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2. 연구 방법
2.1 연구 대상 지역
2.2 자료
3. 연구방법
3.1 증발스트레스 지수
3.2 돌발가뭄의 정의
4. 연구결과
4.1 토지피복 및 지형에 따른 돌발가뭄의 공간적 이질성
4.2 수문-대기 결합에 따른 돌발가뭄의 시간적 진화 메커니즘
5. 결 론
1. 서 론
돌발가뭄(Flash drought)은 전 세계 다양한 기후대에서 단기간 내 급격히 발생하고 빠르게 심화하는 가뭄 형태로, 최근 기후변화에 따라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대표적인 수문 기상학적 재해이다(Wang et al., 2016; Yuan et al., 2018; Li et al., 2023). 전통적으로 가뭄은 장기간의 강수 부족에 의해 점진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으로 인식됐으나, 최근 약 수십 년간 기후변화로 인해 강수의 변동성과 극한 기온의 빈도가 증가함에 따라 단기간 내 급격히 발달하는 가뭄 현상이 빈번하게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가뭄의 발생 메커니즘과 영향 범위를 재정의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으며, 특히 농업 및 수자원 관리 측면에서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돌발가뭄은 Otkin et al. (2013)에 의해 처음 개념적으로 정의된 이후, 2012년 미국 중부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가뭄 사례를 계기로 학계의 중요한 연구 주제로 자리 잡았다 (Basara et al., 2019; DeAngelis et al., 2020). 이후 다양한 지역에서 돌발가뭄의 발생 특성 및 영향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수행되었으며, 특히 최근에는 중국, 인도, 호주 등 다양한 기후대에서 돌발가뭄의 발생 빈도 증가와 강도 심화가 보고되고 있다(Nguyen et al., 2019; Liu et al., 2020; Mahto and Mishra, 2020). 또한 한반도에서도 돌발가뭄의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며, 이는 농업 생산성 감소 및 수자원 관리 불확실성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Lee et al., 2022; Kang et al., 2023; Lee et al., 2024).
돌발가뭄의 핵심적인 특징은 발생 속도의 비선형성(nonlinear intensification)과 수문-대기 상호작용(hydro-atmospheric coupling)에 의해 지배된다는 점이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돌발가뭄은 일반적인 가뭄과 달리 강수 부족뿐만 아니라 대기 증발 수요(evaporative demand)의 급격한 증가가 동시에 작용할 때 발생한다(Otkin et al., 2018; Pendergrass et al., 2020). 특히 고온, 낮은 상대습도, 강한 복사 에너지 등의 기상 조건은 잠재증발산(potential evapotranspiration, PET)을 증가시키며, 이는 토양수분의 빠른 고갈과 실제증발산(actual evapotranspiration, AET)의 감소를 유도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토양수분 감소는 지표면과 대기 간 에너지 및 수분 교환을 변화시키며, 결과적으로 증발 스트레스를 가속시키는 양의 피드백 구조를 형성한다(Seneviratne et al., 2010; Miralles et al., 2019).
이러한 수문-대기 결합 메커니즘은 돌발가뭄의 발달을 크게 세 단계로 구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첫 번째는 사전 조건 형성(preconditioning) 단계로, 이 시기에는 토양수분이 점진적으로 감소하며 가뭄 발생을 위한 환경이 조성된다. 두 번째는 급격 발달(rapid intensification) 단계로, AET 감소와 PET 증가가 동시에 발생하면서 짧은 시간 내에 가뭄 강도가 급격히 증가한다. 마지막으로 회복(recovery) 단계에서는 강수 증가 또는 기온 감소 때문에 수문학적 조건이 회복되며 가뭄이 완화된다. 특히 급격 발달 단계에서는 토양수분 고갈과 대기 수요 증가가 상호작용하면서 비선형적인 가뭄 강화가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돌발가뭄의 정량적 분석을 위해 다양한 지표와 접근법이 제안됐다. 초기 연구에서는 토양수분 백분위수, 증발 수요 기반 지수, 그리고 기온 및 강수 기반 지표가 활용되었으며 (Hunt et al., 2014; Mo and Lettenmaier, 2015; Hobbins et al., 2016), 이후 위성 기반 원격탐사 자료를 활용한 분석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Standardized Evaporative Stress Ratio (SESR)는 Christian et al. (2019)에 의해 제안된 지수로, AET와 PET의 비율을 기반으로 증발 스트레스를 정량화하여 돌발가뭄을 효과적으로 탐지하는 방법으로 평가된다. SESR 기반 접근법은 상대적으로 적은 입력자료만으로도 가뭄 상태를 평가할 수 있으며, 수분 제한 조건과 에너지 제한 조건 모두에서 적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위성 기반 