 상향 이동하는 경향이 관찰된다. 일부 지점에서는 상위 사분위 수 또한 전체 자료(All)에 비해 높게 나타나, 건조 조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Tmax 사례가 증가하는 특징을 보인다. 강릉과 광주에서는 건조 조건에서 Tmax의 분포 상단이 뚜렷하게 확장되어, 1개월 선행 가뭄이 극한 고온 발생 가능성을 강화함을 시사한다. 반면 서울과 부산에서는 분포 변화의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으나, 건조 조건에서 Tmax가 증가하는 동일한 방향성이 유지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1개월 선행 SPI가 여름철 Tmax의 전반적인 분포뿐 아니라 극값 영역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주며, 이후 Copula 기반 조건부 확률 및 재현기간 분석을 수행하기 위한 기초적인 통계적 근거를 제공한다.
3.2 Copula 기반 의존성 분석 결과
Copula 기반 의존성 분석 결과, 지점별로 SPI-Tmax 결합구조에 차이가 나타났다. 강릉과 광주에서는 Frank Copula가 가장 우수한 적합도를 보였으며, 의존 모수 𝜃는 각각 1.2452와 0.8253으로 추정되었다. 반면 서울, 대전, 부산에서는 Clayton Copula가 선택되었고, 의존 모수는 각각 0.1767, 0.2762, 0.0962로 비교적 작은 값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지점별로 SPI와 Tmax 사이의 의존성 형태와 강도가 상이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Copula 선택 결과와 의존 강도의 차이는 선행 SPI 조건에 따른 Tmax 누적 확률분포의 변화 양상에도 반영된다. Fig. 4는 Copula 기반 분석을 통해 산정한 1개월 선행 SPI 조건별 Tmax의 조건부 누적 확률분포를 지점별로 비교한 결과를 나타낸 것이다. 여기서 건조 조건은 SPI < -1, 습윤 조건은 SPI > 1로 정의하였다. 모든 지점에서 선행 건조 조건 하의 Tmax 분포는 한계분포에 비해 고온 방향으로 이동하는 반면, 선행 습윤 조건에서는 분포가 저온 방향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특히 Frank Copula가 적용된 강릉과 광주에서는 선행 건조 및 습윤 조건에 따른 Tmax 분포 이동이 한계분포를 기준으로 비교적 대칭적으로 나타나, 전 범위에서의 균형적인 의존 구조를 반영한다. 반면, Clayton Copula가 적용된 서울, 대전, 부산에서는 하위 꼬리 의존성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작용하여, 선행 습윤 조건에서의 분포 이동이 건조 조건에서의 분포 이동보다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는 특징을 보였다. 이를 통해 Copula 유형에 따라 선행 SPI 조건이 Tmax 분포에 미치는 영향의 양상이 달라짐을 알 수 있다.
3.3 Copula 기반 조건부 위험도 분석 결과
Tables 1 and 2는 Copula 결합분포를 이용하여 산정한 선행 SPI 조건별 Tmax 임계 초과확률을 지점별로 제시한 것이다. 먼저 건조 조건(SPI < -0.5)에서 Tmax가 임곗값을 초과할 확률은 모든 지점에서 한계분포 기반 초과확률(0.2)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강릉과 광주에서 증가 폭(ΔP)이 크게 나타났다. 이중 강릉은 ΔP가 가장 크게 나타나 타 지역 대비 선행 건조에 따른 위험 증폭 효과가 가장 뚜렷하게 평가되었다. 이는 최근 고온 피해가 보고된 동해안 지역에서 선행 건조 조건이 극한 고온 발생 위험을 구조적으로 강화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극심한 건조 조건(SPI < -1.3)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강화되어, 모든 지점에서 조건부 초과확률과 ΔP가 추가적으로 증가하는 특징을 보였다. 이는 선행 가뭄의 강도가 커질수록 극한 고온 발생 가능성이 증폭됨을 의미한다.
Table 1.
Conditional probabilities of Tmax under dry SPI conditions
Table 2.
Conditional probabilities of Tmax under wet SPI conditions
반면 습윤 조건(SPI > 0.5)에서는 모든 지점에서 Tmax 초과확률이 한계분포 대비 감소하였으며, 극심한 습윤 조건(SPI > 1.3)에서는 감소 폭이 더욱 크게 나타나 고온 발생 가능성이 가장 낮게 평가되었다. 습윤 조건에서는 지점 간 ΔP 차이가 건조 조건에서 나타난 차이보다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나, 지역 유형과 관계없이 유사한 완화 효과가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선행 건조 조건에서의 위험 증폭 효과가 습윤 조건에서의 위험 완화 효과보다 지역적으로 더 크게 차별화됨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이러한 결과는 선행 조건에 따라 Tmax 극값 발생 확률이 뚜렷하게 달라지는 비대칭적 반응 구조가 존재함을 시사한다.
