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2. 가상시나리오의 구성
2.1 대상 태풍의 선정
2.2 태풍의 합성
3. 수치해석법
3.1 ADCIRC 모델
3.2 수치해석 조건
3.3 수치모델의 검증
4. 수치해석결과
4.1 폭풍해일고의 공간분포
4.2 지점별의 최대 폭풍해일고
4.3 폭풍해일의 파형 분석
5. 토 의
6. 결론 및 고찰
1. 서 론
기후위기로 인한 평균 해수면 상승과 해수 온도의 증가는 태풍의 규모와 강도를 증가시키고 있다. 한국기상청이 제공한 1951-2023년 태풍 자료를 분석한 결과, Fig. 1처럼 태풍 발생 수는 감소했지만,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 수는 평균 3.25개로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1980년대부터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의 비율이 점진적으로 증가했으며, 2000년대 이후 그 상승 폭이 더욱 커졌다. 이러한 변화는 근미래에 슈퍼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하며, 다음의 관련 연구들은 이러한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Wu et al. (2005)는 1965년부터 2003년까지 동아시아에 영향을 미친 태풍 경로를 분석한 결과, 지난 40년 동안 서태평양의 태풍 경로가 서쪽으로 크게 이동했음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이로 인해 동아시아, 특히 한반도에 대한 태풍의 영향은 증가한 반면, 남중국해 지역의 태풍 영향은 감소했다. 이러한 경로 변화는 서태평양 아열대 고기압의 서쪽 확장과 강화에 따른 태풍 이동 속도의 변화 때문으로 분석된다. Kossin et al. (2013)은 1982년부터 2009년까지의 위성 데이터를 분석해 열대성 저기압의 발생 위치가 점차 적도에서 멀어지고 있음을 발견했다. 이는 기후변화로 인해 태풍이 한반도와 더 가까운 해역에서 발생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각 지역에서 열대성 저기압의 최대 강도가 증가하는 경향도 확인됐다. 특히 북대서양에서는 강도 증가가 두드러졌다. Mei et al. (2015)는 1951년부터 59년간의 북서태평양 태풍 데이터를 분석하여 저위도 북서태평양의 해양 온도 상승이 태풍 강도 증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해양 상층부의 온도가 높을수록 태풍 강도가 더 빠르게 증가해 최근 지구 온난화 정체기에도 평균 태풍 강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또한, 중위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RCP 4.5)에 따르면, 2100년까지 평균 태풍 강도가 추가로 1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Choi and Kim (2007)은 1951년부터 2004년까지 한반도에 상륙한 열대저기압의 기후적 특성을 분석한 결과, 1980년대 후반부터 상륙 빈도와 강도가 급격히 증가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열대폭풍 이상의 강한 태풍의 빈도가 크게 늘었으며, 최근에는 태풍의 경로가 한반도 남해안으로 이동하고 상륙 지점이 동남쪽으로 변화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는 엘니뇨-남방 진동(El Nino-Southern Oscillation, ENSO)의 영향이 태풍 활동에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한반도 상륙 태풍과 ENSO의 관계는 분석되지 않았다. Choi et al. (2011)은 ENSO가 한반도에 상륙하는 열대저기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ENSO 단계에 따른 상륙 빈도 차이는 없었으나, 니노-3.4 지수 감소에 따라 상륙 경로가 북쪽으로 이동했다. 중립 ENSO 단계에서는 북서태평양 아열대 고기압이 서쪽으로 확장되어 열대저기압이 중국 대륙을 거쳐 한반도에 상륙하는 경향을 보였다. Goh and Chan (2012)은 1965년부터 2005년까지 한국과 일본 연안에 영향을 미치는 열대저기압의 수를 예측하는 요인을 분석했다. 그 결과, ENSO가 중요한 역할을 하며, 엘니뇨 시기에는 더 많은 열대저기압이, 라니냐 시기에는 적은 열대저기압이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Lin and Chan (2015)은 1993년부터 2012년까지의 태풍파괴력 지수 PDI (Power Dissipation Index)가 약 35% 감소했음을 보고했는데, 이는 태풍의 강도와 해양 온도가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발생한 현상이다. 태풍 발생 빈도와 지속시간이 줄어든 것이 강도 증가의 영향을 상쇄한 것으로 분석되며, 지구 온난화 시나리오에서도 유사한 경향이 나타났다. Na and Jung (2020)은 1954년부터 2019년까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 가을 태풍의 특성을 세 기간으로 나누어 분석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태풍 빈도는 감소했으나, 9-10월 태풍 발생 빈도는 2002년 이후 급격히 증가했다. 또한, 2011년 이후 강풍의 범위가 계속 확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Park (2022)는 1980년부터 42년간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한 태풍 자료를 분석하여 태풍 발생 수는 미미하게 감소했으나,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의 비율은 점차 증가한 것으로 확인했다. 또한,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의 최대풍속이 증가하고 있으며, 해수 온도 상승으로 인해 슈퍼태풍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강조했다.
