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최근 산업화, 현대화, 고령화 현상에 따라 재난 안전에 취약한 계층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는 장애인, 노인, 아동, 임산부 등으로 범주화되고 있는데, 그 수는 전체 인구의 17%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 재난안전 분야에서 적극적인 사회적 지원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Nemonto and Ariga, 2014). 재난안전에 취약한 사람이나 계층을 ‘안전약자’, 또는 ‘안전취약계층’이라 하며, 여기에는 육체적, 정신적 장애인(시각, 청각, 인지, 지체), 지리적 문화적 고립자, 의학적/화학적 의존자, 집이 없는 부랑자, 신체적 허약자와 어린아이 등이 포함된다(FEMA, 2010). 본 연구는 이 중 특히 장애인에 초점을 맞춘다.
최근 여러 보고와 연구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자연재해의 규모와 발생빈도가 커지고 그에 따라 사회경제적 손실이 커지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Lee, 2015b). 특히 장애인과 같은 취약계층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더 클 수 있다. 홍수, 강풍, 산사태 등과 같은 자연재해 발생 시 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것은 장애인은 비장애인보다 재난 상황에서 인지 및 대응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재난 대비 시설 및 정보 접근이 어렵고, 사회적 지원의 미흡 등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발동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장애인 취약성으로 인해 재해 대응 및 회복 과정에서 더 큰 어려움을 겪고, 피해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게 된다(Morales, 2025).
여기서 자연재해라 함은 태풍, 홍수, 가뭄, 지진, 산사태 등 자연 현상으로 인해 발생하여 인명 피해와 재산 손실은 물론 사회 기반 시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재해를 지칭한다. 자연재해대책법(2025. 1. 7 일부개정) 제2조에는 자연재해를 자연재난으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로 정의하고, 자연재난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2025. 1. 7 일부개정)의 제3조 1항 가목에 의거 화재, 붕괴 등 사회재난과 구분하여 태풍, 홍수, 호우, 강풍, 풍랑, 해일, 대설, 한파, 낙뢰, 가뭄, 폭염, 지진, 황사 등 자연현상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재해를 의미한다. 여기서 태풍, 홍수, 호우, 강풍, 풍랑, 해일 등은 물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재해이다. 정부의 자연재해 관련 각종 자료에 의하면 국내에서 자연재해의 70% 정도는 물 관련 재해, 즉 수재해이다. 한편, 이 법령에는 장애인을 ‘안전취약계층’으로 통칭하고, 제31조2항에 이러한 계층에 대한 안전환경 지원을 규정하고 있다.
한편 장애인이란 장애인복지법(2021, 12, 21 일부개정) 제2조에 신체적ㆍ정신적 장애로 오랫동안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는 사람을 지칭한다.그러나 이 법에는 재해, 재난 등에 특히 취약한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 관련 문구는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사업 중 하나로서 ‘장애인 재난안전 대응지침 개발’ 등 매우 한정적으로 나타난다. 그에 따라 관련 연구도 사실상 문헌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구체적으로, 국내연구자료를 집대성한 데이터베이스 중 연구자들에게 널리 쓰이는 RISS (RISS, n.d.)를 기준으로 검색하면 장애인과 수재해 관련 연구논문(KCI 등재 및 등재후보)은 모두 10편 수준으로서, 태풍관련 2, 홍수관련 4, 쓰나미(폭풍해일) 관련 1, 자연재해라는 포괄적 연구 2 편 정도이다. Yun et al. (2020)과 Kim et al. (2023b)은 각각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의 태풍 등 재난대응 관련 연구를 하였으며, Yoo and Kim (2014), Youn et al. (2016), Lee et al. (2016), Kim and Kim (2021)은 장애인들의 도시홍수 취약성 평가에 대해 연구하였다. 국내에서 장애인의 쓰나미(지진해일) 대비 대피지구 관련 연구(Lee, 2015a)도 있다. 한편, 태풍, 홍수, 쓰나미 등 개별 수재해를 포괄한 자연재해 관점에서 장애인 취약성 관련하여 Kim et al. (2023a)은 자연재해저감을 위한 국가적 대책에서 안전취약계층도 작성 관련연구를, Kim and Roh (2016)는 장애포괄적 재난관리체계 구축 연구를, Yoo et al. (2015)은 재난안전 약자들의 재난안전분야 자원봉사활동 활성화 방안 연구를 수행하였다. 장애유형 중 발달장애에 초점을 맞춘 재난취약성 관련 연구로 ‘장애인의 생활만족도와 재난안전 인식의 매개효과’(Kim, 2022)가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Lee (2024)는 외국의 관련 문헌 17개를 선정하여 본 연구의 방법론과 비슷한 주제범위 문헌고찰(scoping review)을 통해 기후변화가 장애인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개괄적으로 분석하였다. 이 밖에 재난관리 전체관점에서 장애인 취약성 및 대책 관련 연구는 몇 편 더 있지만 모두 인문사회과학 관점에서 본 것으로서 여기서는 생략한다.
