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제주도 하천 유역은 급경사와 투수성이 뛰어난 현무암 지형의 특징으로 인해, 내륙의 일반적인 하천과는 뚜렷이 구분되는 유출 특성을 보인다. 선행 연구들(JDI, 2009; Chung et al., 2011; Kim et al., 2013a; Kim and Kim, 2016)에서도 언급된 바와 같이, 제주도 대부분의 하천은 특정 규모 이상의 호우에서만 유출이 발생하며, 그 유출수는 중간유출 및 기저유출 과정을 거치지 않고 대부분 지하로 직접 함양된다. 평소에는 일부 하천 구간을 제외한 대부분이 건천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이러한 간헐적 하천 특성은 제주도의 수자원 관리 및 홍수 예방에 있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특히, 하천 유출 변동성이 큰 지역에서는 이러한 특성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제주도의 하천은 물리적 지형, 토양 특성, 지하수 흐름, 기후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복잡한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어, 강우와 유출 간의 관계를 예측하고 분석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제주도는 전형적인 아열대 기후에 속하며, 계절에 따른 강수량 변화가 매우 크다. 겨울철에는 강수량이 적은 반면, 여름철에는 집중호우가 빈번하며, 태풍과 같은 극단적인 기상 현상에도 자주 노출된다. 이러한 기후적 특성으로 인해, 강우와 하천 유출의 상관관계를 명확히 분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기후 변화로 인해 강우 패턴이 점차 불규칙해지면서 하천 유출 특성의 변동성도 증가하고 있어, 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이해하는 것은 수자원 관리뿐만 아니라 홍수 예측 및 대응 전략 수립에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하지만, 제주도 내 대부분의 하천은 간헐적 유출 특성과 짧은 유출 지속시간, 하천 단면의 불규칙성 등으로 인해 충분한 관측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Kim and Kim, 2016). 주로 2000년대 이후 주요 하천을 중심으로 홍수 시 수위 및 유량 관측을 통한 수문 분석 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졌으며, 2004년부터는 제주도 내 29개 지점에서 10분 단위로 수위와 유속을 관측해 장기간의 자료를 축적하고 있다. 또한, 하천 단면 측량을 통해 수위에 따른 통수단면적을 산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실시간 유량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기존 관측자료에 기반한 수문 분석 연구를 살펴보면, 제주도 수문지질 및 지하수자원 종합조사 보고서(Jeju Province and KOWACO, 2003)에서는 강정천, 외도천, 한천, 중문천 등의 하천에 대한 홍수 시 유량 관측을 통해 유출 특성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Moon et al. (2004)의 연구에서는 상시유출이 발생하는 하천(강정천, 외도천, 연외천, 창고천, 중문천, 웅포천)에서 월 1회 유량을 측정하고, 강정천 등 4개 하천에서는 홍수 시 유량을 측정해 유출 특성을 분석하였다. Moon et al. (2005)은 외도천, 강정천, 연외천, 웅포천 등에 대한 기저유출 특성을 제시한 바 있으며, JDI (2008)에서는 한천, JDI (2009)에서는 한천과 화북천, JDI (2010)에서는 한천, 화북천, 효례천을 대상으로 수위-유량 관측자료를 이용하여 유출특성을 분석하였다. Yang et al. (2014)은 한천유역에 대한 태풍 및 집중호우 시 관측자료를 기반으로 선행강우에 따른 유출 지체시간과 사상별 유출률 특성을 분석한 바 있다. 