Fig. 5는 Copula 결합분포를 이용하여 산정한 선행 SPI 조건에 따른 Tmax 조건부 재현기간을 지점별로 나타낸 것이다. 각 곡선은 5년, 10년, 20년, 50년 빈도에 해당하는 Tmax 값의 변화를 보여주며, 선행 SPI 변화에 따른 극한 고온의 빈도 특성을 시각적으로 제시한다. 모든 지점에서 공통적으로 SPI가 감소할수록(건조할수록) 동일한 재현기간에 대응하는 Tmax 값이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이는 Copula 기반 조건부 재현기간이 단변량 재현기간보다 짧아짐을 의미하며, 선행 가뭄 조건에서는 동일 수준의 극한 고온이 더 자주 발생하게 됨을 시사한다. 특히, 강릉, 광주, 대전에서는 SPI 감소에 따른 재현기간 곡선의 상승 폭이 크게 나타나, 가뭄이 극한 고온의 빈도와 강도를 동시에 강화하는 효과가 상대적으로 뚜렷하였다. 반면 서울과 부산에서는 재현기간 변화 폭이 비교적 완만하게 나타났으나, SPI가 감소할수록 재현기간이 단축되는 동일한 방향성은 유지되었다.
4. 토 론
4.1 선행 가뭄 조건과 극한 고온의 위험
본 연구의 결과는 1개월 선행 SPI가 여름철 Tmax 극값 발생에 미치는 영향이 지역적으로 상이하게 나타나며, 단순한 상관 수준을 넘어 구조적인 의존성을 가진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특히 강릉, 광주, 대전에서는 상대적으로 큰 음의 스피어만 상관계수와 함께 건조 조건 하에서 Tmax 조건부 초과확률의 뚜렷한 증가가 확인되었는데, 이는 해당 지역에서 선행 가뭄이 이후 고온 발생을 효과적으로 증폭시키는 역할을 함을 시사한다. 이러한 결과는 선행 가뭄이 토양수분 고갈과 증발냉각 약화를 통해 지표-대기 에너지 분배를 변화시키고, 그 결과 고온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는 물리적 해석과도 부합한다.
또한 조건부 재현기간 분석을 통해, 가뭄의 영향이 Tmax 분포의 상위 꼬리 영역에서 더욱 크게 나타난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이는 극한 고온일수록 선행 기상 조건에 대한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특성을 의미하며, 극값 영역에서는 평균적인 기온 변화보다 가뭄의 누적 효과가 더욱 중요하게 작용함을 보여준다. 이러한 특징은 극한 기후 위험 평가에서 선행 수문 기상 조건을 명시적으로 고려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4.2 기존 연구와의 비교
본 연구에서 확인된 선행 가뭄 조건에 따른 극한 고온 위험 증폭은 기존 복합 가뭄-고온 연구들과 전반적으로 일관된 결과를 보인다. Hao et al. (2017)은 중국 동부 지역을 대상으로 Copula 기반 분석을 수행하여, 선행 건조 조건 하에서 여름철 고온 극값의 조건부 초과확률이 유의하게 증가함을 제시하였으며, 이는 본 연구에서 모든 지점에서 SPI < -0.5 및 SPI < -1.3 조건 하에서 Tmax 초과확률이 한계분포 대비 증가한 결과와 부합한다. 특히 Hao et al. (2018)이 지적한 바와 같이, 단변량 분석은 극한 고온 위험을 과소평가할 수 있는데, 본 연구에서도 Copula 기반 조건부 초과확률과 한계분포 기반 초과확률 간의 차이(ΔP)가 지점별로 뚜렷하게 나타나 이러한 문제를 재확인하였다.
최근 한반도를 대상으로 한 연구들과의 비교에서도 본 연구 결과는 높은 정합성을 보인다. Kim et al. (2025)은 한반도 전반에서 건조 조건이 폭염 발생 빈도와 강도를 동시에 증가시킨다고 보고하였으며, 이는 본 연구에서 건조 조건 하에서 Tmax 분포가 고온 방향으로 이동하고, 조건부 재현기간이 일관되게 단축된 결과와 잘 부합한다. 또한 Sung and Jung (2025)은 토양수분과 대기 조건을 함께 고려한 분석을 통해, 선행 수문 조건이 이후 고온 극값 형성에 핵심적인 조절 인자로 작용함을 강조하였다. 본 연구에서 지점별로 서로 다른 Copula 유형이 선택되고, 가뭄 조건 하에서 Tmax 분포의 상위 꼬리에서 위험 증폭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 결과는 Sung and Jung (2025)이 제시한 토양수분-대기 상호작용 기반 해석을 지점 규모에서 실증적으로 뒷받침한다.