증발산 자료를 활용한 연구는 지상 관측자료가 제한된 지역에서 특히 유용한 접근법으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로 Anderson et al. (2013), McEvoy et al. (2016), Sur et al. (2020) 등의 연구에서는 원격탐사 기반 증발산 지표를 활용하여 가뭄의 공간적 분포와 시간적 변화를 효과적으로 분석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접근법은 북한과 같이 관측 인프라가 제한된 지역에서 돌발가뭄을 분석하는 데 있어 중요한 대안으로 활용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의 돌발가뭄 연구는 주로 북미 및 중국 등 관측자료가 풍부한 지역을 중심으로 수행됐으며, 동아시아 몬순 기후 환경에서의 지면-대기 상호작용 기반 돌발가뭄 특성에 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특히 북한 지역은 한반도 내에서도 산림 우세 지형, 농업 중심 저지대, 계절적 몬순 강수 특성 등 남한과 구별되는 수문·기후 환경을 가지며, 이는 돌발가뭄의 발생 및 intensification 과정이 남한과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한 북한 지역의 돌발가뭄 특성에 관한 정량적 연구는 매우 제한적이므로, 본 연구는 북한 지역 돌발가뭄의 공간적 이질성과 시간적 진화 특성을 최초로 정량 분석하고, 향후 한반도 남북한 비교 연구를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의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SESR 기반 접근법을 활용하여 2012년부터 2022년까지 북한 지역에서 발생한 돌발가뭄을 분석하고, (1) 돌발가뭄의 시공간적 특성 규명, (2) 지면-대기 결합에 기반한 발생 메커니즘 분석을 수행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자료 부족 지역에서의 돌발가뭄 이해를 심화하고, 향후 조기경보 및 농업적 대응 전략 수립을 위한 과학적 기반을 제공하고자 한다. 다만 본 연구에서 활용한 2012-2022년 기간의 자료는 장기 기후 평년을 기반으로 한 절대적 가뭄 빈도(climatological drought rarity)를 규정하기 위한 목적보다는, 연구 기간 내 상대적인 증발 스트레스 변화와 급격한 intensification 특성을 탐지하기 위한 과정 기반(process-based) 접근에 초점을 둔다. 특히 북한 지역은 장기 현장 관측자료의 확보가 제한적인 자료 부족 지역(data-scarce region)이므로, 본 연구에서는 원격탐사 및 재분석 자료를 기반으로 한 상대적 이상 탐지(relative anomaly detection)를 활용하여 돌발가뭄의 발생 및 발달 메커니즘을 분석하였다.
2. 연구 방법
2.1 연구 대상 지역
본 연구에서는 북한 지역을 연구 대상 지역으로 선정하였다. 북한은 관측 기반 수문 및 기상자료가 제한된 대표적인 자료 부족 지역(data-scarce region)으로, 돌발가뭄의 발생 메커니즘을 분석하기 위한 위성 기반 접근법의 적용 가능성을 평가하기에 적합한 지역이다. 또한 북한은 농업 기반 경제 구조로 되어 있으며, 가뭄 발생 시 식량 생산 및 수자원 관리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돌발가뭄 연구의 중요성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된다.
북한 전역을 대상으로 분석을 수행하되, 돌발가뭄의 발생 메커니즘을 보다 정밀하게 이해하기 위해 황해남·북도 및 평안남도 지역을 주요 분석 대상 지역으로 선정하였다. 해당 지역은 비교적 넓은 평야 지형과 농경지가 분포하고 있으며, 산림지역과 혼재된 복합적인 토지피복 구조로 되어 있어 수문-대기 상호작용의 차이를 분석하기에 적합하다. 특히 황해도와 평안남도 지역은 북한의 주요 곡창지대로서 토양수분 변동과 증발산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을 가지며, 돌발가뭄 발생 시 농업적 피해가 집중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 대상 지역의 토지피복 특성을 고려하기 위해 Moderate Resolution Imaging Spectroradiometer (MODIS) 기반 International Geosphere-Biosphere Programme (IGBP) 분류 체계를 활용하였다. 토지피복 유형은 도심지, 초지, 농경지, 산림, 수체의 다섯 가지 유형으로 재분류하여 적용하였다. 이러한 토지피복 구분은 지표면 수분 상태와 에너지 수지의 차이를 반영할 수 있으며, 특히 농경지와 산림 간의 증발산 반응 차이를 비교함으로써 돌발가뭄 발생 과정에서의 수문-대기 결합 특성을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데 활용된다(Fig. 1).
2.2 자료
본 연구에서는 돌발가뭄의 발생 메커니즘을 분석하기 위해 재분석 자료, 위성 자료 및 기상자료를 통합적으로 활용하였다. 재분석 자료로는 Global Land Data Assimilation System를 사용하였으며, 해당 자료에서 실제증발산(actual evapotranspiration, AET)과 잠재증발산(potential evapotranspiration, PET)을 추출하였다. GLDAS 자료는 3시간의 시간해상도와 약 0.25°(약 25 km)의 공간해상도를 가지며, 지표면 수문 및 에너지 수지 과정을 반영하는 전 지구 재분석 자료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Table 1).