한편, 자연적/인위적 재해/재난에 초점을 맞춘 국제활동으로 유엔 재난위험경감 기구(UN Disaster Risk Reduction, UNDRR)가 있다. 이 기구의 활동 중 하나가 유엔 장애인권리 협약(UN Convention on the Rights of Person with Disability, CRPD)의 제11조, ‘인도적 긴급상황 및 자연재해와 같은 위험 상황에서 장애인의 보호 및 안전’을 실천하는 것이다. UNDRR의 대표적인 재난관련 활동이 ‘Sendai Framework’ 이다. 이는 2015-2030년 기간 동안 각종재난으로부터 안전하고 탄력적인(resilient) 사회를 만들기 위한 15년 로드맵으로서, Sendai Framework 추구하는 목표는 생명/생계/건강 등의 손실 차원 및 개인/기업/사회/국가의 경제적/물리적/사회적/문화적/환경적 자산 차원에서 재난 위험 및 손실을 실질적으로 낮추는 것이다(UNDRR, n.d.). 여기에는 특히 장애인 관련하여 ‘지도원칙 19(d)’에 재난위험경감은 장애인에 특별한 관심을 두고 모든 사회 참여와 동반관계를 강조하고 있으며, 나아가 장애인을 단지 보호대상이 아닌 모든 위험 평가, 기획, 추진에 있어 실질적인 기여자 및 의사결정자가 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UNDRR에서 2023년에 행한 국제 설문결과(132개국 6,342명 대상)에 의하면 세계인구의 16%가 어느 형태든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그들의 84%는 재해(자연+인위)에 대한 준비가 안 되어 있으며, 실제 재해가 닥쳐도 17%는 대피하는데 어려움을, 6%는 독립적 대피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로 나타났다(UNDRR, 2023).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5년 센다이 프레임웤이라는 재난위험경감을 위한 국제적 노력이 공표된 이후 재난과 장애인 관련하여 특히 문제점 인지 및 정책 관련 차원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으나, 장애인 포함 재난위험경감의 실천 관련 차원에서는 큰 진전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European Disability Forum, 2021; UNDRR, 2015a).
본 연구는 국내에서 자연 재해/재난과 장애인 관련 연구활동이 매우 제한적인 점을 고려하여 국내가 아닌 전 세계를 대상으로 자연재해 중 수재해에 초점을 맞추어 재해와 장애인 취약성 관련 연구동향을 주제범위 문헌고찰 성격으로 파악한다. 이를 위해 수재해와 관련하여 모든 장애유형을 포함한 장애인의 취약성 및 정책적, 기술적 대안 연구에 대한 국제 동향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정책적 함의를 도출한다. 이를 위해 SCI에 등재된 Web of Science의 서지 자료를 활용하여 과학기술계 논문을 대상으로 서지 분석(bibliometric analysis)을 수행하고, 특히 자연재해와 장애가 교차하는 핵심용어 기반 문헌을 추출한 뒤, 지식생산 추이와 구조를 분석하였다.
2. 연구방법
본 연구에서는 논문의 서지 정보를 활용하여 지식생산의 양상을 서지분석을 통해 고찰하였다. 서지 분석은 특정 주제나 연구 분야와 관련된 문헌, 특히 논문의 서지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연구 동향, 지식 구조, 연구 영향력 등을 파악하는 방법으로서, 이는 연구의 흐름을 파악하고, 연구 간의 관계를 분석하며, 향후 연구 방향을 설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구체적으로, 논문의 서지 항목인 제목, 초록, 저자, 인용 정보를 기반으로 지식이 어떻게 생산되고 확산되는지를 분석할 수 있다(Woo et al., 2021). 서지 분석을 위해 본 연구에서는 Web of Science Core Collection (Clarivate, n.d.) 을 활용하였다. 여기에는 총 22,000개의 저널에 총 9천 5백만 개 논문이 수록되어 있다. 이 중 인문사회과학 저널을 제외하면 1994년부터 2024년까지 수록된 논문을 대상으로 논문의 제목, 초록, 저자의 핵심단어, Keywords Plus®(논문의 참고문헌 제목에는 나오지만 논문제목에는 없는 용어를 컴퓨터가 걸러낸 핵심용어)를 검색 대상으로 하였다.