더 나아가 Tian et al. (2024)는 건조한 토양 상태가 고온 극값 형성에 미치는 영향이 최근 수십 년간 강화되고 있음을 제시하였으며, Malik et al. (2025) 역시 토양수분 기반 조건부 분석을 통해 가뭄이 고온 발생 빈도를 단축시킨다고 보고하였다. 본 연구에서 조건부 재현기간이 선행 가뭄 조건 하에서 일관되게 단축된 결과는 이러한 토양수분-에너지 교환 메커니즘이 한반도에서도 유사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4.3 연구 한계 및 향후 연구 방향
본 연구는 선행 가뭄과 극한 고온 사이의 의존성을 Copula 기반으로 정량화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지지만, 몇 가지 한계 또한 존재한다. 첫째, 가뭄지수로 SPI만을 사용하였으며, PDSI (Palmer Drought Severity Index), VPD (Vapor Pressure Deficit)와 같은 토양수분이나 증발 수요를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지표는 고려하지 못하였다. 둘째, SPI와 Tmax 사이의 관계를 1개월 선행 조건으로 고정하여 분석하였기 때문에, 가뭄의 누적 효과나 지연 효과(lagged response)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셋째, 분석 대상이 5개 관측 지점으로 제한되어 있어, 결과의 공간적 일반화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향후 연구에서는 PDSI, VPD 등을 포함한 다변량 Copula 분석을 통해 가뭄-고온-대기 조건 간의 복합적 상호작용을 보다 정교하게 규명할 필요가 있다. 또한 시간 가변 Copula (time-varying copula)를 적용하여, 기후 변화에 따라 가뭄-고온 의존성이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연구도 중요한 확장 방향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관측 자료뿐만 아니라, 재분석 자료 및 위성 기반 토양수분 자료를 활용한 공간 확장 연구를 통해, 한반도 전역의 극한 고온 위험을 보다 체계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특히 본 연구는 과거 고온 피해가 보고된 주요 도시 지점을 중심으로 분석이 수행되었으므로, 향후에는 비도시 지역을 포함한 비교 분석을 통해 지역 유형에 따른 의존 구조 차이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5. 결 론
본 연구는 선행 건조 및 습윤 조건을 반영한 SPI와 여름철 일 최고기온(Tmax) 사이의 관계를 Copula 기반으로 분석하여, 선행 조건이 극한 고온 위험을 어떻게 증폭 또는 완화하는지를 정량적으로 규명하였다. 스피어만 상관분석과 Tmax 분포 분석 결과, 모든 지점에서 선행 SPI가 낮을수록 Tmax가 증가하는 음의 단조 관계가 확인되었으며, 특히 건조 조건에서 Tmax 분포의 구조적 변화가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선행 가뭄이 단순히 극단적인 고온 사건만을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라, Tmax 분포 전반의 위험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Copula 기반 의존성 분석 결과, 지점별로 서로 다른 결합 구조가 나타났으며, 이는 가뭄-고온 관계가 지역별 기후 및 지표 특성에 따라 상이하게 작동함을 보여준다. 조건부 초과확률 및 조건부 재현기간 분석을 통해 건조 및 극심한 건조에서는 모든 지점에서 극한 고온의 발생 확률이 증가하고 재현기간이 단축되는 반면, 습윤 조건에서는 고온 위험이 완화되는 비대칭적 반응이 일관되게 확인되었다. 특히 재현기간이 길수록 선행 가뭄 조건의 영향이 더욱 크게 나타나, 극값 영역에서 가뭄의 증폭 효과가 강화됨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는 단변량 분석이나 단순 상관관계에 의존한 기존 접근을 넘어, Copula 결합분포를 이용하여 선행 가뭄 조건 하에서의 극한 고온 위험을 조건부 확률과 재현기간이라는 실질적인 위험 지표로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이러한 분석은 선행 수문 기상 조건을 고려한 폭염 위험 평가 및 조기경보 체계 구축에 유용한 정량적 근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본 연구는 가뭄지수로 SPI만을 사용하고, 지연 효과와 제한된 관측 지점만을 고려하였다는 한계를 가진다. 향후 연구에서는 PDSI, VPD 등을 포함한 다변량 Copula 분석과 시간 가변 의존 구조를 적용함으로써, 가뭄-고온 복합 극한의 물리적 메커니즘과 시공간적 확장성을 보다 정교하게 규명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