Table 1.
Satellite and reanalysis datasets used for drought index calculation
위성 자료로는 MODIS MOD16A2 산출물을 활용하였다. MOD16A2 자료는 8일 합성 자료로 제공되며 약 500 m의 공간해상도를 가지며, 지표면 증발산을 기반으로 수문-대기 상호작용을 분석하는 데 유용하다. SESR 산정에는 GLDAS 기반 AET 및 PET 자료만을 사용하였다. MODIS MOD16A2 자료는 토지피복에 따른 공간적 증발산 분포와 돌발가뭄 공간 패턴을 보조적으로 비교·해석하기 위한 자료로 활용하였다.
본 연구에서 SESR 산정의 주 입력자료는 GLDAS v2.1 Noah Land Surface Model 기반의 AET 및 PET 자료이다. GLDAS 자료는 3시간 해상도로 제공되며, 본 연구에서는 이를 펜타드(5일) 평균으로 집계하여 활용하였다. 반면 MOD16A2 자료는 공간적 증발산 분포와 토지피복 기반 공간 패턴의 보조적 비교 및 해석을 위한 자료로 활용되었다. MOD16A2의 경우 8일 합성 자료를 펜타드 시간 규모에 맞추어 선형 시간 보간(linear temporal interpolation)을 수행하였으며, 공간해상도 차이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GLDAS 격자 체계(0.25°) 기준으로 공간 재표본화(spatial resampling)를 적용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제시된 돌발가뭄의 시공간 분석 결과는 기본적으로 GLDAS 기반 SESR 분석 결과에 기반한다.
기상자료는 돌발가뭄 발생 시 강수 특성과의 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북한 내 대표 지점인 안주, 해주 및 개성 지역을 대상으로 구축하였다. 해당 지역은 주요 농경지 및 인구 밀집 지역을 포함하고 있어 돌발가뭄 발생 시 수문학적 영향이 크게 나타나는 지역으로 판단된다. 강수 자료는 지점별 시계열 분석을 통해 돌발가뭄의 발생 시기 및 강도와의 연계성을 평가하는 데 활용하였다. 강수 자료는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Korea Meteorological Administration Data Portal)을 기반으로 구축하였으며, 일 단위 강수 자료를 펜타드 단위로 집계하여 활용하였다. 또한 지점 기반 자료의 공간 대표성을 고려하여 안주, 해주 및 개성 지역 인근 GLDAS 격자와 매칭하였으며, 결측 발생 시에는 인접 시계열 기반 선형 보간을 적용하였다.
3. 연구방법
3.1 증발스트레스 지수
돌발가뭄은 급격한 발생과 빠른 발달 특성을 가지며, 증발 스트레스 기반 지표를 이용하여 효과적으로 탐지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Christian et al. (2019)이 제안한 Standardized Evaporative Stress Ratio (SESR)를 활용하여 실제증발산(actual evapotranspiration, AET)과 잠재증발산(potential evapotranspiration, PET)을 기반으로 돌발가뭄을 탐지하였다. SESR는 수문학적 수분 공급(AET)과 대기 수요(PET) 간의 상호작용을 정량적으로 반영할 수 있어, 수문-대기 결합에 의해 급격히 발달하는 돌발가뭄의 특성을 효과적으로 포착할 수 있는 지표이다.
단기 변동에 따른 잡음을 완화하면서도 돌발가뭄의 급격한 발달 특성을 유지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일 단위 AET와 PET 자료를 펜타드(pentad, 5일) 평균으로 집계하였다. 이러한 시간 스케일은 기존 연구에서 돌발가뭄의 급격한 발달 단계를 포착하는 데 적절한 것으로 제시된 바 있다.
SESR 산정을 위한 첫 단계로, 실제증발산과 잠재증발산의 비로 정의되는 증발 스트레스 비(Evaporative Stress Ratio, ESR)를 계산하였다. ESR은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여기서 AET는 지표면에서 실제로 발생하는 증발산량을 의미하며, PET는 대기 조건에 의해 결정되는 잠재적 증발산 요구량을 의미한다. ESR 값이 감소할수록 수분 공급 대비 대기 수요가 증가함을 의미하며, 이는 증발 스트레스의 증가와 가뭄 심화를 나타낸다.
ESR 값은 일반적으로 0에서 1 사이의 범위를 가지며, 값이 낮을수록 대기 증발 수요가 높고 지표면이 건조한 상태를 의미한다. 증발 스트레스의 상대적인 시간적 변동을 더욱 효과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ESR을 표준화하여 SESR를 산정하며, 이는 Eq. (2)와 같이 계산된다. 여기서, ESRij,t는 특정 시점 t에서 격자(i,j)의 증발스트레스비를 의미하며, 는 전체 연구기간(2012-2022년) 동안 해당 격자의 평균 ESR, σESRij는 동일 기간의 표준편차를 의미한다. 즉 SESR는 각 공간 격자별 ESR 시계열을 표준화한 값으로, 시간에 따른 상대적 증발 스트레스 변화를 나타낸다.
