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2. 도시홍수와 기존 방어체계의 개요
2.1 도시홍수의 수문학적 특성과 유출 집중 구조
2.2 기존 도시홍수 대응 패러다임: 집중형 배제(CTD)
3. 기존 도시홍수 대응 기술의 분류와 한계
3.1 그레이 인프라(Grey Infrastructure) 기반 기술의 한계
3.2 저영향개발(LID) 및 자연 기반 해법(NbS)의 한계
3.3 스마트 제어(Smart Control) 및 실시간 운영 기술(RTC)의 한계
3.4 공통 한계와 시사점
4. 흐름 분산 기반 사례의 재해석 및 공통 원리 도출
4.1 사례 고찰 및 분석
4.2 국외 사례별 SFRT (Spatial Flood Retention Technology) 관점 재해석
4.3 국내 사례의 SFRT 관점 재해석 및 적용 가능성
4.4 사례 기반 공통적 흐름 제어와 공간 활용 원리 도출
5. 공간저류기술(SFRT)의 개념 정립 및 이론적 기반
5.1 공간저류기술(SFRT)의 정의
5.2 공간저류의 수문학적 기반: 피해 저감 메커니즘
5.3 공간저류기술 적용 조건 및 한계
5.4 기존 도시홍수 관리 패러다임과의 비교
6. 공간저류기술(SFRT) 적용 프레임워크
6.1 적용 공간 유형 분류
6.2 SFRT 설계 원칙
6.3 기대 효과 및 상충 관계
6.4 적용 한계 및 위험 요소
6.5 향후 연구 방향
7. 결 론
1. 서 론
도시홍수는 불투수면적 증가, 기후변화에 따른 극한 강우의 빈발, 기존 배수 인프라의 용량 한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대표적인 도시 재해이다. 불투수면의 확대는 강우 시 침투 및 저류를 감소시키고 지표유출을 증가시켜 유출 도달시간을 단축시키며 결과적으로 첨두유출을 급격히 증가시킨다(Choi and Cho, 2013; Fletcher et al., 2013). 이러한 변화는 기존 배수시설의 설계 용량을 초과하는 내수침수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며 국내에서도 도시홍수 피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2022년 서울 강남·서초 지역 집중호우(시간당 최대 141.5 mm)와 2023년 청주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례는 기존 대응 체계의 한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특히 이러한 피해는 단순히 총 유출량의 증가만으로 설명되기 어렵고, 도시 공간 구조에 의해 유출이 특정 지점으로 집중되는 공간적 유출 집중 특성과 결합되어 비선형적으로 증폭되는 양상을 보인다.
도시홍수 대응 기술은 기존 한계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으나, 각 접근은 새로운 제약도 함께 드러내 왔다. 현행 도시홍수 대응 전략은 크게 집중형 배제(Collect-Transport-Discharge, CTD) 접근과 자연 기반 해법(Nature-Based Solutions, NbS) 접근으로 구분된다(Chan et al., 2018; ME, 2016; MOIS, 2025). CTD 접근은 우수관거, 유수지, 지하저류시설, 빗물펌프장 등을 통해 강우 유출을 신속히 집수·이송·배제하는 방식으로, 설계 강우 범위 내에서는 효과적이나, 이를 초과하는 조건에서는 대응 능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유출 집중이 강화되는 한계를 가진다(Rosenzweig et al., 2011). 또한 관거 확장 및 대규모 저류시설 구축은 높은 비용과 도심 내 공간 제약으로 적용이 제한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저영향개발(Low Impact Development, LID), 그린인프라(Green Infrastructure, GI), 스펀지시티(Sponge City) 등 NbS 기반의 분산형 유출 저감 기법이 도입되어 유출 발생 저감과 물순환 회복에 기여하였으나, 극한 강우 대응 용량과 기 개발 도심지 적용성에는 한계가 있다(Fletcher et al., 2013; Kang et al., 2014; ME, 2016; Zhou, 2014). 또한 실시간 제어(Real-Time Control, RTC)는 IoT 센서, 강우 예측, 인공지능 등을 활용하여 기존 저류시설의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으나(Kerkez et al., 2016; Rossman and Simon, 2022), 물리적 저장 용량을 확장하거나 도시 지표면 유출 흐름의 공간적 분포를 재구성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기존 기술은 발생원 저감과 운영 최적화 측면에서 진전이 있었음에도, 도시 규모에서 유출 흐름의 공간적 분포와 집중 구조 자체를 설계·제어 대상으로 다루는 관점은 충분히 정립되지 못하였다.
한편 국제적으로는 유출을 완전히 배제하기보다 도시 공간을 활용하여 홍수를 분산·수용하는 접근이 확대되고 있다. 네덜란드의 Room for the River, 로테르담의 Benthemplein Water Square, 유럽 및 아시아 주요 도시의 Floodable Park 등은 유출을 다수 공간으로 분산시켜 침수 피해를 완화하는 전략을 보여준다(de Urbanisten, 2013; NetZeroCities, 2026; Panorama Solutions, 2026; Rijke et al., 2012). 국내에서도 유수지, 지하저류시설, 학교 운동장 및 공원 연계 저류 등 도시 공간을 활용한 홍수 저감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대부분 개별 시설 또는 사례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유출 흐름의 공간적 분포를 제어 대상으로 설정하여 침수 피해를 저감하는 공학적 개념으로는 체계화되지 못하였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기존 도시홍수 대응 기술의 유형과 한계를 체계적으로 고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유출 흐름의 공간적 분포를 조정하는 공간저류기술(Spatial Flood Retention Technology, SFRT)의 개념을 정립한다. 공간저류기술은 유출을 특정 지점으로 집중시키는 대신 다수 공간으로 분산시켜 침수심과 유속을 완화하고 피해 강도를 저감하는 도시홍수 관리 개념이다. 이는 기존 도시홍수 대응 기술을 대체하는 독립적 기술이 아니라, CTD 기반 배제 인프라, NbS, 스마트 제어 기술과 연계되면서 유출 흐름의 공간적 재배치를 핵심 설계 대상으로 설정하는 보완·통합적 공간 설계 관점이다. 본 연구는 문헌 및 사례 분석을 기반으로 한 총설 연구로, 정량적 수치모형 및 실증 분석은 포함하지 않는다. 본 연구의 목적은 기존 기술이 유출 흐름의 공간적 분포를 어떻게 다루어 왔는지 검토하고 SFRT의 개념과 적용 프레임워크를 제시함으로써 도시홍수 대응 전략의 확장 방향을 제안하는 데 있다.
