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2. 한국 기업의 아랍에미리트 물 시장 진출 현황
2.1 진출 분야 및 기업
2.2 경쟁력 분석
2.3 과제 및 진입 장벽
3. 한국의 아랍에미리트 물 시장 진출 전략
3.1 지방 및 소도시를 대상으로 한 시범 사업 수행
3.2 단계별 협력 전략을 통한 UAE 물 시장 진출
4. 결 론
1. 서 론
최근 지구 온난화에 따른 이상 기후 현상은 전 세계적인 수자원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있으며, 특히 중동 및 북아프리카(Middle East and North Africa, MENA) 지역의 물 안보는 국가 생존과 직결된 핵심 과제로 부상하였다. 그중 아랍에미리트(United Arab Emirate, UAE)는 연평균 강수량이 100 mm 미만인 극심한 건조 기후대에 위치하여 용수의 40% 이상을 해수담수화에 의존하고 있다. UAE 정부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Water Security Strategy 2036’을 수립하고, 2036년까지 총수자원 수요 21% 감축, 담수 공급 용량 확충, 수자원 재이용률 제고 등을 목표로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과거 UAE 수자원 시장이 해수담수화 플랜트 건설(EPC) 위주의 하드웨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탄소중립(Net-Zero) 정책과 맞물려 저에너지 담수화 기술, ICT 기반의 스마트 물관리(Smart Water Management, SWM), 그리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운영 효율화(O&M) 등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결합한 시스템 통합형 인프라로 패러다임이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역삼투압(RO) 담수화 기술력과 더불어, 국가 단위의 스마트 물관리 시스템을 구축·운영한 풍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도시 지능(Urban Intelligence)과 AIoT 기술의 수자원 분야 접목은 UAE가 직면한 무수수량(Non Revenue Water, NRW) 저감과 에너지 효율 최적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경쟁력이다.
그러나 한국 기업의 UAE 시장 진출은 여전히 대형 플랜트 수주 중심의 단편적 접근에 머물러 있다. UAE의 고염분 및 고온 해수 특성에 따른 공정 최적화 연구, 현지 정책 및 규제 환경에 최적화된 비즈니스 모델 개발, 그리고 도시 인프라의 관점에서 수자원을 관리하는 통합적 연구는 상대적으로 미진하다. 이에 본 연구는 한국 수자원 기술의 UAE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전략적 방향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세 가지 이론적 틀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분석 체계를 구축하였다. 첫째, Porter (1990)의 다이아몬드 모델은 ‘한국 기업이 어떻게 UAE 물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제공하는 분석 도구로 활용하였다. 다이아몬드 모델의 네 가지 결정 요인-요소 조건, 수요 조건, 관련 및 지원 산업, 기업 전략·구조·경쟁-각각을 분석 항목으로 설정하고 문헌조사와 인터뷰 자료를 해당 항목에 체계적으로 배치하여 경쟁우위의 원천과 한계를 동시에 규명하였다.
둘째, Kostova (1999)의 제도적 거리 개념은 ‘한국 기업은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왜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분석 틀로 적용하였다. 규제적·인지적·규범적 거리의 세 차원을 분석 범주로 설정하고 차원별로 현지 인터뷰에서 확인된 구체적 장벽을 대응시켜 진입 장벽의 구조를 체계적으로 규명하였다.
셋째, Johanson and Vahlne (1977, 2009)의 웁살라 국제화 과정 모델(Uppsala Internationalization Process Model)과 Moore (1991)의 비치헤드 전략(Beachhead Strategy)은 ‘어떻게 이 장벽을 극복하고 시장에 진입할 것인가?’라는 처방적 질문에 대한 전략적 프레임워크로 활용하였다. 웁살라 모델의 점진적 국제화 논리와 비치헤드 전략의 세그먼트 집중 논리를 결합하여 앞서 다이아몬드 모델로 확인된 경쟁우위를 제도적 거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시장 세그먼트에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진출 전략을 도출하였다. 이러한 세 이론의 연계 구조는 Table 1에 요약하였다.
Table 1.