3.2 돌발가뭄의 정의
돌발가뭄을 기존의 점진적 가뭄과 구분하기 위해, Otkin et al. (2018)은 가뭄의 급격한 발달 속도(rapid intensification)를 핵심적인 정의 기준으로 제시하였다. SESR 기반 접근법은 짧은 기간 동안 증발 스트레스가 급격히 증가하는 특성을 정량적으로 반영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돌발가뭄의 발생 시점과 종료 시점을 명확하게 식별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SESR 시계열을 기반으로 돌발가뭄을 다음 네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경우로 정의하였다. (1) 돌발가뭄은 최소 5개의 펜타드(pentad, 5일) 동안 SESR가 연속적으로 감소하는 구간을 포함해야 하며, 이는 약 25일 이상의 지속기간에 해당한다. (2) 이벤트 종료 시점의 SESR 값은 전체 시계열 분포의 하위 20퍼센타일 이하이어야 한다. (3) 이벤트 기간 동안의 총 변화량(ΔSESR)은 전체 ΔSESR 분포의 하위 40퍼센타일 이하를 만족해야 한다. (4) 이벤트 기간 동안의 평균 변화율(mean ΔSESR)은 하위 25퍼센타일 이하로, 급격한 발달 속도를 나타내야 한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돌발가뭄 기간은 SESR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연속 구간으로 정의된다. 돌발가뭄의 시작 시점은 SESR가 감소하기 직전의 국지적 최대값(local maximum)에 해당하는 시점으로 정의되며, 종료 시점은 SESR가 최솟값(local minimum)을 나타내는 시점으로 정의된다. 각 기준은 다음과 같은 목적을 가진다. 기준 (1)은 단기적인 변동성 또는 잡음을 배제하고, 생태계 및 수문 시스템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지속적 건조 상태를 식별하기 위한 것이다. 기준 (2)는 가뭄이 충분한 강도에 도달했음을 보장하며, 기준 (3)과 (4)는 가뭄의 규모와 발달 속도를 동시에 고려하여 급격한 intensification 특성을 반영한다. 모든 퍼센타일 기준값은 전체 연구 기간(2012-2022년)을 기준으로 산정하였으며, 이를 통해 시공간적으로 일관된 기준 아래에서 돌발가뭄을 정의하였다. 본 연구에서 적용한 퍼센타일 기반 기준은 장기 기후학적 희소성(climatological rarity)을 직접적으로 정의하기 위한 절대적 가뭄 기준이라기보다는, 연구 기간 내 상대적인 증발 스트레스 변화율과 급격한 건조화 과정을 탐지하기 위한 상대적 기준(relative threshold)으로 해석된다. 이는 돌발가뭄이 일반적인 장기 가뭄과 달리 “급격한 intensification” 자체를 핵심 특성으로 가진다는 기존 연구(Otkin et al., 2018; Christian et al., 2019)의 정의에 기반한다. 따라서 본 연구의 SESR 기반 돌발가뭄 정의는 제한된 자료 환경에서 수문-대기 결합에 따른 단기 급격 건조화 과정을 정량적으로 식별하기 위한 과정 중심 접근(process-oriented framework)에 해당한다. 또한 동일한 건조 구간 내에서 반복 검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돌발가뭄 종료 이후 SESR가 최소 1개 이상의 펜타드 동안 증가하는 회복 구간(recovery period)이 확인될 때만 이벤트 종료로 간주하였다. 이후 새로운 연속 감소 구간이 형성될 때 독립적인 돌발가뭄 이벤트로 정의하였다.
4. 연구결과
4.1 토지피복 및 지형에 따른 돌발가뭄의 공간적 이질성
2012-2022년 기간 동안 SESR 기반 방법을 적용한 결과, 북한 지역의 돌발가뭄은 뚜렷한 공간적 이질성과 함께 지역별로 상이한 발생 특성을 보였다. 특히 토지피복과 지형 조건에 따라 돌발가뭄의 발생 빈도, 지속 기간 및 강도가 명확하게 구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2는 북한 주요 대표 지역에서 나타난 돌발가뭄의 핵심 특성을 요약한 것이다. 분석 결과, 토지피복에 따라 돌발가뭄의 발생 특성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경지 중심 지역인 안주와 해주에서는 높은 발생 빈도와 강한 강도가 관측되었다. 안주 지역은 연간 약 6-8회의 돌발가뭄이 발생하였으며, 평균 지속 기간은 6-8 펜타드, 강도는 -25 ~ -30 퍼센타일 범위를 보였다. 해주 지역은 가장 높은 발생 빈도를 나타내며 연간 8-10회의 이벤트가 발생하였고, 평균 강도 또한 -30 ~ -35 퍼센타일로 매우 강한 수준을 보였다. 이는 농경지 지역이 상대적으로 토양수분 감소와 대기 증발 수요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환경적 특성과 관련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Table 2.