2. 도시홍수와 기존 방어체계의 개요
2.1 도시홍수의 수문학적 특성과 유출 집중 구조
도시지역에서는 불투수면 확대와 인공 지형 구조로 인해 자연 유역과 구별되는 수문학적 응답 특성이 나타난다. 불투수면의 확대는 침투 및 저류를 감소시키고 지표 유출을 증가시켜 유출 도달시간을 단축시키며 첨두유출을 증가시킨다(Choi and Cho, 2013; Fletcher et al., 2013). 또한 도시 유역에서는 강우의 시·공간적 변동성과 인공 배수 구조의 영향으로 유출 응답의 공간적 집중이 강화될 수 있다(Smith et al., 2007).
이러한 특성은 도시 내 유출 흐름이 특정 경로를 따라 집중되는 구조로 나타난다. 도로의 종·횡단 경사, 연석 및 측구, 미세 지형, 우수받이의 위치와 용량 등은 유출 방향을 결정하며, 격자형 도로망에서는 블록 단위 유출이 도로를 따라 집수되어 교차로나 저지대에서 반복적으로 수렴된다. 본 연구에서는 이를 공간적 유출 집중(Spatial Runoff Concentration)으로 정의하며, 이는 동일한 총 유출량 조건에서도 침수심과 유속을 증가시켜 피해를 확대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도시홍수는 단순한 유출량 증가 문제가 아니라 도시 공간 구조에 의해 형성된 유출 집중 특성과 함께 이해될 필요가 있다. Fig. 1은 격자형 도로망에서의 유출 수렴 구조와 위치 유형별 집중 수준을 개념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이러한 반복적 집중 구조는 기존 대응 기술의 한계를 설명하고 공간저류기술(SFRT)의 적용 필요 공간을 판단하는 기초가 된다.
2.2 기존 도시홍수 대응 패러다임: 집중형 배제(CTD)
기존 도시홍수 대응 체계는 강우 유출을 신속히 수집·이송·배제하는 방식에 기반하며, 일반적으로 집중형 배제(Collect-Transport-Discharge, CTD)로 정의된다. 이 접근에서는 지표 유출을 우수받이로 집수하고 관거를 통해 이송한 후 펌프장 또는 방류구를 통해 외부 수역으로 배제한다. 즉, 도시 내 침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유출을 가능한 한 빠르게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CTD 기반 인프라는 우수관거, 유수지, 지하저류시설, 빗물펌프장 등으로 구성되며, 설계 강우 범위 내에서는 높은 배수 효율을 확보할 수 있는 도시 유출 관리의 기본 체계이다. 다만 이 방식은 유출을 특정 경로로 집중시키는 구조를 전제로 하며, 유출 흐름을 공간적으로 분산시키기보다는 일정 경로를 따라 집수·이송하는 특성을 가진다. 따라서 CTD의 구조적 특성은 앞서 제시한 공간적 유출 집중 문제와 연결되며 기존 도시홍수 대응 기술의 한계를 이해하는 출발점이 된다.
3. 기존 도시홍수 대응 기술의 분류와 한계
기존 도시홍수 대응 기술은 작동 원리와 적용 공간 단위에 따라 그레이 인프라(Grey Infrastructure), 자연 기반 해법(Nature-Based Solutions, NbS), 스마트 제어 기반 기술(Smart Control)로 구분할 수 있다. 이들 기술은 각각 유출의 신속한 배제, 발생원 저감, 운영 최적화를 목표로 발전해 왔으며, 특정 조건에서는 효과적인 대응 성능을 보인다. Table 1은 이러한 기술들을 저감 원리, 주요 한계, 극한 강우 대응 능력, 도심 적용성 측면에서 비교한 것이다. 그러나 운영 원리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들 접근은 도시 규모에서 유출 흐름의 공간적 분포와 집중 구조를 직접 제어하는 데에는 한계를 가진다.
Table 1.
Classification and comparison of existing urban flood management technologies
3.1 그레이 인프라(Grey Infrastructure) 기반 기술의 한계
그레이 인프라 기반 기술은 집중형 배제(CTD) 방식에 기반하여 도시 유출을 신속히 집수·이송·배제하도록 설계된 구조를 가진다. 이러한 시스템은 설계 강우 범위 내에서는 높은 배수 효율을 확보할 수 있는 기본 인프라로 자리잡아 왔으나, 구조적으로 유출을 특정 경로와 시설로 집중시켜 외부 수역으로 배제하는 특성을 가진다.