최근의 제주일보 기사에 따르면, 제주도 특성을 반영한 하천유량 자료가 전무한 것으로 제시되고 있어(The Jeju Daily News, 2023), 실시간 관측되는 자료에 대한 품질관리 및 이에 대한 수문학적 분석이 충분히 수행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제한된 관측자료만으로는 제주도 전체에 대한 수문 분석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관측자료와 함께 물수지 기법 및 수문 모델링을 기반으로 한 분석이 병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Jung and Yang (2008)은 외도천과 천미천, Jung and Yang (2009)은 천미천, 외도천, 옹포천, 연외천에 SWAT (Soil and Water Assessment Tool) 모델을 적용해 일 유출량을 모의하였으며, Han and Yang (2009)은 외도천 유역을 대상으로 토지이용 변화에 따른 유출량을 산정하였다. 또한, Kim et al. (2009)은 SWAT-MODFLOW 결합 모형을 이용해 표선 유역의 지표수와 지하수의 연계 해석을 수행하였다. Jung et al. (2013)은 도심하천인 화북천 유역을 대상으로 SWAT과 HEC-HMS 모형을 적용하여 유출특성을 해석하였으며, Kang et al. (2013)은 제주도 남부의 강정천과 악근천을 대상으로 SWAT을 이용하여 장기간의 유출량을 산정하였다. 이외에 Chung et al. (2011)과 Kim et al. (2013a)은 SWAT 모형을 기반으로 제주도의 독특한 유출 특성을 반영한 알고리즘을 개발해 유역 모델링을 수행하였으며, Kim et al. (2013b)은 지표수-지하수 통합모형인 SWAT-MODFLOW를 이용하여 한천유역의 지하수 변동 특성을 분석하였다. Kim and Lee (2013)은 한국형 유역수문모형인 SWAT-K를 이용하여 한천유역의 잠재증발산량과 실제증발산량을 추정한 바 있으며, Kim et al. (2014)은 SWAT 모형을 이용하여 한천, 강정천, 외도천, 천미천 유역에 대해 함양지체시간 추정을 위한 경험식을 유도하였다. Kim et al. (2015)은 SWAT-K를 이용하여 외도천 유역의 통합물수지 분석을 수행한 바 있다. Chung et al. (2015)은 SWAT-K의 식생 차단 알고리즘을 개선하여 천미천 유역에 대해 식생에 의한 차단효과를 추정한 바 있다. Kim and Kim (2016)은 관측자료와 SWAT 모델링 자료를 비교해 관측 자료의 평가 및 보완 대안을 제시하였다. Lee et al. (2015)과 Kim et al. (2023)은 SWAT 모형을 이용하여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제주도 하천유역의 미래 유출특성 및 수문변화를 전망하기도 하였다. 또한, 제주도 전역을 대상으로 수행된 「제주지역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통합수자원 관리기술 개발」(MOLIT and KAIA, 2018)과 제주특별자치도 통합물관리 기본계획(2023-2032)(JSSGP, 2022) 등의 보고서에서는 SWAT-K 모형을 적용하여 표준유역 단위의 수문분석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이와 같이 제주도 하천유역의 강우-유출 및 수문학적 특성에 대한 분석이 일부 시도된 바 있으나, 관측자료를 기반으로 하천별 유출 특성을 체계적으로 파악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유출이 발생하는 최소 강수량, 유출률, 유출 지속시간 등에 대한 세부적이고 정량적인 분석이 미흡해 제주도 하천 유출 특성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는 제주도 내 수자원 관리 및 하천 관리에 있어 실질적인 문제를 초래할 수 있으며, 하천 유출에 대한 보다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따라서 본 연구는 2004년부터 2014년까지 제주도 수자원본부에서 수집한 유량 및 강우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주도 하천의 유출 특성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연구의 주요 목적은 각 하천지점별로 유출이 발생하는 최소 강수량을 도출하고, 지점별 유출률 및 유출 지속시간을 분석해 제주도 하천 유출 특성을 규명하는 것이다. 또한, 각 하천 지점의 유출 발생 패턴 및 연도별 변동성을 비교하여 지역별 차이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제주도 수자원 관리 및 홍수 대응 전략 수립을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2. 연구방법