태풍은 강력한 비바람뿐만 아니라, 저기압에 의한 해수면 상승(폭풍해일)과 바람에 의한 해면 마찰로 발생하는 고파랑을 동반한다. 기후위기로 인해 태풍의 규모와 강도가 커지면서, 연안 지역에 막대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을 위한 연구가 국내에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Moon et al. (2007)은 태풍 내습 시 연안 피해를 신속하게 예측하기 위해 과거 태풍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상시나리오를 구성하고, 주요 태풍 변수에 따른 폭풍해일과 침수범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이 연구는 마산 지역에 가상 태풍 시나리오를 적용해 수치 모델을 검증하고, 실제 태풍과 비교하여 침수 예측 방법의 타당성을 평가했다. Kang et al. (2008)은 서남해안과 제주 해역에서 태풍 루사(0215)를 활용하여 해수면 상승과 폭풍해일고 변화를 분석한 결과, 서남해안에서 평균 해수면 상승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고, 목포와 제주 지역에서 고조위 발생 가능성이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특히 목포 해역은 방조제 건설 이후 고조위 위험이 더욱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Kang et al. (2009)은 태풍 매미(0314)를 직선화한 가상태풍을 이용하여 경남 해역의 폭풍해일고 변화를 분석한 결과, 마산과 통영 해역에서 지형적 요인으로 인해 높은 해일고가 발생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마산 해역에서는 최대 2.5 m의 해일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었으며, 기압에 의한 수위 상승 효과가 바람보다 더 크게 작용했다. Hur et al. (2008)은 슈퍼태풍 베라, 허리케인 카트리나, 태풍 두리안을 한반도에 적용해 태풍 매미와 폭풍해일을 비교한 결과, 두리안과 베라는 매미(Hur et al., 2006a; 2006b)보다 1.5-2배, 카트리나는 4배 이상의 폭풍해일고를 기록했다. Yoon et al. (2012)은 IPCC 4차 보고서의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적용해 동북아 해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대 가상 태풍의 폭풍해일고를 추산한 결과,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할수록 더 큰 폭풍해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Cho et al. (2013)은 충남 보령시를 대상으로 가상 태풍 시나리오를 작성해 범람 범위를 산정했으며, 과거 태풍과 동일한 강도의 태풍이 보령에 내습할 경우를 분석했다. Na et al. (2018)은 Delft-3D 모델을 이용해 기후변화로 발생 빈도와 강도가 증가한 태풍 시나리오에 따른 폭풍해일 범람을 모델링했다. 연구 결과, 남해안을 내습하는 극한의 태풍이 가장 넓은 범위의 침수와 높은 침수 심도를 보였다. Kim and Suh (2019a)은 TCRM을 이용해 역사적인 태풍 경로와 중심기압을 기반으로 176,689개의 합성 태풍을 생성해 폭풍해일을 분석했다. Kim and Suh (2019b)는 서남해안의 인천, 군산, 목포, 서귀포에서 여름철 태풍 해일과 월파범람의 취약성을 분석했으며, 여름철 해수면 상승과 조석 변화로 2090년까지 월파범람 위험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Kim et al. (2019a)은 태풍과 폭풍해일의 상호의존성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Bayesian 기법을 기반으로 Poisson-GP (Generalized-Pareto) 폭풍해일 빈도해석 기법을 개발해 해안지역 설계에 기여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시했다. Eum et al. (2020)은 TCRM을 이용해 가상 태풍을 생성하고 인공지능 예측 모델을 개발해 기존 수치 모델보다 효율적이고 빠른 폭풍해일 예측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Park and Park (2021)은 ADCIRC (Advanced CIRCulation) 모델을 통해 태풍 이동속도와 폭풍해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남해안에서 태풍 속도가 빠를수록 폭풍해일이 급격히 증가하는 반면, 속도가 느리면 완만하게 증가한다고 보고했다. Kim et al. (2021)은 여름철 해수면 상승과 폭풍해일이 연안 저지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해수면 상승이 두드러진 8-9월에 침수 위험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외에서도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가상시나리오 기반의 연구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McInnes et al. (2003)은 호주 북동부 케언즈 해안을 대상으로, 열대성 저기압 발생 빈도와 강도를 통계 모델과 첨단 폭풍해일 모델을 결합해 분석하는 기법을 적용했다. 이 연구는 현재와 온실가스 증가 시나리오에서 열대성 저기압으로 인한 폭풍해일을 모의하고, 50년, 100년, 500년, 1000년 주기의 해수면 상승을 예측했다. 특히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기후변화로 인해 해수면 상승과 열대성 저기압 강도의 증가가 더 큰 홍수를 초래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Weisberg and Zheng (2006)은 FVCOM (Finite Volume Coastal Ocean Mode)을 사용해 플로리다 탬파만 인근의 폭풍해일 반응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허리케인의 이동 속도, 상륙 지점, 접근 방향 및 강도가 해일 발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만 지형에서는 허리케인이 천천히 이동할수록 해일이 더 크게 발생하는 경향이 있으며, 강도와 풍향에 따라 해일 규모가 달라진다. Vecchi et al. (2008)은 대서양의 해수면 온도 상승이 허리케인의 강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으며, 2100년까지 허리케인의 파괴력이 약 30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연구는 온실가스 증가와 해수면 상승이 폭풍해일 위험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음을 시사했다. Needham et al. (2012)은 미국 멕시코만 해안에서 111년(1900-2010) 동안 발생한 열대성 저기압의 폭풍해일 관측 자료를 근거로 멕시코만 폭풍해일을 10개의 하위 지역으로 구분했다. 각 지역에 대해 SRCC (Southern Regional Climate Center) 선형 회귀 방법을 사용해 10년, 25년, 50년, 100년 빈도에 해당하는 해일 수준을 계산했으며, 남동부 루이지애나/미시시피 지역은 각 빈도에서 가장 높은 해일을 나타내고, 10년 빈도에서는 2.72 m, 100년 빈도에서는 7.67 m로 추산되었다. Zachry et al. (2015)은 미국 동부 및 걸프 해안 27개 유역에서 발생하는 폭풍해일과 침수 위험을 SLOSH (Sea, Lake, and Overland Surges from Hurricanes) 모델을 이용해 평가했다. 