다음 자연재해의 유형 중 수재해와 관련된 typhoon (태풍), cyclone (사이클론), hurricane (허리케인), flood (홍수), tsunami (쓰나미), drought (가뭄), landslide (산사태), mudslide (진흙 산사태), debris flow (토석류), mudflow (이류), rainfall (강우), precipitation (강수), storm surge (폭풍해일) 등과 같은 자연재해 유형은 ‘OR’로 연결하고, handicapped (장애의), disabled (장애의), disability (장애), physical impairment (신체장애), mental impairment (정신장애), cognitive impairment (인지장애), mobility impairment (이동장애), sensory impairment (감각장애), hearing loss (청각상실), vision loss (시각손실), autism (자폐), wheelchair user (휠체어 사용자), mobility device (이동장치), development disorder (발달장애)와 같은 장애인 유형 및 직접 관련된 용어를 ‘OR’로 연결하여, 아래와 같은 검색 쿼리를 구성하고 관련 논문을 탐색 및 서지정보를 추출하였다.
TS=((“typhoon*” OR “cyclone*” OR “hurricane*” OR “flood” OR “tsunami” OR “floods” OR “drought*” OR “landslide*” OR “mudslide*” OR “rainfall*” OR “debris flow*” OR “mudflow*” OR “precipitation*” OR “storm surge*”) AND (“handicapped” OR “disabled” OR “disabilit*” OR “physical impairment*” OR “mental impairment*” OR “cognitive impairment*” OR “mobility impairment*” OR “sensory impairment*” OR “hearing loss” OR “vision loss” OR “autism” OR “wheelchair user*” OR “mobility device*” OR “developmental disorder*”))
여기서 TS는 각 논문의 제목, 초록, 저자 핵심용어, Keywords Plus가 도출한 핵심용어로서, 이들이 위 수재해 유형과 장애유형의 교집합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그 논문을 선정하게 된다.
참고로, 자연재해센터(Natural Hazards Center, 2022)에 의하면 세계적으로 재해위험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저널은 모두 80개 이상이다. 이 중 자연재해에 초점을 맞춘 저널 중에서 ‘Natural Hazards’ 저널이 상대적으로 발행 역사가 오래되었고, 수록된 논문 수가 가장 많게 나타났다. 이 저널은 ‘국제 자연재해 예방 및 저감 학회(International Society for the Prevention and Mitigation of Natural Hazards)’가 주관하며 Springer-Nature가 발행하는 저널로서, 대기, 수문, 해양, 화산, 지진, 생물 등 모든 유형의 자연재해는 물론 재해예보, 위험관리, 재해징조 특성 등을 망라한다. 이 저널은 1988년 창간되어 2024년까지 총 9,000편 이상의 논문을 발간하였다. 그러나 이 저널만 가지고 위와 같은 방법으로 수재해와 장애취약성 관련 연구논문을 추출하면 그 수가 십 수개 수준으로 떨어져 통계처리의 모수로서 이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본 연구와 같이 과학기술 분야 모든 논문집을 대상으로 검토하였다. 그 결과 모두 242개의 논문이 추출되었다. 여기서 각 논문의 핵심용어를 포함하여 제목과 초록 등을 포함하여 검색한 이유는 핵심용어만을 대상으로 하면 검색된 논문수가 대폭 줄어들어 이 또한 통계적 분석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핵심용어 만을 대상으로 한 분석은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것과 비교를 위해 본 연구 마지막에 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추출된 242개의 논문 중에는 일부가 ‘precipitation +disabled’ 등과 같이 기후/기상 관련된 것으로서 수재해와 직접 관련되지 않은 것을 확인하였다. 이에 따라 도출된 개별논문을 검색하여 ‘precipitation+disabled’, ‘disability-adjusted’, ‘parametrization’ 등이 나오는 논문을 제외한 결과, ‘수재해+장애’와 직접 관련되어 총 184개의 논문이 도출되었다.