2.1 분석대상 자료
Fig. 1은 제주도 수자원본부에서 2004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29개(하천지점 24개, 배수로 5개) 수위-유량 관측지점을 나타낸 것이며, Table 1은 각 관측소별 경위도 좌표와 표고, 유역면적 등을 정리한 것이다. 각 지점에서는 칼레스토(Kalesto)라는 고정형 전자파표면유속계를 사용하여 실시간(약 10분 단위)으로 유속과 수위를 동시에 관측하고 있다(JDI, 2009). 또한 하천단면측량을 통해 하천수위에 따른 통수단면적 관계를 도출함으로써, 실시간 수위에 따른 통수단면적과 실시간 유속으로부터 장기간에 걸친 실시간 유량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Yang et al. (2012)의 연구에서 기술한 것과 같이 단면 중앙의 1개 지점에서 표면유속을 계측하기 때문에 유속의 변위가 커지는 경우 유량 산정에 오차를 발생시킬 수 있다. 또한 제주도 하천의 특성상 홍수 시 하천단면이 불규칙하게 변동될 수 있기 때문에 단면 변화를 반영한 유량 환산이 필요하다. 2014년까지는 변화된 단면을 고려한 유량 자료가 확보되어 있으나, 2015년 이후로는 수위-통수단면적 관계나 수위-유량 관계를 비롯한 실시간 유량 자료의 확보가 불가하여 본 연구에서는 강수량 및 수위-유량 자료가 가용한 2004~2014년 자료를 대상으로 분석하였으며, 지점별로 가용한 자료기간은 상이하다.
Table 1.
2.2 분석방법
각 관측지점별로 수집된 10분 단위 수위-유량 자료로부터 개별 강우-유출사상을 추출하였다. 유출사상의 구분을 위하여 유출 발생 시점으로부터 최대 24시간 선행 강수량이 유출에 기여한 것으로 가정하였으며, 유출 발생 후 24시간 동안 추가 유출이 없을 경우 해당 강우-유출사상이 종료된 것으로 간주하였다. Table 1의 29개 지점 중에서 분석기간(2004~2014년)에 대해 관측 유출사상이 10개 이하인 삼수천(N10), 한림천(W02), 월림배수로(W04), 창고천(S01) 자료는 분석에서 제외하였으며, 각 사상별 총 강수량이 5 mm 이하인 경우도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또한, 관측자료 중 유출률이 100% 이상인 경우도 많았는데, 일반적으로 유출률이 100%를 넘는 것은 비정상적이지만, 지하수 용출, 융설이나 폭우로 인한 일시적 유출량 급증, 인위적인 용수 공급 등과 같은 요인에 의해 순간적으로 유출률 상승의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제주도의 지역특성을 고려하여 각 사상별 유출률 200%를 상한선으로 설정하여 분석하였다.
최종적으로 선정된 강우-유출사상의 수는 25개 지점에 대해 총 1,476개로, 지점별로는 고산1배수로(112개), 한천6 (110개), 효례천2(97개), 인성배수로(97개) 등에서 많이 관측되었으며, 연도별로는 2009~2014년 관측자료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였다.
선정된 강우-유출 사상을 기반으로, 개별 유출률 및 연도별 유출률을 산정하였으며, 또한 강수량과 유출량의 관계로부터 유출이 발생하는 최소 강수량, 즉 한계 강수량에 대한 특성을 분석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한계유출 특성
Fig. 2와 Fig. 3은 각각 화북천(N09)과 천미천3(E03) 지점에 대한 2014년도의 일별 강수량과 유출량 발생 현황을 나타낸 것이다. 화북천 지점은 화북천 하류에 위치하고 있으며 유역면적은 약 48.2 km2이고, 천미천3 지점은 천미천 하류에 위치한 지점으로 유역면적은 약 118.5 km2이다. 관측자료로부터 분석한 2014년도 화북천 지점과 천미천3 지점의 상류유역 평균강수량은 각각 3,345 mm와 3,379 mm이다.