수만 개의 가상 허리케인을 바탕으로 지역별 폭풍해일 위험을 시각화했으며, 플로리다주 인구의 40%가 위험에 처해 있고 약 2200만 명이 해일에 취약하다고 보고했다. Knutson et al. (2015)은 CMIP5(Coupled Model Intercomparison Project Phase 5) 데이터를 기반으로 열대성 저기압 강도 변화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21세기 말까지 열대성 저기압의 평균 강도가 약 4.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강도 증가는 폭풍해일 위험도를 높일 것으로 분석되었다. Arnell et al. (2016)은 IPCC의 배출 시나리오 A1B에 따른 해수면 상승과 사회경제적 발전이 미래 폭풍해일로 인한 사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 기후변화가 폭풍해일로 인한 사망 위험을 증가시킬 것이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Díaz-García et al. (2020)은 멕시코 Terminos Lagoon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이 폭풍해일과 침수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FVCOM과 WRF (Weather Research & Forecasting Model)를 사용한 수치 모의 결과, 해수면 상승으로 침수범위가 기존보다 최대 2,152 km2까지 확장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Johnson and Gharehtoragh (2023)은 2020년을 기준으로 2030년부터 2070년까지 10년 단위 해수면 상승률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ADCIRC 모델을 이용해 폭풍해일고 변화를 연구했다. 기계 학습을 활용해 해수면 상승률과 지형 변화를 반영한 폭풍해일 예측 모델을 개발했으며, 90개의 폭풍 사례와 94,000여 지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예측 모델은 기존 ADCIRC 모의값과 높은 일치도를 보였고 연간 초과 확률 분포에서도 정확도가 높았다. Jewson (2023)은 열대성 저기압의 빈도와 강도 변화를 예측한 연구로써 지구의 평균 기온이 2°C 상승할 경우, 허리케인 강도의 해안 상륙 빈도가 최대 16% 증가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북서태평양 지역의 한반도 구역(South Korea+)에 대한 과거 열대성 저기압의 분석에서는 최대강도와 상륙강도 간에 차이가 큰 경향이 나타났다. 기후변화가 열대성저기압 활동이 활발한 북서태평양 지역에서 상륙 시 강도가 증가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이는 해안 지역의 폭풍해일 및 침수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암시한다. IPCC 6차 보고서에서는 새로운 사회경제 경로(Shared Socioeconomic Pathways, SSP) 시나리오를 도입하여 기후변화의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 SSP 시나리오는 기존의 RCP 시나리오보다 더 세부적으로 사회적, 경제적 요인을 포함하며, 기후변화가 해수면 상승과 폭풍해일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는 데 중요한 틀을 제공한다(IPCC, 2021). 이러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한 연구는 폭풍해일의 미래 위험성을 평가하고 적응 전략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기존 연구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가상시나리오를 구성하여 폭풍해일의 영향을 검토하였다면, 본 연구에서는 과거 태풍의 상륙 시점만 달라지더라도 그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새로운 방식으로 시나리오를 구성한다. 태풍에 의한 폭풍해일의 특성은 단순히 규모와 강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경로와 상륙 시점에 따라 큰 차이를 나타낸다. 태풍이 연안에 도달하는 시점에서 발생하는 조석과의 상호작용은 폭풍해일의 강도를 증폭시키거나 반대로 완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지형적 요인뿐만 아니라 상륙 시점이 폭풍해일 발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태풍의 발달, 성숙, 소멸 단계에 따라 연안 지역이 받는 피해는 다르게 나타나며, 이는 태풍 시나리오 구성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의미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과거 한반도에 큰 피해를 안긴 태풍 사례를 바탕으로 다양한 상륙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이들의 상륙 시점을 반영한 폭풍해일 모의를 수행한다. 특히, 다양한 상륙 시점을 고려한 합성 태풍 내습 시 발생하는 최대 폭풍해일고, 폭풍해일 시간파형의 체적, 그리고 해일의 지속시간 등을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또한, 이러한 가상시나리오의 태풍이 지역별 폭풍해일과 월파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한다. 이를 위해 폭풍해일 모의에 널리 사용되는 ADCIRC 모델을 활용한다. 과거 태풍 기반 시나리오가 연안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폭풍해일의 피해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조사한다. 이를 통해 폭풍해일의 특성과 지역적 취약성을 분석함으로써 향후 태풍으로 인한 피해 예측과 대응 전략 수립에 기여하고자 한다.
2. 가상시나리오의 구성
2.1 대상 태풍의 선정
1945년부터 현재까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 태풍 중 규모와 강도 면에서 상위에 해당하며, 한반도를 직접 강타하여 기록적인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초래한 대표적인 태풍들을 선정한다. 본 연구에서 선정한 대상 태풍은 태풍 사라(5914), 매미(0314), 힌남노(2211)이다.
태풍 사라는 1959년에 한반도를 강타하여 당시 한국에 기록적인 인명 피해와 막대한 재산 피해를 남긴 대표적인 사례로, 역사적으로 큰 영향력을 미친 태풍이다. 사라는 강력한 비바람과 함께 폭풍해일을 동반하여 연안 지역을 중심으로 큰 피해를 유발한 바 있다. 태풍 매미는 2003년 한반도를 강타하여 동남해안에 심각한 피해를 주었다. 강력한 폭풍해일과 최대풍속을 기록하면서 수많은 사상자와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야기했다. 이는 연안 지역의 지형적 특성과 태풍의 경로가 결합해 해일 피해를 극대화시킨 대표적인 사례로, 이후 연안 방재 연구에서 자주 다루어져 왔다. 태풍 힌남노는 2022년에 발생한 비교적 최근의 태풍으로, 전형적인 위험 경로를 나타내며 한반도를 강타한 사례이다. 이 태풍은 현대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태풍 강도 증가의 영향을 종합적으로 보여준다.