Comparison of flash drought characteristics across representative regions in North Korea
반면, 산림이 우세한 산악 지역에서는 낮은 발생 빈도와 긴 지속 기간이 특징적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역은 연간 2-4회의 낮은 발생 빈도를 보였으나, 평균 지속 기간은 8-12 펜타드로 상대적으로 길게 나타났다. 이는 산림지역의 식생 구조 및 상대적으로 높은 수분 완충 효과와 관련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개성 지역은 발생 빈도는 중간 수준(2-4회)이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강도(-30 ~ -40 퍼센타일)를 나타내어 대기 증발 수요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는 지역적 특성을 보였다. 이는 단순한 수분 부족뿐만 아니라 에너지 기반 대기 강제력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Fig. 2(a)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높은 발생 빈도를 보이는 지역은 서부 저지대에 집중되어 있다. 북한 전역에서 돌발가뭄 발생 빈도의 공간 분포는 뚜렷한 지역적 대비를 나타내며, 특히 안주와 해주를 포함한 서부 및 남서부의 저지대 농업지역에서 높은 발생 빈도가 관측된다. 이들 지역은 광범위한 농경지 분포와 함께 강수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며, 이는 토양수분의 급격한 감소에 대한 취약성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반면, 북부 및 북동부의 산악·산림 지역에서는 발생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며, 이는 산림 지역의 식생 특성과 관련될 가능성이 있으며, 기존 연구에서 보고된 토양수분 완충 효과와 일치하는 경향을 보인다.
Fig. 2(b)는 돌발가뭄의 평균 지속 기간 분포를 나타낸 것으로, 산림 및 산악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긴 지속 기간(약 8-12 펜타드)이 확인된다. 이는 산림지역에서 상대적으로 긴 지속 기간이 나타나는 경향을 보여주며, 기존 연구에서 제시된 토양수분 완충 효과와 관련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농경지 중심의 저지대 지역에서는 지속 기간이 비교적 짧게 나타나, 빠른 발달과 비교적 빠른 종료 특성을 동시에 보인다.
Fig. 2(c)는 돌발가뭄 강도의 공간 분포를 나타내며, 서부 농경지 지역에서 강한 음의 ΔSESR 이상(-30 퍼센타일 이하)이 집중되는 경향이 확인된다. 이는 해당 지역에서 수문학적 수분 공급 감소와 함께 대기 증발 수요 증가가 동시에 작용하여 가뭄 강도가 크게 증가함을 의미한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40 퍼센타일 수준의 강한 이벤트가 나타나, 고강도 돌발가뭄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종합적으로 Fig. 2에서 나타난 결과는 돌발가뭄이 발생 빈도, 지속 기간, 강도 측면에서 뚜렷한 공간적 이질성을 가지며, 이러한 차이가 토지피복과 지형 조건에 의해 강하게 조절됨을 보여준다. 특히 농경지 중심의 저지대는 고빈도·고강도 특성, 산림 지역은 저빈도·장기 지속 특성을 나타내며, 이는 돌발가뭄 발생 및 발달 과정에서 수문-대기 상호작용이 지역별로 다르게 작용함을 시사한다.
Fig. 3은 연구 기간 안주, 해주 및 개성 지역에서의 SESR 시계열을 기반으로 돌발가뭄 발생 시점을 나타낸 것이다. 분석 결과, 북한 지역의 돌발가뭄은 짧은 지속 기간과 빠른 발달 속도를 가지는 특징이 확인되었다.
대부분의 돌발가뭄 이벤트는 약 6-12 펜타드(30-60일) 동안 지속되며, 이는 돌발가뭄의 급격한 발달 특성과 일치한다. 그러나 지역별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산림 및 고지대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긴 지속 기간을 보이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이는 산림 지역의 식생 구조 및 상대적으로 높은 수분 완충 효과와 관련될 가능성을 시사하며, 기존 land-atmosphere interaction 연구에서 보고된 토양수분 지속성과 일관된 경향을 보인다(Seneviratne et al., 2010; Miralles et al., 2019). 다만 본 연구에서는 토양수분 저장량, 뿌리 깊이 및 식생 생리 반응을 직접 분석하지 않았으므로, 해당 메커니즘에 대한 정량적 검증은 향후 연구에서 추가적으로 수행될 필요가 있다. 강도 측면에서는 돌발가뭄 발생 시 ESR이 급격히 감소하는 패턴이 나타났으며, 발달 단계에서 일반적으로 -30 퍼센타일 이하의 감소가 관측되었다. 또한 펜타드 단위 ESR 변화율은 평균적으로 -5 퍼센타일 이상의 감소율을 보여, 정상 상태에서 가뭄 상태로 빠르게 전이되는 비선형적 특성을 나타낸다.