Correspondence structure of theoretical framework, research questions, and analysis items
| Theoretical Framework | Research Question | Analysis Items |
|
Porter Diamond Model (Porter, 1990) | What are the sources of competitive advantage of Korean firms? |
①Factor conditions (RO technology, workforce) ②Demand conditions (domestic/international demand congruence) ③Related and supporting industries (clusters) ④Firm strategy, structure, and rivalry ⑤Role of governmen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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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stova Institutional Distance (Kostova, 1999) | What are the structural causes of entry barriers? |
①Regulative distance (ICV, PPP, equity restrictions) ②Cognitive distance (local operational knowledge) ③Normative distance (relational and cultural barrier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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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psala Model + Beachhead Strategy (Johanson and Vahlne, 1977; Moore, 1991) | How can entry barriers be overcome? |
①Selection of target market for pilot projects ②WASCO + KSP entry approach ③Four-stage cooperation strategy |
연구 방법은 문헌조사와 현지 조사(Field Work)를 기반으로 한다. 본 연구의 방법론적 설계는 문헌조사와 현지 인터뷰 간의 순차적 연계를 핵심으로 한다. 1단계 문헌조사에서는 국내외 언론 보도, 정부 부처 및 재외공관의 공신력 있는 자료, 유관 협회와 산업계의 보고서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세 가지 핵심 분석 이슈를 도출하였다: (1) 한국 기업의 기술적·산업적 경쟁우위 현황, (2) UAE 물 시장의 제도적·구조적 진입장벽, (3) 기존 진출 방식의 한계와 대안적 진입 경로.
2단계 현지 조사에서는 이들 이슈를 검증 및 보완하기 위해 반구조화된(semi-structured) 심층 면담을 설계하였다. 현지 조사는 2023년 12월 12일부터 15일까지 그리고 2024년 5월 13일부터 15일까지 총 2회에 걸쳐 진행하였다. 인터뷰 대상은 크게 두 그룹으로 구성하였다. 첫째, UAE 물 시장의 수요측 관점을 파악하기 위해 아부다비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 Abu Dhabi, DoE), 두바이 수전력청(DEWA), 샤자 수전력청(Sharjah Electricity and Water Authority, SEWA), 에티하드 수전력청(Etihad Water and Electricity, Etihad WE) 등 현지 발주 기관의 관계자를 면담하였다. 둘째, 공급측 관점에서 한국 기업의 현장 경험을 파악하기 위해 삼성물산, 두산에너빌리티 등 UAE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현지 담당자를 면담하였다.
인터뷰 내용은 사전에 설정한 세 가지 분석 이슈에 따라 분류 및 정리하였다. 수요측 인터뷰에서는 UAE 물 시장의 정책 방향, NRW 현황, 외국 기업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중점적으로 파악하였고 공급측 인터뷰에서는 시장 진입 과정에서 겪은 구체적 어려움, 경쟁 구도, 제도적 장벽의 실체를 확인하였다. 이를 통해 문헌조사에서 확인된 이론적 분석 결과를 현장 데이터로 교차 검증(triangulation)하고 문헌에서 포착하기 어려운 인지적, 규범적 거리의 실체를 보완하였다(Table 2).
Table 2.
Interview design and linkage to analysis
2. 한국 기업의 아랍에미리트 물 시장 진출 현황
2.1 진출 분야 및 기업
UAE 물 시장에서 한국 기업은 저에너지 해수담수화, 스마트 물관리·디지털트윈, 하수 재이용·고도처리의 세 분야를 중심으로 진출하고 있다. 저에너지 해수담수화의 경우 다단증발(MSF)에서 역삼투압(RO) 방식으로의 전환이 진행되면서 한국 기업들은 고성능 분리막과 에너지 회수 장치를 결합한 고효율 시스템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스마트 물관리 분야에서는 AI 기반 실시간 누수 탐지와 지능형 관망 관리 시스템을 통해 물 손실률 저감이라는 UAE 정부의 정책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하수 재이용 및 고도처리 분야에서는 농업·공업용수 확보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배경으로 한국 수처리 플랜트 기술이 점진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UAE에 진출한 주요 한국 기업은 GS건설(GS이니마), ㈜매린, 현대건설, 삼성물산, 포스코이앤씨, 두산에너빌리티 등으로 해수담수화 및 관련 인프라 사업 참여가 중심이다(Table 3).