2.2 태풍의 합성
폭풍해일 모의를 위한 가상시나리오의 구성에서는 두 가지 주요 조건을 고려한다. 첫째, 조석의 영향을 배제하여 순수한 태풍에 의한 해일의 효과를 평가한다. 둘째, 한반도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태풍 매미의 경로를 적용한다. 이러한 조건을 바탕으로 Table 1에 제시된 S1, S2, S3 시나리오에 따라 각각의 태풍을 합성한다. S1은 대상 태풍이 실제로 상륙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고, S2는 최저 중심기압이 발생한 시점을, S3는 최대풍속에 도달한 시점을 기준으로 태풍 정보를 각각 시프팅하여 상륙 상황을 가정한다. 참고로 Tables 2 and 3, Fig. 2에서 P5는 상륙 시점을 나타낸다.
Table 1.
Scenario | Landfall time of typhoons |
S1 | At the point of the actual event |
S2 | At the point of lowest central pressure |
S3 | At the point of maximum wind speed |
Table 2.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 JTWC (Joint Typhoon Warning Center)에서 제공한 태풍 데이터를 활용한 각 시나리오의 세부 정보(중심기압(), 1분 평균 최대풍속(), 최대풍속반경())는 Table 2, 태풍의 이동 좌표(위도와 경도)는 Table 3에 각각 나타낸다. 본 연구에서 논의의 기준이 되는 시나리오 Maemi-S1은 Fig. 2(a)처럼 태풍 매미의 실제 정보를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또한, 같은 방식으로 태풍 사라에 대해 가상시나리오를 적용한 Sarah-S1, Sarah-S2, Sarah-S3는 Figs. 2(b)~2(d)에 각각 도시한다. 한편, 태풍 매미와 힌남노는 최저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이 동일한 시간에 발생하였기 때문에, Table 2에서 Maemi-S2/S3과 Hinnamnor-S2/S3으로 표기한다.
3. 수치해석법
폭풍해일 모의에 주로 사용되는 범용성 높은 모델로는 ADCIRC, Delft3D, SLOSH, FVCOM 등이 있다. Delft3D는 3차원 수치 모델로, 해양 순환, 침수, 퇴적물 이동 등 연안 지역의 복잡한 물리적 변화를 모사하는 데 유용하다. SLOSH는 허리케인으로 인한 폭풍해일을 빠르게 예측하는 데 특화된 모델로, 간단한 계산 구조와 빠른 실행 속도를 제공한다. FVCOM은 유한체적법을 기반으로 복잡한 해안선과 다양한 수리학적 현상을 정밀하게 구현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사용하는 ADCIRC는 유한요소법(Finite Element Method, FEM)을 기반으로 고유한 격자 유연성을 제공하여, 복잡한 해안선과 다양한 수심 조건을 정밀하게 재현할 수 있다. 또한 특정 지역에 고해상도 격자를 집중 배치해 대상 지역의 상세한 지형적, 물리적 특성을 반영할 수 있다. 병렬 계산 기능을 통해 대규모 영역에서의 시공간적 해양 현상도 효율적으로 모의할 수 있다.
3.1 ADCIRC 모델
본 연구에서 폭풍해일 모의에는 ADCIRC ver. 55을 사용하며, 2차원 및 3차원으로 연안과 해양에서 발생하는 조석, 폭풍해일, 지진해일 등 장주기성 해양물리 변화를 예측하는 데 적합하다. 천수 방정식을 활용하여 비선형 항과 지형적 효과를 정밀하게 모사할 수 있는 ADCIRC의 지배방정식은 다음과 같다.
여기서 는 시간, 𝜁는 평균 해수면 기준의 수면변위, 은 지구 반경, 𝜆와 𝜙은 경도와 위도, 와 는 단위 너비당 유량, 는 코리올리 계수, 는 중력 가속도, 𝛼는 지구 탄성 감소 계수, 𝜂는 뉴턴 평형 조석 에너지, 는 물의 밀도, 는 해수면의 기압, 는 지오이드의 수심 에 𝜁를 더한 총수심, 와 는 수심 평균한 유속, 와 는 해면 풍응력, 와 는 바닥 마찰응력, 와 는 수심 평균한 수평 응력의 기울기, 와 는 난류 확산항, 와 는 수심 평균한 응력의 기울기를 각각 나타낸다.
이 수치모델은 개방 경계에서 수위와 속도를 경계 조건으로 설정하며, 해저 마찰, 바람 응력, 기압 경도력과 같은 다양한 외력 조건을 반영하여 폭풍해일의 발생과 전파 과정을 고정도로 예측한다. 이를 통해 폭풍해일의 물리적 과정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각종 외력 요인이 해일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ADCIRC 모델에 대한 상세한 사항은 공식 웹사이트(ADCIRC, n.d.)와 Luettich et al. (1992), Atkinson et al. (2004)에서 확인할 수 있다.
3.2 수치해석 조건
ADCIRC 모델은 FEM을 기반으로 한 삼각 요소망의 비구조 격자체계를 사용하여 복잡한 해안선과 지형을 세밀하게 반영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Fig. 3과 같이 계산 영역을 동해, 남해, 서해를 포함한 한반도 전역과 일본, 대만, 오가사와라 제도 주변의 북서태평양 일부로 설정한다. 먼저, 넓은 영역을 대상으로 한 광역 격자를 생성한 후, 최신 해도와 관측 자료를 이용하여 한반도 주변 해역에 대한 정밀 격자를 구축한다. 격자의 간격은 10 m에서 60,000 m까지 다양하며, 요소의 수는 398,909개, 격자의 수는 216,241개로 구성된다.
폭풍해일 모의에 사용된 계산 조건과 주요 입력 자료는 Table 4에 제시되어 있으며, ADCIRC 모델의 계산시간 간격은 0.5초, 저장 시간은 1초로 설정한다. 바람 마찰에 대한 항력계수는 Garratt (1977)이 제안한 방정식을 적용하며, 그 값은 최대 0.003으로 제한한다.
Table 4.