유수지 및 지하저류시설은 유출을 일시적으로 저장하여 첨두유출을 지연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하며(Guo and Urbonas, 2002), 빗물펌프장은 외수위 상승 시 강제 배제를 통해 침수를 방지하지만 전력 의존성과 시설 용량 한계를 가진다. 또한 배수시설은 특정 재현기간을 기준으로 설계되어 이를 초과하는 강우 조건에서는 대응 능력이 급격히 저하되는 이진 응답(Binary Response) 특성을 보이며(Rosenzweig et al., 2011), 이는 극한 강우 시 침수 피해의 비선형적 증가로 이어진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에는 대심도 빗물터널과 같은 대규모 지하 저류·배수 인프라가 도입되고 있다. 일본 수도권 외곽 방수로는 대표적 사례로 높은 홍수 저감 효과를 보였으며(MLIT, 2026), 국내에서도 2020년 양천구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이 국내 최초의 대심도 터널형 지하 저류시설로 준공되어 30년 빈도 강우에 대응할 수 있는 약 35만 m3 규모의 저류 용량을 확보하였다(Oh et al., 2020). 이후 서울시는 2022년 강남역·광화문·도림천 일대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사업을 본격화하였다(SMG, 2022). 다만 이러한 시설은 대규모 지하 구조물에 기반하므로 건설비, 입지·시공 제약, 장기 공사 기간, 주민 수용성 등의 한계를 가지며, 설계용량 초과 강우에서는 대응 능력이 제한될 수 있다. 또한 유출을 다수의 도시 표면 공간으로 분산시키기보다 특정 대규모 시설로 집중시켜 저장·배제한다는 점에서 CTD 기반 그레이 인프라의 특성을 유지한다. 국내 일반 도시에서도 유수지, 지하저류시설, 빗물펌프장이 운영되고 있음에도 도시홍수 피해가 반복되고 있으며, 이는 시설 단위의 저류·배제 용량 확장만으로는 도시 유출 흐름의 공간적 집중 구조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BAI, 2021).
결과적으로 그레이 인프라 기반 접근은 유출의 신속한 제거 측면에서 효과적이고 대심도 빗물터널과 같은 신규 시설은 대규모 강우 대응 가능성을 확장한다. 그러나 도시 규모에서 유출 흐름의 공간적 분포와 집중 구조를 재편하기보다는 특정 지점이나 시설로 유출을 집중시켜 저장·배제하는 방식에 기반하므로 설계용량을 초과하는 강우 조건에서는 구조적 한계를 가진다.
3.2 저영향개발(LID) 및 자연 기반 해법(NbS)의 한계
LID 및 그린인프라(GI)는 도시 유출의 발생원에서 침투·증발산·소규모 저류를 유도하여 유출량을 저감하고 수질 개선과 생태적 기능 회복에 기여하는 분산형 접근으로 발전해 왔다(Fletcher et al., 2013; Fletcher et al., 2015). LID/GI는 시설 유형에 따라 작용 메커니즘이 구분되며, 투수성 포장(permeable pavement)은 침투 기능을, 빗물정원(rain garden)과 침투도랑(infiltration trench)은 침투 및 일시 저류 기능을, 식생수로(bioswale)는 이송 과정의 침투와 수질 정화 기능을, 옥상녹화(green roof)는 건물 단위의 일시 저류 및 증발산 기능을 수행한다(Fletcher et al., 2015). 이러한 시설들은 중·소규모 강우 조건에서 유출 저감 효과가 보고되었고 국내에서도 적용 효과가 평가되어 왔으나(Lee, 2021), 효과가 적용 조건에 크게 의존하며 시설 용량과 침투 한계로 인해 극한강우에서는 저감 효과가 제한된다(Zhou, 2014).
보다 본질적인 한계는 적용 공간 단위에 있다. LID/GI는 주로 개별 필지(site-scale) 또는 국지적 공간 단위의 분산형 발생원 제어(distributed source control) 기법으로, 도시 규모(city-scale)에서 유출 흐름의 공간적 분포를 재편하는 수준으로 확장되기 어렵다. 기 개발된 도심지에서는 설치 공간 확보가 제한적이며, 국내에서도 「저영향개발 기술요소 가이드라인」(ME, 2016) 등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어 있음에도 도시계획 및 개발 체계 전반에서의 실질적 적용과 연계는 여전히 미흡한 상태로 평가된다(Kang et al., 2014). 스펀지시티(Sponge City)와 같이 LID/GI를 도시 전체로 확장한 접근 역시 광역적 계획과 재정·제도 기반을 요구하므로 기 개발 도시에서의 사후적 적용에는 제약이 따른다(Wang et al., 2018).
이와 같이 LID/NbS 기반 접근은 분산형 발생원 저감과 물순환 회복에 기여하는 효과적인 패러다임이나, 도시 규모에서 유출 흐름의 공간적 집중 구조 자체를 제어 대상으로 다루는 데에는 한계를 가진다.
3.3 스마트 제어(Smart Control) 및 실시간 운영 기술(RTC)의 한계
IoT 센서, 강우 예측, 인공지능을 활용한 실시간 제어(Real-Time Control, RTC)는 기존 저류시설의 운영을 정적(static)에서 동적(adaptive)으로 전환하여 강우 이벤트에 따라 유출을 능동적으로 조절하는 기술이다(Kerkez et al., 2016). RTC는 방류 시점 조정이나 사전 방류를 통해 저류 여유 용량을 확보하고 기존 Stormwater Control Measures (SCM)의 성능을 구조적 확장 없이 향상시키는 수단으로 활용된다(Schütze et al., 2004; Xu et al., 2021). 또한 EPA SWMM과 같은 해석 모형을 통해 동적 제어 규칙을 반영한 유출 거동 분석이 가능하며(Rossman and Simon, 2022), 모델 예측 제어(MPC) 기반 접근도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RTC는 물리적 저장 용량을 증가시키지 않으며 대부분 단일 시설 또는 국지적 시스템 수준에서 운영된다. 따라서 도시 규모(city-scale)에서 유출 흐름의 공간적 분포와 집중 구조를 재구성하거나 유출 경로를 구조적으로 변화시키는 데에는 한계를 가진다.