Table 3.
Korean firms' entry into the UAE water market (All Sectors, Post-2000)
| Year | Company | Sector | Project Name | Project Scale | Client |
| 2022 |
GS E&C (GS Inima) | Seawater desalination | Shuweihat Phase 4 RO Seawater Desalination Plant | USD 440M | EWEC |
| 2020 | Marine Co., Ltd. |
Seawater intake/ discharge facilities | Umm Al Quwain Desalination Facility Construction | USD 40M | EWE |
| 2014 | Hyundai E&C | Seawater desalination | Mirfa IPP Desalination Plant | USD 980M | ADWEA |
| 2011 | Samsung C&T | Sewage tunnel | Abu Dhabi STEP Deep Tunnel Sewerage System | USD 270M | ADSSC |
| 2010 | POSCO E&C | Desalinated water storage/recovery | Abu Dhabi Desalinated Water Storage and Recovery Facility | USD 190M | ADWEA |
| 2008 | Doosan Enerbility | Seawater desalination | Shuweihat Desalination Plant | USD 810M | ADWEA |
| 2001 | Fujairah Power and Desalination Plant | USD 800M | UOG | ||
| 2000 | Umm Al Nar Desalination Station B | USD 5B | ADWEA |
Note: Abu Dhabi Water and Electricity Authority (ADWEA), Abu Dhabi Sewerage Services Company (ADSSC), UAE Offsets Group (UOG), Emirates Water and Electricity Company (EWEC), Etihad Water and Electricity (Etihad WE; formerly Federal Electricity and Water Authority, FEWA)
Source: Authors compiled based on Bae (2015, 2023), Cho (2018), DHIC (2007), Gwak (2023), Hyundai E&C (2017), Jang (2012), KITA-KICC (2023), Kim (2010, 2014), KOPIA (2024), Lee (2004), Maeil Business Newspaper (1992), MOFA (2022), MOLIT-OCIS (2024), Noh (2015), Park (2016, 2014), ROK Embassy in UAE (2023), and Yoo (2024).
GS이니마는 GS건설이 2012년 인수한 이후 해수담수화·수처리 전문 자회사로 성장하며 유럽·미국·북아프리카, 브라질, 오만, 베트남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글로벌 수처리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UAE에서는 2022년 EWEC가 발주한 ‘슈웨이하트 4단계 해수담수화 플랜트(Shuweihat 4 Reverse Osmosis Seawater Desalination Plant, S4 RO SDP)’를 수주해 하루 약 32만 m3 규모의 RO 기반 해수담수화 설비를 기존 단지에 증설하는 사업을 수행 중이며, 2026년 2분기 상업 운전을 목표로 한다. 이 사업은 Build-Operate-Own (BOO) 방식으로 추진되며 GS이니마는 사업 금융 조달과 EPC를 담당하고 준공 후 TAQA와 공동으로 30년간 설비를 소유·운영하는 구조를 통해 장기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였다(Hong, 2023; Kim, 2023; Lee, 2023).
㈜매린은 중동에 진출한 국내 중소 수처리·해양 토목 기업으로, 2020년 중국의 거조우바 그룹(China Gezhouba Group Corporation, CGGC)이 수행하는 ‘움 알 쿠웨인 담수화 시설 공사(150 MIGD Umm Al Quwain Independent Water Project, IWP)’ 사업의 핵심인 취·배수로 공사를 3,660만 달러에 수주하였다. 이 회사는 650 m 규모 방파제와 오픈 채널 취수로, 3.2 km 해저 배수로를 GRP 파이프로 시공함으로써 대형 RO 담수화 플랜트의 해양 인입·배출 인프라 분야에서 기술력을 입증하였다(Yoo, 2024).
현대건설은 1970년대 제1차 중동 건설 붐 시기부터 UAE에 진출해 발전소, 하수처리, 담수화 플랜트 사업을 수행하며 초기 시장을 개척하였다. 이후 전력망, 송전선, 변전소 등 전력 인프라를 주력으로 하면서 물 분야 실적은 두산에너빌리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나 ‘미르파 발전·담수 프로젝트’ 등 대형 복합 사업을 통해 물-에너지 연계 인프라 구축 경험을 축적하였다.