본 연구는 이렇게 선정된 논문을 대상으로 1) 저널 유형 및 저널별 게재 분포, 2) 연도별, 국가별, 대륙별 게재추이, 3) 자연재해 유형별 출현빈도 순위, 4) 장애 유형 및 관련 핵심용어 별 출현빈도 순위 등의 순서로 분석하였다.
3. 연구 결과 및 함의
먼저 Web of Science의 184개 논문을 저널 분야별로 나누면 다음 Table 1과 같다. 이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기후 및 대기과학 분야가 수재해 및 장애인 취약성 관련 논문이 가장 많아 전체 논문의 약 14.5%를 차지하고 그 다음 지구과학, 수자원, 환경과학 등의 순이다. 여기서 수자원 분야와 토목공학 분야를 합하면 17.9%를 차지하여 가장 높게 나타난다. 자연재해와 장애인 관련 논문은 보건 계통보다는 자연과학기술 계통의 저널에 훨씬 많이 게재되는 것을 알 수 있다.
Table 1.
Percentages of article number in each category of journal (top 10)
다음 개별 논문을 기준으로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저널 순위를 매기면 다음 Table 2와 같다. 그러나 여기에 명시된, 이른바 최다순위 10개에 수록된 관련 논문 모두를 합해도 72개로서 전체 논문 수개의 39% 수준이다. 이는 관련 논문이 어느 특정 저널에 집중적으로 게재되기보다 상대적으로 분산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Table 2.
Number of articles containing water-related natural disasters and vulnerability of disability (top 10)
다음 연도별 조사대상 논문 발행 수 변화를 분석하였다. Fig. 1은 1996년 첫 관련 논문이 발행된 후 2025년까지 변화추이를 보여준다. 이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10년 후 2017년에 뚜렷한 증가 추세를 보여주며, 특히 2021년 전후 증가세가 뚜렷하다. 2015년은 Sendai Framework이 선포되어 추진된 시점이며, 2021년은 전세계적인 COVID-19 팬데믹 시기이다. 후자 결과의 우연성이나 당위성은 본 연구수준에서 확인할 수 없으나, 전자의 경우 타 연구에서도 간접적으로 인과성이 제시되었다. 2025년은 11월 기준으로서, 2025년이 가장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Fig. 2는 연도별(2년 단위), 상위 5개 국가별 논문게재 편수의 변화를 보여준다. 전체 논문 수 184편 중에서 2편이 소속 국가나 지역이 명시되지 않아 이 분석에서 모수는 182가 되었다. 하나의 논문에 복수의 국가가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 국가별 게재 편수를 모두 합산하더라도 논문 총수와 일치하지 않는다. 이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해당 연구 분야의 논문은 미국, 일본, 영국, 호주, 중국 순으로 많이 생산되었다. 그러나 2018년대 들어와 위 다섯 나라를 제외한 기타 나라(others)에서 전체 논문 수의 50% 이상을 게재하기 시작한 것은 고무적으로 보인다.
Fig. 3은 지난 20년 동안 각국의 게재 논문 총수를 보여준다. 이 그림에서 보이듯이 미국이 전체의 43%를 차지하였다.
다음 대륙 별 논문 발표 변화 추이를 보면 Fig. 4과 같다. 이 그림과 같이 연도별 논문 수가 적어도 4개 이상 된 2011년 이후 추이를 보면 북미의 점진적 감소세와 아시아의 점진적 증가세가 뚜렷하다. 2020년대 이후는 아시아 지역의 논문 수가 북미지역의 논문 수를 초과하였다. 유럽은 2014년대 이후 일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2024-2025년 기준으로 아시아는 전체의 32%, 북미는 30%, 유럽은 25% 순이다.
여기서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관련 논문을 상당한 비율로 게재한 일본과 중국의 연구동향을 간단히 요약하면 각각 다음과 같다.