3.4 공통 한계와 시사점
기존 도시홍수 대응 연구는 그레이 인프라, LID/GI/NbS 및 Sponge City, 실시간 제어 및 스마트 물관리, 다기능 도시공간 활용 사례 연구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그레이 인프라 연구는 구조적 배수시설의 용량 산정, 첨두유출 저감, 배제 성능 향상에 기여하였으나, 설계용량 초과 조건에서는 시설 성능 저하와 유출 집중의 한계를 가진다. LID/GI/NbS 및 Sponge City 연구는 침투, 저류, 증발산, 재이용을 통해 유출량 저감과 물순환 회복을 추구하였으나, 개별 필지 또는 국지적 공간 단위의 적용이 많아 도시 규모에서 유출 흐름의 공간적 분포를 직접 재구성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실시간 제어 및 스마트 물관리 연구는 센서, 강우 예측, 제어 알고리즘, 모형 기반 운영을 통해 기존 시설의 운영 효율을 높여 왔으나, 물리적 저류 용량 확장이나 지표면 유출 경로의 구조적 재편에는 제한적이다. 한편 Room for the River, Water Square, Floodable Park 등 다기능 도시공간 활용 사례는 도시 공간을 홍수 수용 공간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나 대부분 개별 사업 또는 설계 사례 수준에 머물러 유출 집중 구조를 계획된 침수 허용 공간으로 분기·분산시키는 공학적 개념으로 체계화되지는 못하였다.
이러한 연구 흐름을 종합하면 기존 기술은 배수 용량 확충, 발생원 유출 저감, 운영 최적화, 다기능 공간 활용이라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으나, 도시 공간 구조에 의해 형성되는 유출 집중 경로와 공간적 분포를 직접적인 설계·제어 대상으로 설정하는 데에는 공통적 한계가 있었다. 이는 단일 기술의 결함이라기보다 기존 도시홍수 대응 패러다임 전반에 내재된 구조적 특성으로 이해될 수 있다.
운영 원리와 적용 방식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기존 접근들은 공통적으로 시설 또는 지점 단위의 대응에 기반한다. 또한 설계 강우를 초과하는 조건에서는 대응 능력이 저하되거나 정체되는 공통점을 가진다. 더 근본적으로 기존 접근에서 도시 공간은 유출 발생의 배경 또는 배수 시설의 설치 공간으로 다뤄질 뿐 유출 흐름의 능동적 제어 및 재배치 요소로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였다.
따라서 향후 도시홍수 대응 연구는 개별 시설의 용량 확대나 발생원 저감뿐 아니라, 유출이 어디로 집중되고 어떤 공간으로 분산될 수 있는지를 함께 고려하는 공간 기반 접근으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 이는 기존 기술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라, 기존 기술이 충분히 다루지 못한 차원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즉, 도시 공간을 단순한 배수 또는 침투의 매개체가 아니라 유출 흐름을 분산·수용하는 능동적 제어 단위로 재해석하는 관점이 필요하다. 국제적으로 시도되어 온 흐름 분산 기반 사례들은 이러한 미해결 차원에 대한 개별 사례 수준의 시도로 이해될 수 있으며, 이를 공학적 개념으로 체계화하는 작업이 본 연구에서 정립하는 공간저류기술(SFRT)의 핵심 과제가 된다.
4. 흐름 분산 기반 사례의 재해석 및 공통 원리 도출
4.1 사례 고찰 및 분석
기존 연구 및 정책 사례에서는 홍수를 완전히 배제하기보다 도시 공간을 활용하여 일정 수준의 침수를 수용하고 피해를 저감하는 접근이 제시되어 왔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사례를 흐름 제어 방식, 침수 허용 공간, 피해 저감 메커니즘, 평시 기능 및 공간 규모의 관점에서 재해석하였다. 국제 사례는 SFRT 관점에서 분석하였으며, 국내 사례는 흐름 분산 및 공간 활용 측면에서 적용 가능성과 한계를 검토하였다. 이를 통해 흐름 제어와 공간 활용 측면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원리를 도출하였다. Table 2는 대표 사례 유형별 비교 결과를 정리한 것이다.
Table 2.
Reinterpretation of representative cases through SFRT analytical framework
4.2 국외 사례별 SFRT (Spatial Flood Retention Technology) 관점 재해석
Room for the River 사업(Fig. 2(a))은 네덜란드 Rhine, Meuse, Waal, IJssel 등 주요 하천을 대상으로 2007년 이후 추진된 국가 단위 홍수 대응 프로그램으로, 30여 곳에서 제방 이설(dike relocation), 우회 수로(bypass channel) 조성, 측면 수로 굴착, 홍수터 저감(floodplain lowering) 등이 시행되었다(Rijkswaterstaat, 2026). 핵심 메커니즘은 단일 본류로 집중되던 유량을 복수의 보조 경로와 확장된 홍수터로 분기·분산시키는 것이며, 평시 농지·자연 공간으로 이용되던 범람원은 고수위 시 홍수 수용 공간으로 전환된다. 그 결과 Waal 강 등 일부 구간에서 첨두수위가 약 35 cm 저감된 것으로 보고되었다(Panorama Solutions, 2026; Rijke et al., 2012). 이는 하천 단위의 공간적 유출 재배치 사례로 볼 수 있다.

Fig. 2.