삼성물산은 부르즈 칼리파 건설로 잘 알려져 있고 2011년 아부다비 섬과 알와스바 하수처리 플랜트를 연결하는 41 km 하수 터널 사업 중 16.1 km 구간을 수주하는 등 대규모 하수 인프라 분야에 참여하였다. 이후에는 송전 설비 등 건설과 시공 중심 사업에 집중해 물 분야 포트폴리오는 제한적이다.
포스코이앤씨는 1990년대 초 UAE에 진출하였지만 주로 아시아·중남미에 역량을 집중해 UAE 수주 실적은 적었다. 그런데 2011년 ACC와의 컨소시엄을 통해 UAE 미르파 지역 대수층 담수 저장 및 회수 설비 사업을 수주하며 UAE 물 시장에 첫 진입을 했다. 이 사업에서 포스코이앤씨는 잉여 담수를 지하 85m 대수층에 저장하고 펌프장, 송전선, 배관망 등을 구축하는 지하수 뱅킹 기반 인프라를 수행하였다. 다만 2023년 인프라 사업실 내 해외사업단을 폐지 향후 해외 인프라·물 사업 확대 의지는 약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두산에너빌러티는 UAE 물 시장에서 가장 많은 사업 실적을 보유한 기업이고 한국 기업 중 가장 먼저 UAE 담수화 시장에 진출하였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수처리, 해수담수화(RO, MED, MSF), 플랜트 운영·유지보수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보유하며, 국토교통부 ‘해수담수화플랜트사업단’ 참여를 통해 RO 기반 해수담수화 플랜트의 EPC 및 O&M 역량을 확보했다. 이 회사의 물 사업 매출 대부분이 중동 해수담수화에서 발생하고 2010년대 중반 이후 RO 플랜트 수주를 확대해 GCC 지역에서 높은 수주 비중을 기록하였다.
두산에너빌리티는 RO, MED, MSF 등 3대 공정 모두에 대한 독자 특허를 보유한 소수 기업으로, 특히 MSF 분야에서 세계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며 선도적 위치를 유지해 왔다. UAE에서는 ‘움 알 나르 담수 스테이션 B (Umm Al Nar Station 'B')’, ‘후자이라(Fujairah)’ 사업 등 대형 MSF 및 하이브리드 플랜트를 수행하였으며 후자이라 플랜트는 세계 최초의 RO-MSF 하이브리드 담수화 플랜트로 평가된다. 최근 글로벌 시장이 RO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증발법 중심 사업 모델은 도전을 받고 있으나 두산에너빌리티가 건설한 플랜트는 하루 1,100 MIGD 이상의 식수를 생산하여 약 1,700만 인구의 물 수요를 충당하는 규모로 성장하였다.
이밖에 한전산업개발은 한국수력원자력과의 도급계약을 통해 UAE 원전 1·2호기의 수처리설비 시험 운전을 담당하면서 특수 수처리 분야에 참여하였다. 이 설비는 발전설비에 사용되는 물을 고순도로 유지·관리하는 시스템으로, 고도의 운전 경험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영역이며, 한국 기업이 원전 관련 수처리 운영 분야에서 기술 신뢰성을 축적한 사례로 의미가 있다(Park, 2016; KWP, 2022).
2.2 경쟁력 분석
본 연구는 Porter (1990)의 다이아몬드 모델(Diamond Model)에 따라 한국 기업의 UAE 물 시장 경쟁력을 분석하였다. 다이아몬드 모델은 특정 국가의 기업이 특정 산업에서 국제경쟁력을 획득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이 모델은 네 가지 핵심 결정 요인 - ① 요소 조건(Factor Conditions), ② 수요 조건(Demand Conditions), ③ 관련 및 지원 산업(Related and Supporting Industries), ④ 기업 전략, 구조 및 경쟁(Firm Strategy, Structure and Rivalry) - 과 두 가지 보조 변수인 정부(Government) 및 기회(Chance)로 구성된다. 본 연구에서는 이 여섯 가지 요인 각각을 독립된 분석 항목으로 설정하고 문헌조사에서 수집한 기업별 실적 자료, 기술 역량 정보와 현지 인터뷰에서 확인한 시장 평가를 해당 항목에 체계적으로 배치하여 분석하였다. 이하에서는 요인별 분석 결과를 제시한다.