이러한 결과는 돌발가뭄이 단순한 강수 부족에 의한 점진적 변화가 아니라, 짧은 기간 내 급격한 수문-기후 전이 과정에 의해 발생함을 보여준다. 특히 짧은 지속 기간과 높은 발달 속도의 결합은 돌발가뭄을 기존의 일반적인 가뭄과 구별하는 핵심적인 특징으로 나타난다. 종합적으로 북한 지역 돌발가뭄의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1) 농경지에서 높은 발생 빈도, 산림 지역에서 낮은 발생 빈도를 보이는 공간적 이질성, (2) 늦봄 및 여름철에 집중되는 뚜렷한 계절성, (3) 빠른 발달 속도와 짧은 지속 기간, (4) 토지피복 및 기후 조건에 따른 지역별 발생 빈도와 강도의 차이로 정리 할 수 있다. 돌발가뭄의 전반적인 특성을 설명하지만, 이러한 패턴을 유도하는 물리적 메커니즘을 직접적으로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4.2 수문-대기 결합에 따른 돌발가뭄의 시간적 진화메커니즘
북한 지역 돌발가뭄의 시간적 진화 과정은 주요 수문-기후 변수의 펜타드 규모 복합 변동을 기반으로 분석되었다. Fig. 4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돌발가뭄 발달 과정에서 수문-대기 결합(hydro-atmospheric coupling)이 급격히 강화되는 특징이 명확하게 확인된다. 분석에는 실제증발산(AET, Fig. 4(a)), 잠재증발산(PET, Fig. 4(b)), 증발스트레스비(ESR, Fig. 4(c)), 그리고 강수(Fig. 4(d))가 포함되었으며, 돌발가뭄 발생 이전 6 펜타드(-6)부터 발생 이후 6 펜타드(+6)까지의 기간을 대상으로 복합 분석을 수행하였다.
돌발가뭄의 발생 시점은 펜타드 0으로 정의되며, 이는 ESR이 급격히 감소하기 직전에 나타나는 국지적 최댓값(local maximum)에 해당한다. 발생 이전 단계에서는 수문-기후 변수들이 상대적으로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지만, 발생 시점에 근접함에 따라 변수 간 상호작용이 점진적으로 강화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특히 PET는 발생 이전부터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며, 이는 기온 상승, 복사량 증가, 그리고 증기압 결핍 증가 때문에 유도되는 대기 증발 수요(evaporative demand)의 증가와 밀접하게 관련된다.
돌발가뭄 발생 시점 이후에는 AET의 급격한 감소와 PET의 지속적인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며, 이에 따라 ESR이 빠르게 감소하는 비선형 반응이 발생한다. 이러한 변화는 수문학적 수분 공급 감소와 대기 수요 증가가 결합하여 나타나는 결과로, 돌발가뭄 발달 과정에서 수문-대기 상호작용과 일관된 복합 반응 특성이 나타남을 시사한다. 이러한 결과는 대기 수요 증가가 가뭄 발달을 가속한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 (Seneviratne et al., 2010; Miralles et al., 2019).
Fig. 4에서 나타난 수문-기후 변수의 복합 변동 패턴을 기반으로, 돌발가뭄의 진화 과정은 세 단계로 구분될 수 있다. 각 단계는 변수 간 상호작용의 변화와 증발 스트레스의 강화 과정에 따라 명확하게 구분된다. (1) 사전 단계(pre-onset phase, -6 ~ -1 펜타드): 이 단계에서는 토양수분 감소와 함께 ESR이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나며, 돌발가뭄 발생을 위한 선행 건조 조건이 형성된다. (2) 급격 발달 단계(rapid intensification phase, 0 ~ +3 펜타드): 돌발가뭄 발생 시점(펜타드 0) 이후, AET의 급격한 감소와 PET의 증가가 동시에 발생하면서 ESR이 빠르게 감소하는 비선형 강화가 나타난다. 이는 SESR 기반 돌발가뭄 발달 과정이 수문학적 수분 공급 감소와 대기 증발 수요 증가의 상호작용과 일관된 패턴을 보임을 시사한다. (3) 회복 단계(recovery phase, +4 ~ +6 펜타드): 강수 증가 및 수문학적 조건 회복에 따라 AET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ESR이 회복되지만, PET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여 회복 속도가 제한되는 특징을 보인다.