Representative international cases of spatial flood retention at different urban scales (Sources: (a) Panorama Solutions (2026); (b) Turenscape (2011); (c) Wikimedia Commons (2026))
중국 하얼빈 Qunli 습지공원(Fig. 2(b))은 기존 습지를 도시 우수 저류 기능과 결합한 다기능 공원으로 재설계한 사례이다. 절성토 기법(cut-and-fill)을 활용해 외곽에 환형 완충지대(ring buffer) 형태의 연못-둔덕 지형(ponds-and-mounds)을 조성하고 중심부 자연 습지를 보존하였으며, 도시 우수관거를 통해 유입된 우수는 외곽 환형 완충지대에서 정화·저류된 후 중심 습지 또는 하류로 방류된다. 이 구조는 공원 면적의 약 10배 규모에 해당하는 도시 유역의 우수를 수용·완충하는 것으로 보고된다(NetZeroCities, 2026). 이는 도시 녹지 공간을 침수 수용형 저류 공간으로 재구성한 사례이다.
로테르담 Benthemplein 워터 스퀘어(Fig. 2(c))는 약 9,000 m2 규모의 도시 광장을 깊이가 다른 3개의 콘크리트 저류공간(basin)으로 재구성한 단계형 저류(tiered retention) 사례이다. 강우 시 주변 건물 옥상과 도로 표면의 우수가 광장 저류공간으로 유도되며, 가장 깊은 저류공간은 도시 개방 수계의 용량 회복 후 약 36시간 이내에 배출되어 합류식 하수관거 월류(Combined Sewer Overflow, CSO)를 저감한다. 평시에는 농구장·스케이트장 등 공공 공간으로 활용된다(de Urbanisten, 2013). 이는 도시 개방공간을 다기능 저류 인프라로 전환한 사례이다.
또한 학교 운동장, 비상업 주차장과 같은 비주거 공공 공간을 일시적 침수 허용 공간으로 활용하는 접근은 신규 시설 확보 없이 도시 내 잠재 저류 공간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러한 공간은 평시 기능을 유지하면서 홍수 시 인접 취약 지역으로 향하는 유출을 차단·수용할 수 있으며 분산형 침수 수용 전략으로 이해될 수 있다.
4.3 국내 사례의 SFRT 관점 재해석 및 적용 가능성
국내에서도 도시 공간을 활용한 홍수 저류 및 침수 저감 기법이 적용 또는 검토되어 왔다. 이들 사례는 SFRT의 공간적 재배치 개념과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지만, 특정 공간을 홍수 시 일시적 저류 또는 완충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부분적 선행 사례로 해석될 수 있다.
기 개발 도시에서는 부족한 배수관망 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대심도 빗물저류배수시설과 같은 대규모 지하 저류·배수 인프라가 도입되었다. 서울 양천구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은 국내 최초의 대심도 터널형 지하 저류·배수시설로, 저류배수터널의 총연장과 저류 가능량이 각각 약 4.5 km, 약 34.8만 m3 규모로 보고되었다(Oh et al., 2020). 이 시설은 저지대 유출을 지하 터널로 유입·저장한 후 배제하여 침수 피해를 저감한다. SFRT 관점에서는 흐름 전환 기능을 갖지만 지하 단일 대규모 시설에 집중되고 평시 다기능 도시공간으로 활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간분산형 SFRT와 구별된다.
도시 유수지, 빗물펌프장, 하천변 저류지, 천변저류지 등도 국내 도시침수 대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일부 유수지는 상부 공간이 주차장, 체육시설, 공원 등으로 활용되어 평시 도시 기능과 홍수 시 저류 기능이 결합된 형태를 보이며, 토평천 유역 천변저류지 연구에서는 홍수조절 및 생태적 효과가 분석된 바 있다(Kwak et al., 2010). 이는 하천 인접 저지대를 홍수 수용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지만 대부분 특정 배수구역 또는 하천 구간 단위로 운영되어 도시 블록 또는 유역 규모의 통합적 흐름 제어 체계로 확장되지는 못하였다.
학교 운동장, 공원, 주차장 등 공공·비주거 공간을 활용한 일시 저류 방안은 SFRT의 도시 표면 공간 활용 가능성과 직접 연결된다. Kim and Yang (2004)은 학교용지, 공원, 체육용지 등 공공공간의 저류 잠재량을 분석하고 홍수재해 저감과 빗물이용 측면의 활용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공간은 평시 본래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홍수 시 얕은 침수 또는 일시 저류를 통해 인접 취약지역으로 향하는 유출을 차단·완충할 수 있다.
앞서 검토한 국내 사례들은 공간 기반 저류와 기능 전환의 가능성이 부분적으로 존재함을 보여준다. 그러나 대부분 개별 시설 또는 부지 단위에 머물러 있으며 유출 집중 경로를 분석하여 피해 민감도가 낮은 다수 공간으로 분기·분산시키는 통합적 설계 체계로 발전하지는 못하였다. 또한 침수 허용 공간의 지정 기준, 운영 책임, 기능 전환 절차, 이용자 안전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실제 적용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국내 적용을 위해서는 기존 유수지, 대심도 저류시설, 하천변 저류지, 학교·공원·주차장 등을 도시 유출 흐름의 공간적 재배치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연결하는 SFRT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
4.4 사례 기반 공통적 흐름 제어와 공간 활용 원리 도출
사례 분석 결과 공통 원리는 흐름 제어, 공간 활용, 피해 저감, 기능 전환의 네 측면으로 정리된다. 흐름 제어 측면에서는 유출을 단일 경로로 집수·이송하는 대신 복수 경로로 분기·우회·분산시켜 특정 지점으로의 집중을 완화한다. 공간 활용 측면에서는 피해 민감도가 낮은 도시 공간을 사전에 선별하여 일정 수준의 침수를 허용함으로써 유출을 수용한다. 피해 저감 측면에서는 유출의 공간적 확산을 통해 침수심과 유속을 감소시키고 피해 강도를 완화한다. 기능 전환 측면에서는 동일 공간이 평시와 홍수 시에 상이한 기능을 수행하는 이중 기능 구조를 가진다.