첫째, 요소 조건 측면에서 한국은 높은 수준의 역삼투압(RO) 담수화 기술과 국가 단위의 스마트 물관리 운영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숙련된 엔지니어링 인력과 관련 R&D 인프라를 축적하고 있다. 특히, RO 분리막과 에너지 회수 장치를 결합한 고효율 담수화 시스템, AI 기반 실시간 누수 탐지 및 지능형 관망 관리 기술은 한국 기업의 핵심 경쟁 자산이다. 두산에너빌리티의 독자적 기술 포트폴리오, GS이니마의 BOO 기반 패키지형 사업 모델, 그리고 ㈜매린 등 중소기업의 해양 인프라 기술력은 한국 기업이 담수화 분야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아우르는 층위별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확인해 준다. 이를 글로벌 경쟁업체와 비교하면 프랑스 Veolia와 Suez는 20~30년 이상의 O&M 사업 사례를 보유한 반면, 한국 기업은 EPC 기술력에서 대등하나 장기 운영 실적이 부족한 구조적 차이가 있다. 다만 담수 부문 주요 기술 중 막과 설계를 제외한 분야에서는 해외 선진 기업과의 기술적 격차가 여전히 존재하며 20~30년 이상의 장기 운영·유지관리(O&M) 역량은 아직 축적 단계에 있다는 점은 보완이 필요한 요소 조건이다.
둘째, 수요 조건 측면에서는 국내 시장의 높은 기술 요구 수준이 기업의 혁신을 자극해 왔다는 점을 먼저 주목할 필요가 있다. NRW 저감, AIoT 기반 관망 관리 등에 대한 국내 정부 및 공공기관의 높은 기술적 요구는 한국 기업이 세계 수준의 스마트 물관리 역량을 내재화하는 토대가 되었다. 실제로 전국 평균 유수율은 약 87%(2023년 기준)로 OECD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러한 국내 성과가 해외시장에서 기술 레퍼런스로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는다.
이렇게 국내에서 축적된 기술 역량은 UAE의 물 수요 구조와 높은 정합성을 보인다. UAE는 연평균 강수량 100 mm 미만의 극심한 건조 기후로 인해 용수의 40% 이상을 해수담수화에 의존하고 있으며, 외국인 인구 유입과 빠른 도시화로 물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1인당 물 소비량이 약 550리터에 달하는 높은 수요 수준과 함께 UAE 정부의 ‘Water Security Strategy 2036’은 담수 공급 용량 확충, NRW 저감, 하수 재이용률 제고 등 고도화된 기술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서비스 산업 중심의 산업용수 수요 증가와 냉각·조경용 하수 재이용 수요의 확대는 멤브레인 생물반응기(Membrane Bio-Reactors, MBR) 등 첨단 수처리 기술에 대한 시장 수요를 뒷받침한다.
셋째, 관련 및 지원 산업 측면에서 한국은 대형 EPC 기업과 분리막, 계측기 등 기자재 중소기업 간의 산업 클러스터가 형성되어 있어 동반 진출이 가능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UAE의 주력 수출 상품이 천연자원인 데 반해 한국은 각종 기자재를 주력으로 하여 양국 간 산업 경합도가 낮아 물 산업 진출에 구조적 장애가 없다는 점도 유리한 조건이다.