일본의 경우 1995년 한신-아와지 지진 이후 지진 자체로 인한 피해는 물론 침수 등 물관련 재해로 특히 장애인 취약성이 사회적으로 노출되어 이 분야 연구의 계기가 되었다. 2000년대 이후 일본에서 수행되어 국제 학술지에 발표된 연구들은 쓰나미 및 하천 범람과 같은 수자원 관련 재해 상황에서 장애인이 일반인에 비해 현저히 높은 취약성을 보인다는 점을 일관되게 제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2000년대 초 태풍 및 니가타-후쿠시마 홍수 등 대형 자연재해로 인하여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특히 장애인들의 피난이 주요 화두가 되어 저지대 취약계층의 피난 관련 연구가 진행되었다(Takagi et al., 2004). 특히 2011년 동일본대지진 및 쓰나미 사례 분석 결과에 따르면, 장애인 등록자 집단의 사망률은 일반 인구 대비 약 2배 수준으로 보고되었으며(Tanaka, 2013). 이러한 취약성은 이동 속도 제한뿐만 아니라, 대피소 접근성 미흡, 위생 및 프라이버시 문제, 구호물품의 적정성 부족 등으로 인해 심화되었고, 그 결과 중증 장애아동 보호 가정이 공공 대피소 이용을 회피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더 나아가, 쓰나미 경험은 기존 취약성을 노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노년층 생존자에게 새로운 기능적 장애를 유발하는 요인으로도 나타났다(Minagawa and Saito, 2021). 그후 연구동향은 장애물 없는 홍수피난통로, 하천이나 해안에서 피난처 접근성, 폭풍해일로 단전시 의료기구 동반 장애인들의 소개 등이 주요 주제가 되었다.
한편 2000년대 이후 중국에서 수행되어 국제 학술지에 발표된 연구들을 종합하면, 일본의 쓰나미 이후 분석 연구에 비해 수자원 관련 재해에서 장애인을 직접적으로 대상으로 한 연구는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난다. 대부분의 연구는 홍수 및 태풍에 대한 사회적 취약성 평가의 일환으로 고령층 또는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하며, 장애는 간접적으로 추정되는 경향이 있다(Zhang et al., 2018; Yu et al., 2020). Xu et al. (2025)은 중국 장애인의 재해 대비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음을 보고하였으며, 재해의 영향이 재활 지원 및 돌봄 인프라의 중단을 통해 기능 저하를 심화 시키는 경향이 있음을 시사하였다. 이 분야 중국 전문가들의 연구 중 특이할 만한 점은 연구대상을 파키스탄 등을 대상으로 공동연구가 상당 부분 진행된다는 점이다(Shah et al., 2018).
다음 Fig. 5는 본 연구에서 지정한 재해유형 14개의 출현빈도(논문 수)를 저자의 핵심용어, 컴퓨터에 의한 핵심용어, 제목, 요지를 대상으로 추출하여 그 결과를 막대그래프로 비교한 것이다. 동일한 의미의 용어가 복수형 등 다양하게 표기될 수 있음을 고려하여, 분석에 앞서 표제어 추출(lemmatization)을 수행하였다. 예를 들면 flood는 단수, 복수를 모두 합한 것이다. 이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예상대로 홍수, 허리케인, 쓰나미, 사이클론, 가뭄 등의 순으로 나타난다. 태풍(동남아/동북아)이 허리케인(미국)이나 사이클론(남아시아)보다 빈도가 작게 나타나는 것은 관련 지역에서 이 분야 연구의 제한성을 시사한다.
Fig. 5에서 진흙 사태, 토석류, 이류 등은 184개 논문에 사실상 한 번도 나타나지 않는다. 여기서 진흙 사태는 산사태에 포함되어 수행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토석류와 이류는 매우 유사한 재해 유형이다. 이 결과는 이러한 유형의 자연재해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거나 연구되지 않다기보다는 이러한 유형의 자연재해가 장애인 취약성과 연관되어 연구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러한 유형의 자연재해는 다른 유형보다는 훨씬 더 돌발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장애인은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같은 방법으로 본 연구에서 채택한 장애 관련 14개 용어의 출현빈도를 분석하였다. 이 중 handicapped, disabled, disability 등은 사실상 같은 의미로 쓰이기 때문에 총 12개 용어이다. 그 결과 예상대로 disability, disabled, handicapped 등이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며, 그 다음 인지장애, 자폐 등이 10개 미만으로 나타난다. 휠체어, 시각장애, 정신장애, 지체장애, 이동장애 등은 한 번도 나타나지 않는다. 이 결과는 수재해-장애 관련 연구는 재해 유형과 관계없이 총칭해서 ‘장애’ 전체를 대상으로 주로 수행되었음을 보여준다. 즉 시각/청각/발달 장애 등 장애 유형별로는 연구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장애 유형별로 인지, 판단, 행동 양식이 달라서 재해 대처능력도 다름을 고려하면 다양한 장애유형을 고려한 수재해 관련 연구는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Fig. 6은 논문 저자들이 선정한 핵심용어만을 대상으로 자주 등장하는 상위 15개 키워드를 막대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다. 여기서도 동일한 의미의 단어가 복수형 등으로 다양하게 표기될 수 있음을 고려하여, 분석에 앞서 표제어 추출을 수행하였다. 이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용어는 사회적 취약성, 재해, 장애, 대피, 홍수, 기후변화 등이다. 여기서 수재해 유형으로 보면 홍수(위험), 허리케인, 쓰나미 순으로, 이 결과를 Fig. 5와 비교하면 저자들의 핵심용어에 가뭄이나 강수 등은 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난다. 재해 관련 용어로는 재해, 대피, 재해대비, 재해위험저감, 레지리언스, 피난처 등의 순이며, 장애 관련 용어로는 사회적 취약성(취약성 포함), 장애, 피난 등 순이다. 이 결과는 Fig. 7에서 Word Cloud 기법으로 한눈에 나타난다.