4.2.1 사전 건조화 단계(Preconditioning phase)
사전 단계(-6 ~ -1 펜타드) 동안 수문-기후 변수들은 전반적으로 기후 평균값에 근접한 상태를 유지하며, Fig. 4에서 확인되듯이 사분위 범위(IQR) 또한 상대적으로 좁게 나타난다. 실제증발산(AET, Fig. 4(a))은 약 +5 ~ +10 퍼센타일 범위의 약한 양(+)의 이상 또는 거의 중립적인 값을 보여, 토양수분이 비교적 충분한 상태임을 시사한다. 잠재증발산(PET, Fig. 4(b))은 ±5 퍼센타일 내의 제한된 변동성을 보이며, 이 시기에는 강한 대기 강제력이 지배적이지 않음을 나타낸다. 그러나 발생 약 2-3 펜타드 이전부터 ESR (Fig. 4(c))은 점진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며, 평균적으로 약 5-10 퍼센타일 감소하는 선행 신호가 나타난다. 이러한 ESR 감소는 강수(Fig. 4(d))의 완만한 감소와 동반되어 나타나며, 수문학적 수분 공급이 서서히 약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이 단계에서는 급격한 변화 이전의 누적적 건조화(preconditioning)가 진행되며, 토양수분의 점진적 고갈이 이후 급격 발달을 가능하게 하는 배경 조건으로 작용한다.
사전 단계는 외견상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지만, 강수 감소-ESR 저하로 이어지는 미약하지만, 일관된 건조화 신호가 축적되는 시기로, 돌발가뭄 발생을 위한 필수적인 초기 조건 형성 단계로 해석된다.
4.2.2 급격 발달 단계: 수문-대기 결합에 의한 비선형 강화(Rapid intensification phase)
돌발가뭄 발생 시점(펜타드 0)은 Fig. 4에서 확인되듯이 주요 수문-기후 변수의 동시적이고 급격한 전이로 특징지어진다. ESR (Fig. 4(c))은 정상 상태에서 20 퍼센타일 이하로 급격히 감소하며 가뭄 탐지 기준을 충족하고, 변화율은 펜타드당 -5 퍼센타일 이상으로 나타나 돌발가뭄의 급격한 발달 특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 단계에서 AET (Fig. 4(a))는 발생 이후 2-3 펜타드 내에 약 15-25 퍼센타일 감소하여 토양수분의 빠른 고갈과 지표 수분 공급의 급격한 약화를 반영한다. 반면 PET (Fig. 4(b))은 같은 기간 동안 +10 ~ +20 퍼센타일 수준으로 증가하며, 이는 기온 상승, 복사량 증가 및 증기압 결핍 확대 때문에 유도되는 대기 증발 수요의 강화를 의미한다.
이처럼 AET 감소(수문학적 공급 약화)와 PET 증가(대기 수요 강화)가 동시에 발생하면서 ESR은 총 30-40 퍼센타일 수준으로 급락하는 비선형 반응을 보인다. 이는 돌발가뭄 발달이 단일 요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수문-대기 상호작용(hydro-atmospheric coupling)에 의해 증폭되는 과정임을 시사한다. 특히 ESR의 사분위 범위(IQR)가 크게 확대되는 현상은 이벤트 간 변동성이 증가하고, 지역 및 조건에 따라 다양한 발달 경로가 존재함을 의미한다. 또한 이 시기 강수(Fig. 4(d))는 지속해서 평년 이하를 유지하며, 종종 30 퍼센타일 이하로 감소하여 수분 공급 부족 상태가 지속된다. 이러한 조건은 AET 감소를 더욱 가속하며, 동시에 PET 증가와 결합하여 가뭄 심화를 촉진하는 양의 피드백 구조를 형성한다.
결과적으로, 급격 발달 단계는 수문학적 수분 공급 감소와 대기 증발 수요 증가가 동시에 작용하는 임계 구간으로, 돌발가뭄의 비선형적 강화와 빠른 전이를 지배하는 핵심 단계로 해석된다.
4.2.3 회복 단계: 지표면 기억 효과에 의한 비대칭 회복(Recovery phase)
최대 가뭄 강도 이후 회복 단계에서는 수문-기후 변수들이 점진적으로 안정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Fig. 4(d)에서 확인되듯이 강수는 증가하기 시작하며, 약 40-60 퍼센타일 수준으로 회복되어 토양수분 재충전을 유도한다. 이에 따라 AET (Fig. 4(a)) 역시 점진적으로 증가하며, 최솟값 대비 약 10-15 퍼센타일 수준의 회복이 나타난다. 그러나 PET (Fig. 4(b))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쳐, 대기 증발 수요는 즉각적으로 완화되지 않는다. 이러한 조건에서 ESR (Fig. 4(c))은 급격한 감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증가하며, 회복 단계에서의 증가율은 펜타드당 약 +2 ~ +3 퍼센타일로 나타난다. 이는 급격 발달 단계에서의 감소율(약 -5 퍼센타일 이상)에 비해 현저히 느린 속도이다. 이와 같은 발달-회복 간 비대칭성(asymmetry)은 돌발가뭄의 중요한 특성으로, 토양수분 부족과 식생 스트레스가 단기간 내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지표면 기억 효과(land surface memory effect)의 지속성을 반영한다. 즉, 수문학적 공급(강수)은 비교적 빠르게 회복되더라도, 대기 수요와 지표면 상태 간의 불균형이 일정 기간 유지되면서 가뭄 상태의 완전한 해소가 지연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회복 단계는 단순한 강수 증가 때문에 즉각적으로 종료되는 과정이 아니라, 수문-대기 시스템의 재균형(re-equilibration)이 점진적으로 이루어지는 전이 단계로 해석된다.