이러한 클러스터 구조는 일본의 사례와 대비된다. 일본은 개별 기업(Hitachi, Toray 등)의 기술력은 높으나 중소기업과의 동반 진출 체계가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분절되어 있어 한국이 패키지형 진출에서 이점을 보유하고 있다. 주요 기자재 부문에서 타 국가 대비 가격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소 기자재 업체가 국내 대형 EPC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실적을 확보한 후 UAE 시장에 동반 진출하는 방식은 한국 물 산업의 경쟁력을 배가시키는 구조이다. 다만, 기존 기자재 업체가 해외 기업이면 기자재 호환성 문제로 사업자 등록이 어렵게 되어 중소기업 협업 체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
넷째, 기업 전략, 구조 및 경쟁 측면에서 두산에너빌리티, GS이니마 등 해수담수화 분야의 선도 기업들은 국내외 경쟁을 통해 기술력과 사업 모델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왔다. 그러나, 저가 수주를 앞세우는 중국 기업과 원천 기술을 보유한 유럽 기업 사이에서 한국 기업만의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예컨대, 중국 CGGC와 셉코3(Shandong Electric Power Construction Corporation III, SEPCO III)는 2018년 이후 UAE 대형 담수화 프로젝트에서 한국 기업 대비 10~20% 낮은 입찰가로 수주 경쟁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 기업이 단순 가격 경쟁이 아닌 기술·금융 패키지형 차별화 전략을 추구해야 하는 현실적 배경이 된다.
현재 한국 기업의 진출은 대형 플랜트 EPC 수주 중심의 단편적 접근에 머물러 있으나 GS이니마의 BOO 모델 성공 사례는 시공을 넘어 금융 조달과 장기 운영을 결합한 패키지형 전략으로의 전환 가능성을 보여준다. 아부다비 독립수도전력생산자(Independent Water and Power Producer, IWPP) 모델의 성공과 공공지출 부담 증가로 민간 자본 참여가 확대되는 추세는 한국 기업이 투자개발형 사업 모델을 강화할 수 있는 전략적 기회로 작용한다. 한편,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정성과 유가 변동에 따른 발주 취소 가능성, UAE의 외국 기업 지분 제한(IWPP 기준 최대 40%) 및 강화되는 현지화 규정(In-Country Value, ICV)은 한국 기업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대비해야 할 전략적 위협 요인이다.
보조 변수인 정부 측면에서는 한국과 UAE 양국 정부의 역할이 모두 중요하게 작용한다. 한국 측면에서는 환경부, KOTRA, 수출입은행 등의 정책 지원이 기업의 UAE 시장 진출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로 기능한다. UAE 측면에서는 7개 에미리트 연합의 안정적인 정치 체제와 풍부한 석유·천연가스 기반의 재정 능력이 해수담수화, 상하수도 인프라 등 공공 부문에 대한 장기적이고 일관된 투자를 가능하게 한다. 다만 공공기관의 업무 진척 속도가 느려 사업자 등록 및 허가 과정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점은 양국 정부 간 행정 협력을 통해 해소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이상의 분석 결과를 다이아몬드 모델의 요인별로 종합하면 Table 4와 같다.
Table 4.
Summary of porter diamond model analysis
2.3 과제 및 진입 장벽
Kostova (1999)가 제시한 제도적 거리(Institutional Distance) 개념은 North (1990)의 제도 이론에 기반하여 본국과 진출국 간 제도 환경의 차이가 클수록 기업의 해외 진출이 더 어려워진다는 논리를 제공한다. 제도적 거리는 세 가지 차원으로 구성된다. 먼저, 규제적 거리(Regulatory Distance)는 법률, 규제, 정부 정책의 차이로 인한 마찰을 뜻한다. 예를 들어, 입찰 절차, 외국 기업의 지분 제한, 사업자 등록 요건 등이 해당한다. 다음으로 인지적 거리(Cognitive Distance)는 시장 관행, 비즈니스 문화, 기술 기준에 대한 이해 차이를 말하며, 규범적 거리(Normative Distance)는 사회적 가치, 관행, 신뢰 기반 네트워크의 차이를 뜻한다. 본 연구에서는 이 세 차원을 독립된 분석 범주로 설정하고 범주별로 문헌조사에서 확인된 제도적 차이와 현지 인터뷰에서 확인된 실제 장벽 경험을 대응시켜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이론적 개념이 UAE 물 시장에서 어떻게 구체적 장벽으로 발현되는지를 구조적으로 제시하고자 하였다.