여기서 기후변화가 비교적 높은 순위로 나타난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어 보인다. 이는 21세기 들어 기후변화는 단지 기온의 상승, 저하 등에 의해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점뿐만 아니라 홍수 등 수재해로 인한 직접적 영향이 사회적 관심사임을 시사한다. 한편, 핵심용어에 방글라데시가 5개 논문 이상에 나타난 것은 이 지역이 주기적인 홍수 및 열대성 사이클론에 취약한 수문·기후 조건을 지니고 있으며(Rahman et al., 2013), 이로 인한 재해 노출과 외상 후 후천적 장애 발생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을 뿐 아니라(Alam and Halder, 2016), 장애포괄적 재해위험경감 정책을 개발도상국 중 선제적으로 국가 전략에 반영한 사례로 평가(UNDRR, 2015b) 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4. 결 론
본 연구에서 직간접적으로 도출된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얻어진 결론적 추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국내에서 자연재해, 특히 수재해에 취약한 장애인 보호 관점의 연구가 국제논문에 수록된 사례는 사실상 없으나, 이웃 일본, 중국은 최근 들어 전체 연구의 1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장애인 취약성 관점의 사회과학적 연구와 병합한 자연재해 피해저감 관점의 자연과학, 특히 수재해 전문분야의 관심이 요구된다.
둘째, 세계적으로 수재해와 장애인 취약성 관련 연구는 2010년 이후 2017년부터 뚜렷한 증가 추세를 보여주며, 특히 2021년 전후 증가세가 뚜렷하다. 2015년은 Sendai Framework이 선포되어 추진된 시점이며, 2021년은 세계적인 COVID-19 팬데믹 시점이다.
셋째, 이 분야 연구는 세계적으로 미국, 일본, 영국, 호주, 중국 등의 순으로 활발하게 진행되어 왔으며, 2020년 이후 대륙별로 아시아, 북미, 유럽 순으로 나타났다.
넷째, 예상대로 수재해 유형별 이 분야 연구자들의 최대관심은 홍수이며, 그 다음 허리케인, 쓰나미, 사이클론, 가뭄 순이다. 장애 유형별 수재해 관련 연구는 사실상 매우 미흡하다. 그러나 장애 유형별로 인지, 판단, 행동 양식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다양한 장애유형별 수재해 관련 연구가 요구된다.
다섯째, 동아시아에서 일본의 연구는 장애포괄적 재해위험 경감 분야에서 상당한 연구수준을 보여주는 반면, 중국의 연구는 장애를 노령 또는 만성질환 지표를 통한 간접적 형태로 다루고 있다. 한국의 연구는 사실상 매우 제한적이며, 물 관련 재해, 장애인, 그리고 재해 복원력(resilience) 간의 교차점을 명확히 겨냥한 실증연구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저자들이 선정한 핵심용어만을 대상으로 가장 빈번하게 출현하는 용어는 사회적 취약성, 재해, 장애, 대피, 홍수, 기후변화 등 순이다. 이 중 기후변화가 단지 기온의 상승, 저하 등에 의해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점뿐만 아니라 홍수, 허리케인 등 수재해로 인한 직접적 영향이 사회적 관심사임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