Category | Conditions |
Grid size | 10-60,000 m |
Node number | 216,241 |
Bottom friction coefficient | 0.0023 |
Drag coefficient | Max: 0.003 |
Reduction coefficient | 0.9 |
Time interval | 0.5 s |
2003년 태풍 매미가 한반도를 강타했을 때 큰 피해를 입힌 경로 상의 주요 지점들을 검토하기 위해, Fig. 4에서 제시된 대로 지리적 여건을 고려하여 총 67개의 지점을 지정한다. 폭풍해일 특성 조사의 편의를 위해 제주도는 4개 지점, 서남해안은 28개 지점, 동남해안은 35개 지점으로 세분화하여 조사한다.
3.3 수치모델의 검증
본 연구에서 사용하는 ADCIRC 모델의 타당성 및 유효성을 검증하기 위해, 2003년 태풍 매미 내습 당시에 검조소에서 관측된 수위 변동 자료와 수치모델의 결과를 비교·검토한다. 수치모델의 검증에 적용되는 18개 검조소의 위치는 Fig. 5에 제시하며, 서해안 7곳, 남해안 5곳, 동해안 및 울릉도 4곳, 제주도 2곳으로 분포되어 있다. 태풍 매미로 인한 최대 폭풍해일고의 관측값과 ADCIRC 모델의 계산값을 Fig. 6에서 직접 비교한다. 또한, 태풍 매미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여수, 통영, 부산 지역의 검조소에서 관측된 파형과 수치모델의 파형을 Fig. 7에서 각각 비교 분석한다.
Fig. 6의 결과에 따르면, ADCIRC 모델을 이용한 수치모의에서 도출된 최대 폭풍해일고는 관측값을 다소 과소평가하는 경향을 보이나, 결정계수 R2(R-Squared)가 0.864로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낸다. Fig. 7에서는 폭풍해일이 시작되는 시점, 수위 상승의 기울기, 피크 발생 시점 등 주요 요소들을 높은 정확도로 재현하고 있으나, 최대 폭풍해일고 이후의 수위 하강까지 ADCIRC 모델이 완벽하게 구현하지는 못하고 있다.
폭풍해일로 인한 피해는 수위가 상승하는 시점부터 시작되며, 특히 최대 해일고에서 월파와 침수피해가 가장 심각하게 나타난다. 수위가 하강할 때는 배수 현상이 일어나므로, 폭풍해일 예측에서 수위 상승 시점과 경향, 그리고 최대 폭풍해일고의 재현성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했을 때, ADCIRC 모델은 정성적, 정량적 측면에서 우수한 재현성을 보이며, 가상시나리오를 적용한 폭풍해일 모의에 적합한 모델임을 확인할 수 있다.
4. 수치해석결과
4.1 폭풍해일고의 공간분포
Figs. 8, 9, 10은 과거 한반도에 영향을 준 태풍을 기반으로 한 가상시나리오에 따른 최대 폭풍해일고의 공간분포를 나타낸다. 여기서 붉은색 계열은 높은 해일고를, 파란색 계열은 낮은 해일고를 의미한다. 그리고 Fig. 8은 태풍 매미, Fig. 9는 태풍 사라, Fig. 10은 태풍 힌남노를 기반으로 한 가상시나리오의 결과를 각각 보여준다.
2003년에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매미(Maemi-S1)는 Fig. 7(a)에서 볼 수 있듯이 기록적인 폭풍해일고를 발생시켰으며, 특히 태풍의 위험반원에 위치한 통영, 거제, 마산에서 큰 피해를 입었다. Fig. 7(b)에 나타난 시나리오 Maemi-S2/S3에서는 태풍 매미가 최강 세력(최저 중심기압, 최대풍속)일 때 한반도를 강타했을 경우, 더 큰 피해가 발생했을 것으로 예측된다. 동남해안 지역에서는 특히 높은 해일고가 발생하며, 마산만, 진해만, 진동만, 당항만, 거제만, 사천만, 광양만 등 협수로로 이어지는 만 지형에서 그 영향이 두드러진다.
Fig. 8(a)의 Sarah-S1 시나리오는 태풍 매미와 유사한 폭풍해일 분포를 보인다. 그러나 태풍 사라는 한반도에 근접했을 때 최저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이 태풍 매미보다 강하지 못해, 전반적으로 해일고가 더 낮게 분포한다. 그리고 태풍 사라의 최대풍속 반경이 더 크기 때문에, 높은 해일고가 넓은 지역에 걸쳐 분포하는 특징을 나타낸다. Sarah-S2와 Sarah-S3 시나리오 결과(Figs. 8(b) and 8(c))에서는 태풍이 한반도 인근 해역에서 강한 세력을 유지하면서 상륙하므로, Maemi-S1보다 전반적으로 높은 해일이 발생한다. 특히, Sarah-S3는 경로에 인접한 만 지형에서 더 높은 해일고를 보여준다.
Fig. 9(a)의 Hinnamnor-S1 시나리오에서는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 인근 해상 및 상륙 시 태풍의 세력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Maemi-S1보다 전반적으로 낮은 해일고를 보인다. 그러나 Hinnamnor-S2/S3 시나리오에서는 태풍의 최대풍속이 더 크고 중심기압이 낮아, 더 높은 해일고가 발생하며, 특히 만 지형에서 그 영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4.2 지점별의 최대 폭풍해일고
폭풍해일의 지역적 특성을 분석하기 위해 Fig. 4에 나타난 67개 지점에서 태풍 매미, 사라, 힌남노를 기반으로 한 가상시나리오에 의한 최대 폭풍해일고를 Figs. 11, 12, 13에 제시한다. 각 막대그래프는 제주도(지점 No. 1-4), 서남해안(지점 No. 5-32), 동남해안(지점 No. 33-67)으로 구분되며, 검정색은 기준이 되는 태풍 매미(Maemi-S1)의 최대 폭풍해일고를, 파란색, 연두색, 빨간색은 S1, S2, S3 시나리오의 해일고를 각각 나타낸다.