이러한 공통 원리는 기존 도시홍수 대응 기술의 유출 제거·감소 중심 접근을 보완하여 유출 흐름의 공간적 분포와 경로를 도시 규모에서 재배치·제어하는 방향으로 적용 차원을 확장한다. 따라서 사례 기반으로 도출된 흐름 분기·분산, 선별적 침수 허용, 피해 강도 완화, 평시-홍수시 기능 전환은 공간저류기술(SFRT)의 개념 정의와 수문학적 기반을 구성하는 핵심 원리로 이해될 수 있다.
5. 공간저류기술(SFRT)의 개념 정립 및 이론적 기반
5.1 공간저류기술(SFRT)의 정의
흐름 분산 기반 사례의 공통 원리를 토대로 본 연구에서는 공간저류기술(Spatial Flood Retention Technology, SFRT)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공간저류기술은 도시 지표면에서 발생하는 유출 흐름의 공간적 분포를 제어하여 특정 취약 지점으로의 유출 집중을 완화하고, 사전에 계획된 침수 허용 공간으로 유출을 분산·저류함으로써 침수면적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침수심, 유속 및 피해 강도를 저감하는 도시홍수 관리 개념 및 설계 접근이다.
이 정의는 기존 도시홍수 대응 기술이 유출량의 감소 또는 신속한 배제를 주된 제어 대상으로 삼는 것과 달리, 유출 흐름의 공간적 분포 자체를 설계 및 제어 대상으로 설정한다는 점에서 개념적 차별성을 가진다. Fig. 3은 이러한 차이를 개념적으로 나타낸다. CTD 방식에서는 유출이 단일 경로로 집중되어 취약 지점에서 깊은 침수와 비선형적 피해 증폭이 발생하는 반면, SFRT에서는 동일한 총 유출 체적을 복수 공간으로 분산시켜 단위 공간당 침수심을 낮추고, 그 결과 피해 강도를 완화하는 구조를 형성한다. 이러한 면적-수심-피해 관계는 다음 절에서 수문학적 관계식으로 개념화할 수 있다.
5.2 공간저류의 수문학적 기반: 피해 저감 메커니즘
도시홍수 피해는 단순한 침수 여부가 아니라 침수심(depth), 유속(velocity), 지속시간(duration), 공간별 노출 및 취약도(exposure and vulnerability)에 의해 결정된다(Merz et al., 2010). 일반적으로 침수 피해는 침수심에 대해 비선형적으로 증가하는 특성을 가지며, 이는 depth-damage function으로 표현된다.
동일한 총 유출 체적 조건에서 침수 면적 와 평균 침수심 사이에는 Eq. (1)과 같은 근사 관계가 성립한다.
이 관계는 공간적으로 균일한 침수심을 가정한 개념적 근사로, 실제 도시 침수에서 나타나는 국지적 수심 변동을 직접 반영하지는 않는다. 다만 동일한 총 유출 체적 조건에서 침수 면적과 평균 침수심 간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한 이론적 단순화로 활용된다. 실제 총 피해는 공간별 침수심, 노출 및 취약도에 따라 달라지지만, 본 연구에서는 SFRT의 개념적 피해 저감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평균 침수심에 기반한 단순화된 피해 함수를 적용하였다.
이때 피해 함수 가 의 비선형 증가 특성을 가진다고 가정하면, 총 피해 는 Eq. (2)와 같이 표현된다.
Eq. (2)는 동일한 총 유출 체적 조건에서 평균 침수심 가 감소할수록 총 피해 가 비선형적으로 감소함을 보여준다. 즉, 좁은 면적에 유출이 집중되면 침수심 증가로 피해가 증폭되는 반면, 넓은 면적으로 분산되면 단위 공간당 침수심이 감소하여 피해가 완화된다. 이러한 관계는 Fig. 3에서 제시한 CTD의 이분법적 반응(binary response)과 SFRT의 연속적 반응(continuous response)의 차이를 설명하는 수문학적 근거가 되며 공간저류기술의 피해 저감 원리를 뒷받침한다.
5.3 공간저류기술 적용 조건 및 한계
공간저류기술의 적용을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분산 대상 공간은 주거지, 상업지, 주요 기반시설과 같은 고위험 공간이 아니라 피해 민감도가 낮은 공간으로 선정되어야 한다. 둘째, 침수는 보행자 안전을 고려한 수리 조건을 만족해야 하며, 특히 침수심과 유속의 조합이 인체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Jonkman and Penning-Rowsell, 2008). 셋째, 유출 분산은 공간 간 연속성과 유출 경로의 연결성을 기반으로 해야 하며, 단절된 공간의 저류는 효과적인 분산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넷째, 분산된 유출은 기존 배수체계와 연계되어야 하며, 하류 관거 시스템의 용량 초과를 유발하지 않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따라서 공간저류기술은 일괄적 해법이 아니라 도시 구조, 공간 이용 및 위험 분포에 따라 적용 가능성이 달라지는 조건부 개념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5.4 기존 도시홍수 관리 패러다임과의 비교
Table 3은 공간저류기술(SFRT)을 기존 집중형 배제(CTD) 패러다임 및 자연 기반 해법(NbS) 접근과 비교한 것이다. 세 패러다임은 도시홍수 피해 저감이라는 목표를 공유하지만 제어 대상과 작동 원리에서 차이를 가진다. CTD는 유출의 신속한 배제와 침수면적 최소화를, NbS는 발생원 단계의 유출 저감과 물순환 회복을 중심으로 한다. 이에 비해 SFRT는 유출 흐름의 공간적 분포 자체를 설계 대상으로 설정하고 계획된 공간에 일정 수준의 침수를 허용함으로써 점진적·연속적 응답을 형성한다.