5. 결 론
본 연구에서는 원격탐사 기반 증발산 자료와 재분석 자료를 활용하여 구축한 SESR (Standardized Evaporative Stress Ratio) 프레임워크를 적용하여, 2012년부터 2022년까지 북한 지역에서 발생한 돌발가뭄의 특성과 시간적 진화 과정을 분석하였다. 특히 현장 관측자료가 제한된 자료 부족 환경(data-scarce region)을 고려할 때, 본 연구는 위성 및 재분석 자료를 기반으로 돌발가뭄의 발생 메커니즘을 과정 중심적으로 정량 평가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
분석 결과, 돌발가뭄은 토지피복 및 지형 조건에 따라 뚜렷한 공간적 이질성을 보였다. 저지대 농업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발생 빈도와 강도가 나타나지만, 산악 및 산림지역에서는 발생 빈도는 낮지만, 지속 기간이 길게 나타나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차이는 토지피복 및 지형 특성과 관련될 가능성이 있으며, 토양수분 저장 능력과 증발산 반응 특성의 차이에 의해 설명될 수 있다. 농업지역은 토양수분 저장 용량이 제한적이고 대기 수요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돌발가뭄이 빠르게 발생하고 강도가 크게 나타나지만, 산림지역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분 저장 능력과 완충 효과로 인해 가뭄 발생 빈도는 낮지만 한번 발생하면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특성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시간적 진화 분석 결과, 돌발가뭄은 실제증발산(AET)의 급격한 감소와 잠재증발산(PET)의 증가가 동시에 발생하는 비선형적 수문-기후 전이 과정으로 나타났다. 특히 급격 발달 단계에서는 수문-대기 결합(hydro-atmospheric coupling)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이는 토양수분 감소에 따른 증발산 제한과 동시에 대기 수요 증가가 결합하면서 단기간 내 가뭄 강도가 급격히 심화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러한 결과는 돌발가뭄이 강수 부족만으로 충분히 설명되기 어려우며, 강수 부족과 지면-대기 상호작용에 따른 대기 증발 수요 증가가 결합하면서 급격히 강화되는 복합적 현상임을 시사한다.
반면 회복 단계에서는 강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대기 수요가 일정 기간 지속됨에 따라 가뭄 회복이 지연되는 발달-회복 간 비대칭성(asymmetry)이 나타났다. 이는 지표면 기억 효과(land surface memory effect)에 의해 설명될 수 있으며, 토양수분 부족 상태가 일정 기간 유지되면서 증발산 회복이 지연되는 현상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비대칭성은 돌발가뭄의 예측 및 관리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으며, 단순한 강수 회복만으로 가뭄 해소를 판단하는 기존 접근의 한계를 시사한다.
다만 본 연구에서 활용한 GLDAS 및 MODIS 기반 증발산 자료는 기상 forcing 자료, 토지피복 표현, 에너지 수지 모형 구조 및 공간해상도 차이에 따른 구조적 불확실성을 포함할 수 있다. 특히 산악 지역과 농경지 간 비교에서는 재분석 자료의 공간 평균화 효과와 재격자화 과정이 일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본 연구 결과는 자료 부족 지역에서의 상대적 돌발가뭄 특성 및 과정 기반 분석으로 해석될 필요가 있으며, 향후 장기 관측자료 및 고해상도 위성 자료를 활용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또한, 세계기상기구(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WMO)는 기후학적 평년 및 장기 빈도 특성 평가를 위해 최소 30년 이상의 자료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활용한 2012-2022년 자료는 장기 기후학적 희소성 및 재현기간을 평가하기에는 제한적이며, 연구 기간 내 상대적 건조화와 급격한 intensification 특성을 분석하기 위한 과정 기반 접근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기존 SESR 기반 돌발가뭄 분석 framework를 북한 지역에 적용하여, 북한 지역 돌발가뭄의 공간적 이질성과 시간적 진화 특성을 정량적으로 분석하였다. 특히 농업 중심 저지대와 산림 우세 산악 지역 간의 land-atmosphere interaction 차이에 따른 돌발가뭄 특성 차이를 분석함으로써, 향후 한반도 남북한 돌발가뭄 비교 연구를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돌발가뭄의 공간적 이질성과 시간적 진화 메커니즘을 정량적으로 규명함으로써, 가뭄 발생 과정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켰다. 본 연구 결과는 향후 가뭄 조기경보 체계 구축 및 농업·수자원 관리 전략 수립에 활용될 수 있으며, 특히 기후변화 조건에서의 극한 가뭄 대응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에는 장기적인 위성 및 재분석 자료와의 연계, 그리고 AI 기반 예측 기법의 적용 가능성 평가를 통해 더욱 정밀한 돌발가뭄 대응 체계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