Fig. 2의 화북천의 결과를 보면, 2014년 2월, 6월, 10월에 일 50 mm 이상의 강수량이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출량 발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 100 mm 이상의 강우가 발생하였던 5월, 7월, 8월, 9월에도 8월을 제외하고는 강수량에 따른 유출량 발생이 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Fig. 3의 천미천3에서도 일 100 mm 이상의 강수량이 발생한 6월과 7월의 유출량 발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23개 지점들의 연도별 강우-유출 발생 현황에서도 유사한 경향이 나타났으며, 지점별 차이는 있으나 평균적으로 연도별 8.6개의 유출사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Fig. 4는 유출이 발생한 강수량을 대상으로 크기에 따른 분포현황을 분석한 것으로, 각 점은 개별 유출 사상에 대한 강수량을 의미하며 “*”는 지점별 평균값을 나타낸다. Fig. 5는 지점별 관측된 유출사상들의 평균 강수량을 지도상에 나타낸 것이다. 비교적 고도가 높은 최상류에 위치한 한천6(N05) 지점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12.6 mm 이상의 강수량에서 유출이 발생하였으며 서부지역 배수로 부근의 고산1(W05), 무릉(W06), 영락(W07), 인성(W08) 지점에서도 9.2~15.0 mm 수준의 적은 강수량에서 유출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병문천3(N07) 지점에서는 72 mm 이상의 강수량에서만 유출이 발생하였다. 25개 지점에 대한 최소 발생강수량의 평균은 약 38.2 mm 정도로 분석되었다. 한천6 지점과 배수로 지점들을 제외하면 약 50 mm 이상의 강수량에서 유출이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기존의 연구들에서 제시되었던 결과들과 유사하다.
유출사상에 대한 지점별 평균 강수량 값은 무릉배수로(W06) 지점에서 57 mm로 가장 작은 반면, 한천5(N04) 지점에서는 약 300 mm로서 가장 크게 나타났다. 25개 지점에서의 유출사상에 대한 평균 강수량은 약 157 mm이다. 북부지역에 위치한 한천, 병문천, 외도천 등을 중심으로 평균 강수량 값이 크게 나타났다.
반대로 Fig. 6은 각 지점별 강수량은 기록되었으나 유출량 기록이 없는 강우사상들의 현황을 분석한 결과이다. 앞서 Fig. 4에서 나타난 것처럼 12.6 mm 이상의 적은 강수량에서 유출량이 발생하였던 한천6 지점에서는 최대 1,221 mm의 강수량에도 유출량이 기록되지 않았으며, 많은 지점에서 100 mm 이상의 강수량에도 불구하고 유출량이 없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25개 지점에 대해 분석기간(2004~2014년) 중 유출량 기록이 없는 강우사상은 11,712개였으며, 이 중에서 50 mm 이상의 강수량은 20% 이상, 100 mm 이상의 강수량도 8%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처럼 상당한 강수량에도 유출이 발생하지 않은 것은 제주도의 독특한 지형적, 수문학적 특성에 기인한 것일 수 있다. 즉, 투수성이 높은 화산암층과 다공성 지반으로 인해 대부분의 강수량이 지하로 침투하거나 지하수로 함양되어 하천 유출로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 다른 원인으로는 관측기기의 고장이나 결측으로 일정기간 기록이 누락되었을 수도 있다.
3.2 강우사상별 유출특성
Fig. 7은 각 지점별로 추출한 강우-유출사상에 대해 유출률을 산정하여 도시한 것이다. 각 점은 개별 사상에 대한 유출률을 나타내며 “*”는 지점별 평균 유출률을 의미하는 것으로, 지점별 평균 유출률 값의 크기 순서대로 도시한 것이다. Fig. 7에 나타난 것처럼 각 점이 의미하는 개별사상의 유출률을 보면 거의 0.01% 수준의 매우 낮은 값부터 최대 193%의 높은 값까지 다양한 분포를 나타내고 있다. 전체 1,476개 유출사상 중 43% 정도가 유출률이 10% 미만으로 분석되었으며, 100% 이상의 유출률을 보이는 사상이 12개 정도로 나타났다. 지점별 유출률 평균값은 강정천2(S03) 지점에서 7.1%로 가장 작고, 천미천3(E03) 지점이 51.2%로 가장 큰 값을 갖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25개 지점에 대한 개별사상의 평균 유출률은 약 19.5%이다.