Fig. 11에 따르면, 태풍 매미(Maemi-S1)에 의한 최대 폭풍해일고 평균값은 제주도에서 0.18 m, 서남해안에서 0.75 m, 동남해안에서 1.13 m로 나타났으며, 동남해안이 가장 높은 해일고를 나타낸다. 특히, 2 m 이상의 해일고가 발생한 지점은 동남해안의 당항만(No. 42), 마산만(No. 59), 진해만(No. 62)으로, 태풍 매미 내습시에 해일피해가 가장 심했던 곳이다. Maemi-S2/S3 시나리오를 적용했을 때, 이들 지점의 해일고는 각각 6.01 m, 6.71 m, 5.65 m로 증가하며, Maemi-S1 대비 평균 2.54배 증가한다. Maemi-S1에 대한 Maemi-S2/S3 시나리오의 해일고 상승 비율이 평균 2.87배임을 감안하면, 해당 지점들의 상승률은 약간 낮지만, 이는 폭풍해일 피해가 특정 지역에 집중되기보다 더 넓은 범위로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Maemi-S2/S3 시나리오의 해일고가 광양만(No. 25)에서 5.01 m로 3.32배 증가하여 이러한 경향을 뒷받침한다.
Fig. 12에서는 태풍 사라를 기반으로 한 Sarah-S1 시나리오가 Maemi-S1보다 상륙 시 최대풍속과 풍속반경이 크고, 중심기압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낮은 최대 해일고를 나타낸다. 이는 한반도 인근 해역에서 태풍 사라의 세력이 태풍 매미보다 약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남해안의 지점(No. 33-67)에서는 Maemi-S1과 큰 차이가 나지 않으며, 평균 0.92배 수준으로 유사한 해일고를 보인다. Sarah-S2와 Sarah-S3 시나리오는 동남해안에서 각각 1.5배와 1.48배로 해일고가 증가한다. Sarah-S2 시나리오에서는 3 m 이상의 해일고가 진해만(No. 61), 마산만(No. 59), 북신만(No. 45), 당항만(No. 42) 순으로 발생하며, Sarah-S3 시나리오에서는 4 m 이상의 해일고가 진해만(No. 61), 북신만(No. 45), 마산만(No. 59)에서 각각 4.37 m, 4.11 m, 4.09 m로 나타난다. 이는 태풍 경로의 인근에 위치한 만 지형이 폭풍해일에 매우 취약함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는 결과이다.
Fig. 13으로부터 가장 세력이 약한 태풍 힌남노를 기반으로 한 Hinnamnor-S1 시나리오는 Maemi-S1 대비 평균적으로 0.68배 수준의 최대 해일고가 발생하며, Hinnamnor-S2/S3 시나리오에서는 0.63배 수준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Hinnamnor-S2/S3 시나리오는 상륙 시 Maemi-S1보다 낮은 중심기압과 더 강한 최대풍속을 가지고 있어, 경로에 인접한 북신만(No. 45-46), 마산만(No. 59), 진해만(No. 61), 고성만(No. 39)에서 2 m 이상의 해일고가 발생한다. 특히, 북신만(No. 45)과 마산만(No. 59)에서는 각각 4.85 m와 3.23 m의 높은 해일고를 나타내며, 이는 Hinnamnor- S2/S3의 최대풍속반경이 좁아 폭풍해일 피해가 경로 인근의 만 지형에 집중되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즉, 강한 태풍이라 하더라도 풍속반경이 좁으면, 폭풍해일 피해는 경로 인근의 만 지역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4.3 폭풍해일의 파형 분석
4.3.1 폭풍해일의 시간파형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해일고가 높게 발생한 만 지역 중, 가상시나리오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광양만(No. 25), 당항만(No. 42), 마산만(No. 59)에서 폭풍해일의 시간파형을 비교․분석한다. Figs. 14, 15, 16은 각각 태풍 매미, 사라, 힌남노를 기반으로 한 가상시나리오에 따른 폭풍해일의 시간파형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서 검정색 실선은 기준이 되는 Maemi-S1, 파란색 쇄선은 S1, 연두색 일점쇄선은 S2, 빨간색 점선은 S3을 각각 의미하며, 태풍 매미와 힌남노 기반의 시나리오에서 빨간색 점선은 S2/S3을 나타낸다.
Fig. 14에서 태풍 매미의 세력이 가장 강할 때 상륙하는 Maemi-S2/S3 시나리오에 의한 폭풍해일이 모든 지점에서 Maemi-S1보다 넓은 파형분포를 가질 뿐 아니라, 피크값도 크다. 그리고 Fig. 15에서 Sarah-S1 시나리오의 폭풍해일은 Maemi-S1보다 피크값은 조금 작으나, 파형분포는 유사하다. 그러나 Sarah-S2와 Sarah-S3 시나리오는 Maemi-S1에 비해 파형이 좁게 나타나며, Fig. 14의 (b) No. 2와 (c) No. 59에서는 좁은 파형에도 불구하고 해일고가 Maemi-S1보다 높게 발생한다. 태풍 힌남노 기반의 가상시나리오 결과가 제시된 Fig. 16에서는 (c) No. 59의 Hinnamnor-S2/S3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해일고가 낮고, 파형도 좁다. 이것은 힌남노가 상대적으로 약한 태풍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이다.
이와 같은 폭풍해일의 파형분포 특성으로 볼 때, 해일고만으로 연안 지역의 위험성 및 취약성을 평가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 이유는 연안 지역에서 침수를 유발하는 과정에서 파형의 체적이 중요한 역할(Kim and Lee, 2012; Lee et al., 2022)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폭풍해일 평가 시, 월파/월류를 유발할 수 있는 파형의 체적도 중요한 요소로 고려되어야 한다. 이에 따라 Figs. 14(b) and 14(c)에서 나타낸 것과 같이 시나리오별 폭풍해일 파형의 체적까지 심도 있게 분석하여 그 위험성 및 취약성을 종합적인 평가될 필요가 있다.