특히 SFRT의 “저류”는 기존 저류 개념과 구별된다. 기존 저류시설은 지하저류조·유수지 등 특정 지점에 집중된 대규모 시설로 운영되는 반면, SFRT는 도시 표면에 분산된 다수의 중소규모 공간을 활용하며, 평시에는 본래 도시 기능을 수행하고 홍수 시에만 저류 기능으로 전환된다. 또한 도로 경사, 연석 개구부, 도류벽 등 지표면 구조를 활용하여 유출 흐름을 유도한다. 이러한 비교는 SFRT가 기존 패러다임을 대체하는 독립 기술이 아니라 유출 흐름의 공간적 분포를 새로운 제어 대상으로 확장하여 기존 접근을 보완하는 통합적 설계 관점임을 보여준다.
Table 3.
Comparison of SFRT with existing urban flood management paradigms
6. 공간저류기술(SFRT) 적용 프레임워크
6.1 적용 공간 유형 분류
SFRT는 도시 내 다양한 공간에 적용될 수 있으며, 적용 방식은 공간의 물리적 특성, 토지 이용, 피해 민감도 및 기능 회복 가능성에 따라 달라진다. 이 관점에서 도시 공간은 유출을 배제하는 배경이 아니라 저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잠재적 공간으로 재해석될 수 있다. Fig. 4는 유출 집중 경로 파악(Step 1), 피해 민감도 기반 공간 분류(Step 2), 흐름 제어 구조 설계(Step 3), 분산 저류 운영(Step 4), 피해 강도 저감(Step 5)으로 이어지는 SFRT 적용 흐름을 제시한다.
본 연구에서는 기존 사례와 도시 공간 구조를 고려하여 Table 4와 같이 SFRT 적용 공간을 하천·수변(Type A), 공원 및 녹지(Type B), 도로 및 광장(Type C), 공공·체육시설(Type D)로 구분하였다. 각 유형은 허용 침수심, 적용 방식, 배수체계 연계 및 기능 회복 조건이 다르므로 자연배수, 우수관거, 지하배수 또는 저류시설과의 연결성과 홍수 후 유지관리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특히 Type C와 D 공간은 향후 격자 기반 분석을 통해 교차로, 말단도로, 저지대 등으로 세분화되어 유출 흐름 제어 단위로 활용될 수 있다.
Table 4.
Classification of applicable space types for SFRT
Allowable inundation depth values are indicative ranges based on human stability considerations and international practices (Jonkman and Penning-Rowsell, 2008). They should be adjusted according to local design standards, hydraulic conditions, land use, and site-specific risk levels.
6.2 SFRT 설계 원칙
기존 사례 분석과 도시 수문학적 개념을 종합하면 SFRT 적용을 위한 설계 원칙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6.2.1 유출 집중 경로의 사전 파악
SWMM, MIKE FLOOD 등 이중 배수체계 모형 또는 GIS 기반 DEM 분석을 활용하여 주요 유출 경로와 반복 침수 지점을 도출하고, 이를 흐름 분기 및 분산 위치 결정의 기초 자료로 활용한다.
6.2.2 피해 민감도 기반 공간 분류
침수 대상 공간은 토지 이용 및 피해 함수(depth-damage function)에 기반하여 고위험 공간과 침수 허용 가능 공간으로 구분하며, 이는 SFRT 적용의 전제가 된다(Merz et al., 2010).
6.2.3 허용 침수 기준 설정
공간 유형별 허용 침수 수준을 설정하되, 보행자 안전 기준은 약 0.3 m 이하, 차량 통행 가능 수준은 약 0.5 m 이하를 개략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다만 이는 Jonkman and Penning-Rowsell (2008)의 인체 안정성 분석을 참고한 수준으로 실제 적용 시 국내 기준 및 현장 조건에 따라 조정되어야 한다. 또한 침수심과 유속의 조합, 신체 크기 등 사용자 특성에 따라 허용 가능한 임계값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어린이 등 취약 집단을 고려한 차등 안전 기준 설정이 필요하다(Milanesi et al., 2015).
6.2.4 흐름 분기 및 유도 구조 설계
유출 흐름을 분산 저류 공간으로 유도하기 위해 도로 경사 조정, 연석 개구부, 도류벽(guide wall), 분기 구조물 등의 물리적 제어 요소를 설계하되, 평상시 도시 기능을 저해하지 않도록 계획한다.
6.2.5 기능 회복 시간 고려
분산 저류 공간은 홍수 종료 후 일정 시간 내 원래 기능으로 복귀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 자연 배수 또는 보조 배수 시스템을 병행해야 한다.
6.2.6 시민 안전 및 접근 제어
침수 발생 시 해당 공간으로의 접근을 제한하기 위해 경보 시스템, 물리적 차단 장치, 스마트 알림 체계 등을 구축한다.
6.2.7 기존 배수체계와의 연계
SFRT는 기존 배수체계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구조로 적용되며, 강우 강도에 따라 배제와 분산 저류가 병행되는 이중 배수체계(dual drainage system)를 형성한다. 이때 자연배수, 우수관거, 지하배수, 펌프장 또는 저류시설과의 연계 조건을 검토하여 분산된 유출이 하류 배수체계의 부담을 증가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
6.2.8 평시 활용 및 사회적 수용성
저류 공간은 평시에도 공원·광장·체육시설 등 도시 기능을 유지하도록 계획되어야 하며, 홍수 시 일시적 저류 공간으로 전환될 수 있음을 이용자가 인지할 수 있는 안내 체계가 필요하다. 또한 침수 허용 공간의 선정과 운영 기준은 지역 주민과 시설 관리자 등 이해관계자의 참여 및 사회적 수용성을 기반으로 설정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설계 원칙은 차단(Blockage), 우회(Diversion), 저류(Storage)의 기본 흐름 제어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하며, 향후 격자 단위 유출 전환 규칙 및 가동형 제어 구조 설계로 확장될 수 있다.