Fig. 8은 각 지점별 평균 유출률을 지도상에 표출한 것이다. 천미천3, 외도천1, 연외천2 지점에서의 평균 유출률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고 있으며, 서부지역의 배수로 지점들(영락, 고산1, 인성)의 유출률은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났다.
Fig. 9는 각 유출사상들의 유출 지속시간을 나타낸 것이며, Fig. 10은 지점별 평균값에 대한 공간적 분포를 나타낸 것이다. 사상에 따라 최소 0.17시간부터 최대 214.7시간까지 다양한 분포를 나타내고 있으며, 전체 유출사상 중 67.7%는 24시간 이하로 나타났다. 지점별로는 서부지역에 위치한 고산1 (W05), 무릉(W06), 영락(W07) 등의 배수로 지점들의 유출 지속시간이 상대적으로 작고, 남부지역에 위치한 효례천2 (S05), 송천(E01), 가마천(E02) 지점에서의 지속기간이 큰 것으로 분석되었다. 지점별 산정한 평균값은 11.1~43.2시간으로 25개 지점의 전체 평균은 21.5시간이다.
3.3 연 유출특성
지점별 연 유출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각 연도별로 발생한 강수총량과 유출총량을 이용하여 연도별 유출률을 산정하였다. Fig. 11은 25개 지점에 대해 171개의 연 유출률 값을 산정하여 나타낸 것으로, 각 점은 지점별 특정연도에 대한 연 유출률 값을 의미하고, “*”는 지점별 연평균 유출률 값이다. Fig. 11에 나타난 것처럼 개별 점이 나타내는 연 유출률 값의 범위는 0.04~120%의 범위를 보이고 있다. 금성천의 2007년 유출률은 120% 수준으로 가장 큰 값을 나타내었으며, 반대로 강정천2, 금성천, 산지천4, 신흥천, 영락배수로, 옹포천, 천미천3, 화북천 등 많은 지점들의 일부 연도 유출률이 2% 미만의 매우 낮은 값을 나타내었다. 지점별 평균값은 신흥천(S08)이 1.8%로 가장 낮은 반면, 외도천1(N01)은 24.4%로 가장 높았으며, 신흥천을 포함한 9개 지점의 평균 유출률이 10% 미만으로 나타났다. 25개 지점에 대한 평균 연 유출률은 약 14.4%이다. Fig. 12는 지점별 연평균 유출률을 지도상에 나타낸 것으로 개별 사상에 대한 평균 유출률과 유사하게 서부지역의 배수로 지점들의 연평균 유출률이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출이 발생하지 않은 강우사상들로 인해 Fig. 11의 결과는 Fig. 7에 제시된 개별사상에 대한 평균 유출률보다는 상대적으로 작은 값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앞서 고찰한 바와 같이 일정 규모의 강수량 이하에서 유출이 발생하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일부 100 mm 이상의 강수량에서도 유출이 발생하지 않은 경우에는 결측 등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실제 각 지점별 연 유출률 값은 Fig. 11의 결과보다는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
4. 결 론
본 연구에서는 제주도 수자원본부가 2004년부터 운영 중인 29개의 유량 관측 지점(하천 24개, 배수로 5개)을 대상으로, 2004년부터 2014년까지 수집된 강우-유출 사상을 추출하여 분석하였다. 유출 사상은 강우 후 24시간 동안 추가 유출이 없을 경우 종료된 것으로 간주되었고, 총 강수량이 5 mm 이하이거나 유출률이 200%를 초과하는 경우는 분석에서 제외하여 25개 지점의 총 1,476개의 유출 사상을 최종 분석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많은 유출 사상이 관측된 지점은 고산1배수로(112개)와 한천6(110개) 등이며, 80% 이상의 유출 사상은 2009년부터 2014년 사이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강우-유출 사상에 대해 유출이 발생하는 최소 강수량, 유출률, 유출 지속시간 등을 분석하였다. 