4.3.2 폭풍해일 체적
폭풍해일 시간파형의 체적은 Fig. 14(b)와 같이 시간에 따른 평균 해수면보다 높은 수위를 적분한 값으로, 단위 폭당 시간-누적 유량(단위: m2·s/m)으로 정의할 수 있다 Figs. 14(b) and 14(c)에서 회색 영역은 기준이 되는 Maemi-S1에 의한 폭풍해일의 체적을, 붉은색 영역은 Maemi-S2/S3 시나리오에 의한 체적을 각각 나타낸다. 본 연구에서는 가상시나리오별 최대 해일고 특성뿐만 아니라, 월파/월류량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체적 특성을 논의하기 위해 Figs. 17, 18, 19에서 Maemi- S1 대비 태풍 매미(Fig. 17), 사라(Fig. 18), 힌남노(Fig. 19) 기반의 가상시나리오에 의한 폭풍해일의 체적비를 도시한다. Fig. 18에서 검정색 원은 S1, 빨간색 삼각형은 S2, 연두색 사각형은 S3 시나리오를 각각 의미하고, Figs. 17 and 19의 빨간색 삼각형은 S2/S3에 해당한다.
Fig. 11에서 확인한 Maemi-S1 대비 Maemi-S2/S3 시나리오의 최대 폭풍해일고의 비가 2.87인 것을 고려할 때, Fig. 17의 체적비는 2.98로 더 높은 값을 보인다. 특히, 제주도에서 체적비가 크게 나타나며, 한림항(No. 1), 제주항(No. 2), 서귀포항(No. 3), 성산항(No. 4)에서 각각 5.54, 4.30, 3.89, 3.67로 높은 체적비를 나타낸다. 서남해안(지점 No. 5-33)과 동남해안(지점 No. 34-67)에서는 각각 평균 2.90, 2.89로 평균과 비슷하다.
태풍 사라 기반의 모든 시나리오에서 평균 체적비는 1.0를 넘지 못한다. 최대 해일고가 유사하게 발생한 Sarah-S1은 0.96, 해일고가 상대적으로 작은 Sarah-S2와 Sarah-S3는 각각 0.56, 0.47로, Maemi-S1의 절반 수준이다(Fig. 18). 그러나 Sarah-S1 시나리오에서 제주도는 평균 1.69로 나타나며, 한림항(No. 1)은 2.31, 성산항(No. 4)은 1.3로 가장 크고, 작은 폭풍해일 체적 비를 보인다. 모든 시나리오에서 서남해안보다는 동남해안의 체적비가 더 높으며, 해일고가 상대적으로 높은 Sarah-S1 시나리오의 경우 서남해안에서 0.84, 동남해안에는 0.97을 각각 나타난다.
Maemi-S1 대비 최대 폭풍해일고의 비가 평균 0.68와 0.63인 Hinnamnor-S1과 Hinnamnor-S2/S3의 체적비는 각각 0.68과 0.21로 나타난다. 해일고에 비해 파형의 체적비는 유사하거나 1/3 수준에 머무른다. 태풍 매미와 사라 기반의 가상시나리오에서 높은 체적비를 나타냈던 제주도에서도, Hinnamnor-S1과 Hinnamnor-S2/S3는 각각 0.80, 0.18로 Maemi- S1보다 작다. 또한, Hinnamnor-S2/S3에서 Maemi-S1보다 높은 해일고가 나타났던 지점들에서도 체적비는 0.50를 넘지 못하며, 북신만(No. 45)에서 2.71배의 해일고가 발생했으나, 체적비는 0.48에 그친다.
가상시나리오에 따른 Maemi-S1 대비 폭풍해일의 체적비는 도서 지역인 제주도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낸다. Figs. 11, 12, 13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제주도에서는 최대 폭풍해일고가 높지 않아 월파 및 침수의 가능성이 매우 낮다. 따라서 동남해안처럼 해일고가 높아서 월파/월류가 발생할 수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폭풍해일 파형의 체적을 분석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5. 토 의
폭풍해일 모의 결과를 종합하면, 최대 폭풍해일고만으로 연안 지역의 월파/월류 가능성을 예측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폭풍해일의 피해 규모를 더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서는 파형의 체적도 중요한 요소로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체적만으로도 월파 및 월류량을 규정짓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으며, 따라서 해당 지역의 호안높이를 반영한 폭풍해일 체적 분석이 추가적으로 요구된다.
본 연구에서는 폭풍해일의 월파/월류량을 평가하기 위해 호안높이를 1 m로 가정하고, 시간파형에서 월파 가능 체적을 산정한다. 월파 가능한 폭풍해일의 체적은 호안높이 1 m 이상의 파형 면적으로 정의되며, 이는 Fig. 14(c)에 나타난 바와 같이 설명할 수 있다. 가상시나리오별 월파 체적비는 Maemi-S1을 기준으로 하고, 태풍 매미, 사라, 힌남노 기반의 가상시나리오에 따른 결과는 Table 5에 각각 제시한다.
Table 5.