6.3 기대 효과 및 상충 관계
SFRT는 유출 흐름의 공간적 분산을 통해 침수심과 유속을 감소시키고 피해 강도를 저감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또한 도시 공간을 다기능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추가적인 대규모 저류시설 없이 홍수 대응 기능을 구현하고, 강우 강도 증가에 따라 분산 범위를 확장하는 점진적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기대 효과와 상충 관계는 Table 5와 같이 침수 저감, 대응 유연성, 공간 활용, 기존 인프라 보완, 경제성 및 제도적 측면에서 나타난다. 다만 SFRT는 피해 강도 저감을 위해 침수 공간을 의도적으로 확대하는 특성을 가지므로 공간 이용 제한과 시민 수용성 문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기술적 성능과 사회적 수용성 간의 균형을 고려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Table 5.
Expected effects and trade-offs of SFRT application
6.4 적용 한계 및 위험 요소
SFRT 적용에는 다음과 같은 한계가 존재한다. 우선 정량적 검증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침수 저감 효과와 유출 변화에 대한 수치모형 기반 분석이 필요하다. 또한 적용 가능 공간은 도시 구조에 따라 제한되며, 특히 고밀도 도시에서는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 극한강우 시에는 분산 저류 공간의 포화로 인해 예상치 못한 침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사회적 측면에서는 침수 허용 개념에 대한 주민 수용성이 중요한 제약으로 작용하며, 운영 측면에서는 분산된 공간의 관리 주체가 상이하여 통합 유지관리 체계 구축이 요구된다. 이는 공원·도로·체육시설 등 서로 다른 운영 주체 간 역할 분담, 책임 범위 조정, 평시·홍수시 운영 전환 절차의 통합 관리를 포함한다. 다만 침수 허용 공간의 세부 운영규칙, 이용자 안내 방식, 관리주체 간 책임 분담, 취약계층별 안전 기준은 대상지의 공간 구조, 이용 특성 및 위험도에 따라 달라지므로, 본 연구에서는 개념적 고려사항으로 제시하고 향후 실증 연구에서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 또한 현행 제도에서는 SFRT 적용을 위한 명시적 근거가 부족하므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6.5 향후 연구 방향
본 연구에서 제시한 SFRT 개념 및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후속 연구는 공간 분석, 구조 설계, 수치 검증, 현장 실증, 정책 평가 단계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 격자 기반 공간 분석을 통해 유출 집중 구조와 제어 가능 공간을 정량적으로 도출하고 차단·우회·저류 원리에 기반한 흐름 제어 구조 설계를 공학적으로 정립해야 한다. 또한 SWMM, MIKE FLOOD 등 모형을 활용한 정량적 검증과 실제 도시 대상의 실증 연구가 병행되어야 하며 기존 대안과의 비용-편익 비교 및 정책적 적용 가능성 평가도 요구된다.
특히 SFRT의 적용 타당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다음 항목이 우선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첫째, 동일한 총 유출 체적 조건에서 침수 면적의 의도적 확대가 실제 피해 강도 저감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정량적 검증이 필요하다. 둘째, 의도적 침수 허용 공간의 안전 기준은 침수심·유속 조합에 따른 인체 안정성과 사용자 특성을 함께 고려하여 설정되어야 한다. 셋째, 분산 저류 운영이 기존 배수체계와 연계될 때 하류 관거 부담을 증가시키지 않는지에 대한 수문학적 검토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시범지구 실증, 주민 수용성 평가, 이해관계자 참여 기반 운영규칙 수립, 통합 유지관리 체계 검토, 취약계층 안전 기준 구체화 및 설계 기준화를 위한 후속 연구가 단계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7. 결 론
본 연구는 기존 도시홍수 대응 기술의 구조적 한계를 고찰하고 도시 내 유출 흐름의 공간적 분포를 제어하는 공간저류기술(Spatial Flood Retention Technology, SFRT)의 개념을 정립하였다. 기존 집중형 배제(CTD) 방식은 이진 응답(Binary Response), 유출 집중 구조 강화, 비용 및 공간 제약 등의 한계를 가지며, 자연 기반 해법(NbS)과 스마트 제어 기술 역시 도시 규모에서 유출 흐름의 공간적 분포를 직접 재편하는 데 제약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사례 분석을 통해 Room for the River, Floodable Park, Water Square 등 흐름 분산 기반 접근이 유출의 공간적 재배치를 통해 침수 피해를 완화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SFRT를 유출 집중을 완화하고 분산 저류를 통해 침수심과 피해 강도를 저감하는 도시홍수 관리 개념으로 정의하였다.
또한 본 연구는 수문학적 피해 저감 메커니즘, 적용 공간 유형 분류, 설계 원칙을 포함하는 개념적 프레임워크를 제시하였다. SFRT는 유출량 감소 자체보다 유출 흐름의 공간적 재배치를 통해 피해 구조를 변화시키는 접근으로, 기존 도시홍수 대응 전략을 보완하는 통합적 설계 관점을 제공한다.
다만 SFRT의 실제 적용을 위해서는 통합 유지관리 체계 구축과 함께 침수 면적 확대에 따른 피해 저감 효과의 정량적 검증, 침수 허용 공간의 안전 기준 설정, 기존 배수체계 연계 시 하류 부담 검토가 필요하다. 이러한 과제는 수치모형 분석, 현장 실증, 주민 수용성 평가 및 제도적 기준 마련을 통해 단계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본 연구에서 제안한 SFRT 개념과 프레임워크는 도시홍수 대응 전략을 확장하는 공학적 접근으로서, 향후 도시 물관리 설계 및 정책 수립에 활용될 수 있는 기초 개념을 제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