지점별로 유출이 발생하는 최소 강수량은 평균 약 38.2 mm로 나타났으며, 일부 하천 상류 지점에서는 12.6 mm 정도의 적은 강수량에서도 유출이 발생한 반면, 다른 지점에서는 72 mm 이상의 강수량에서만 유출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었다. 유출률은 지점별로 큰 차이를 보였으며, 전체적으로는 평균 19.5%의 유출률을 기록했다. 천미천3 지점의 경우 가장 높은 유출률(51.2%)을 기록했으며, 반대로 강정천2 지점은 7.1%로 가장 낮은 유출률을 보였다. 유출 지속시간의 경우 사상별로 최소 0.17시간에서 최대 214.7시간까지 다양한 분포를 나타냈으며, 67.7%의 유출 사상은 24시간 이내에 종료되었다. 서부지역의 배수로 지점들(고산1, 영락, 무릉)은 비교적 짧은 유출 지속시간을 보였고, 남부지역의 효례천2, 가마천, 송천 지점에서는 긴 지속시간을 보였다. 25개 지점의 평균 유출 지속시간은 21.5시간이었다.
또한 연도별로 발생한 강수 총량과 유출 총량을 이용하여 연도별 유출률을 분석한 결과, 개별 연도의 유출률은 0.04%에서 최대 120%까지 큰 범위를 보였다. 금성천의 2007년 유출률이 120%로 가장 높았으며, 강정천2, 금성천, 산지천4, 신흥천 등의 일부 연도에서는 2% 미만의 매우 낮은 유출률이 기록되었다. 25개 지점의 연평균 유출률은 약 14.4%로 나타났으며, 서부지역 배수로 지점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유출률을 기록했다.
제주도 지역은 투수성이 높은 화산암 지형과 하상의 불규칙성으로 인해 간헐적 유출 특성과 강수량에 따른 유출 발생이 불규칙하게 나타나며, 고유의 지형적, 수문학적 특성으로 인해 내륙 지역에 비해 양질의 유출 관측자료 확보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2004년 이후, 도내 29개 지점에서 실시간 수위-유량 자료를 확보하고 있으나, 관측자료에 대한 품질관리가 부족하여 분석 결과에서 일부 비정상적인 유출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 제주도 전역에 대한 수문분석을 위해 중하류 지역에 국한된 관측자료만으로는 정확한 분석에 한계가 있어 모델링 기법을 통한 분석 또한 많이 시도되고 있으나, 이 모델링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관측자료의 품질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본 연구에서는 관측자료 품질에 대한 우려와 제한된 분석기간에도 불구하고, 관측자료를 기반으로 제주도 하천 유역에서 나타나는 간헐적 유출, 짧은 유출 지속시간, 강수량에 따른 한계 유출 특성 등을 규명하였다. 다만, 일부 비정상적인 결과(예를 들어 대규모 강수량에도 불구하고 유출이 없거나, 유출률이 과도하게 크게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서는 향후 연구에서 정확한 데이터 수집과 유량 산정 개선을 통해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이 연구는 제주도 하천의 유출 특성에 대한 기존 연구들의 한계를 극복하고, 제주도의 독특한 환경적 특성을 반영한 실질적인 유출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수자원 관리의 과학적 기초 자료를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향후, 관측자료를 바탕으로 제주도 지역의 시공간적 수문학적 특성을 반영한 강우-유출 모델링 기법 개선, 지표수와 지하수의 상호작용 및 간헐하천의 유출 특성에 대한 연구, 그리고 제주도의 하천 유출 특성을 반영한 홍수 예경보 시스템 구축 등 실용적인 수자원 관리 방안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