Maemi-S2/S3 시나리오에서 최대 해일고가 1 m 미만인 지점은 월파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제외한다. Maemi-S1의 해일고가 1 m를 넘지 않는 서남해안 지역에서도 Maemi-S2/S3, Sarah-S2, Sarah-S3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월파로 인한 연안 지역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Table 5에서 Maemi-S1의 해일고가 2 m 이상인 마산만(No. 59), 진해만(No. 61), 당항만(No. 42)을 대상으로 월파 체적비를 검토한 결과, Maemi- S1 대비 Maemi-S2/S3의 해일고 비는 2.54이지만, 월파 가능 체적비는 6.66로 2.65배나 크다. Maemi-S1의 해일고가 1.5- 2.0 m인 경우, 해일고 비는 2.78, 체적비는 12.63으로 격차가 커진다. Maemi-S1의 해일고가 1.0-1.5 m인 영역에서도 해일고 비는 2.98, 체적비는 29.74로 차이가 매우 크다. Sarah-S1 시나리오의 경우, 해일고 비가 체적비보다 더 크지만, Sarah-S2와 Sarah-S3에서는 반대로 체적비가 해일고 비보다 더 크게 나타난다. Sarah-S2와 Sarah-S3 시나리오의 평균 체적비는 2.26과 1.81로 1.44와 1.48의 해일고 비를 나타내는 Maemi-S1보다 크다. 해일고가 작은 Hinnamnor-S1 시나리오에서는 체적비가 해일고 비에 비해 0.18 수준으로 매우 작게 나타난다. 또한, Maemi-S1에서 2 m 이상의 해일고를 기록한 지점에서 Hinnamnor-S2/S3의 해일고 비는 1.10이지만, 체적비는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0.50로 나타난다.
이와 같은 결과는 폭풍해일의 위험도를 예측할 때 해일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결론을 뒷받침한다. 그것은 연안 지역의 여건에 따라 특정 높이 이상의 폭풍해일만이 침수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파형분포에 따라 월파량, 월파강도가 결정되고, 그 영향이 침수심과 침수범위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태풍이 동반한 고파랑과 조석 또한 폭풍해일 피해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작용한다. 따라서 연안 취약성 평가 시에는 폭풍해일의 파형분포 특성까지 고려하여 보다 종합적인 평가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6. 결론 및 고찰
본 연구는 한반도 연안에서의 폭풍해일 위험성과 취약성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과거 큰 피해를 입힌 태풍들을 합성하여 가상시나리오를 구성하였으며, 검증된 FEM 기반의 ADCIRC 모델을 이용하여 폭풍해일 모의를 수행하였다. 최대 폭풍해일고의 공간분포를 분석한 후, 제주도, 서남해안, 동남해안의 67개 지점을 대상으로 최대 폭풍해일고, 시간파형, 체적, 월파 가능 체적을 다음과 같이 수치해석을 수행하였다.
(1)2003년 한반도 동남해안에서 기록적 폭풍해일고를 발생시킨 태풍 매미(Maemi-S1)에 비해 최강 세력일 때 상륙하는 Maemi-S2/S3 시나리오에서는 폭풍해일 영향범위가 확대되었고, 특히 만 지역에서 높은 해일고가 발생하였다. 태풍 사라 기반의 Sarah-S1 시나리오는 매미와 유사한 분포를 보였으나, Sarah-S2/S3 또한 더 높은 해일고를 보였다. 태풍 힌남노 기반의 Hinnamnor-S2/S3는 경로에 인접한 만 지역에서 Maemi-S1보다 높은 해일고를 기록하였다.
(2)Maemi-S1의 최대 폭풍해일고는 동남해안에서 가장 높았다. Maemi-S2/S3 시나리오에서는 이들 지점에서 해일고가 평균 2.54배 증가했고, 넓은 지역으로 해일피해가 확산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Sarah-S2/S3 시나리오에서도 동남해안에서 해일고가 크게 증가하였고, 만 지역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태풍의 세력이 약한 Hinnamnor-S2/S3 시나리오는 낮은 해일고를 기록했으나, 경로에 인접한 북신만 같은 곳에서 상당히 높은 해일고가 발생하였다.
(3)Maemi-S2/S3 시나리오는 Maemi-S1보다 폭풍해일의 파형분포가 넓고, 피크값이 더 높았다. Sarah-S1은 Maemi- S1과 유사한 파형분포를 보였으나, Sarah-S2와 Sarah- S3는 파형이 좁으면서도 특정 지점에서 높은 피크값을 기록하였다. Hinnamnor-S2/S3는 전반적으로 낮은 해일고와 좁은 파형을 나타내었다.
(4)Maemi-S2/S3 시나리오의 체적비는 Maemi-S1 대비 2.98로 더 높은 값을 나타났으며, 제주도에서 가장 큰 체적비를 나타내었다. 또한, Sarah-S2와 Sarah-S3의 평균 체적비는 2.26과 1.81을 나타내었고, 상대적으로 약한 세력의 Hinnamnor-S2/S3의 체적비는 1/3 수준이었다.
(5)Maemi-S2/S3 시나리오는 Maemi-S1에서 2 m가 넘는 해일고를 나타낸 지점에서 월파 가능 체적비가 6.66으로 해일고 비(2.54)보다 2.64배나 높은 수치를 보였다. Sarah- S2와 Sarah-S3 역시 해일고 비보다 체적비가 더 높았으며, Hinnamnor-S1와 Hinnamnor-S2/S3는 전반적으로 체적비가 매우 낮았다.
본 연구를 통해 해일고뿐만 아니라 체적비가 연안 지역의 월파 및 침수 피해에 중요한 요소임을 확인하였고, 특히 만 지형에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 향후, 다양한 기후위기(Lee et al., 2018; Kim et al., 2023), 고파랑(Seo et al., 2023; Hwang et al., 2024), 조석(Kang and Kim, 2019; Yuk and Joh, 2023) 등의 요소를 반영하여 폭풍해일 예측 모델을 고도화를 바탕으로 연안 지역의 침수(Ku et al., 2019; Dang et al., 2022), 침식(Bae et al., 2022; Lee et al., 2024), 바람(Ko et al., 2014; Kang et al., 2022) 등에 대한 연안 방재 대책(Kim et al., 2019b; Jeong et al., 2024)을 강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