UAE 물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직면하는 제도적 거리는 세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먼저, 규제적 거리 측면에서는 세 가지 핵심 장벽이 작동한다. 첫째, UAE 정부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강화하고 있는 현지화 규정(ICV) 점수는 입찰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으로 현지 고용 및 부품 조달 비중을 높여야 하는 한국 기업에게 비용 상승의 부담으로 작용한다. ICV 규정은 2018년 도입 이후 적용 범위가 점진적으로 확대되어 2023년 기준 정부 조달 사업의 대부분에서 ICV 점수가 입찰 평가의 핵심 항목으로 반영되고 있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현지화 규정(In-Kingdom Total Value Add, IKTVA) 제도와 유사한 걸프 해안 전역의 현지화 추세의 일환으로 외국 기업에 현지 법인 설립, 현지 인력 채용, 현지 조달 비율 확대를 요구한다. 둘째, 최근 UAE 물 프로젝트는 정부 예산 대신 민간 자본을 유치하는 투자개발형(PPP) 모델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기업들에게 고도의 금융 조달 능력과 장기적인 리스크 관리 역량을 요구한다. 셋째, IWPP 기준 외국 기업의 지분을 최대 40%로 제한하는 규정은 한국 기업의 사업 주도권 확보를 구조적으로 제약한다. 현지 관계자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두바이 지역은 설계 변경 및 정부 승인 절차가 장기간 소요되는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외국 기업에 사실상 진입이 어려운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는 행정 절차상의 규제적 거리가 단순한 법령 차원을 넘어 실질적인 사업 지연과 비용 증가로 이어지는 현실을 보여준다.
다음으로 인지적 거리 측면에서는 현지 운영 지식의 부재가 핵심 장벽으로 나타난다. UAE는 사막 지형과 복잡한 지하 인프라로 인해 관로 시공이 기술적, 행정적으로 까다로운 지역이다. 기존에 설치된 가스 배관과 지도에 표시되지 않은 수도망과의 충돌 위험이 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실시간 현장 조정 능력과 지역별 상이한 지질 구조에 대한 이해는 오랜 현장 경험을 통해서만 축적될 수 있는 것으로 현지 기업이 이 부분에서 결정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는 웁살라 모델에서 강조하는 ‘시장 특화 지식(market-specific knowledge)’의 부재와 일치하고 이러한 인지적 거리는 선행 투자나 문헌조사만으로 대체할 수 없다는 점에서 현장 기반의 점진적 학습이 필수임을 시사한다.
또한, 노후 인프라에 대한 현지 지식 부재와 관망 데이터 체계에 대한 이해 부족은 한국 기업의 효과적인 기술 솔루션 제안을 어렵게 만든다. 삼성물산은 관로 중심의 소규모 프로젝트에서 현지 기업이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현장 대응 능력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어 자체 설계 역량이나 최적화 수주 전략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경험한 바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역시 해수담수화 분야에서는 EPC 기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스마트 물관리 및 관로망 운영 분야에서는 UAE의 광범위한 수도 네트워크와 지역별 상이한 지질 구조를 신속히 파악하고 관리해야 하는 기술적 요구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두 기업의 사례는 기술 경쟁력이 있는 기업조차 현지 운영 지식이라는 인지적 거리 앞에서 시장 확장이 제한될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규범적 거리 측면에서는 현지의 사회적 관행과 네트워크 구조가 외국 기업의 시장 침투를 중층적으로 제한한다. 하·폐수 처리 사업은 현지 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구성되어 있어 외국 기업의 단독 진입이 어렵고 컨소시엄 방식 또한 선호되지 않는 관행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단순한 기술력이나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극복되지 않는 관계 기반의 진입 장벽으로 현지 발주처와의 장기적 신뢰 관계를 사전에 구축하지 않은 외국 기업은 입찰 참여 자체가 사실상 어려운 경우도 있다. 즉, 기술력과 실적만으로는 규범적 거리를 극복할 수 없으며 현지 발주처와의 장기적 관계 구축이 시장 진입의 선결 조건이다. 더불어 하수 재이용에 대한 문화적 거부감은 재이용률 제고를 위한 정책적 한계로 이어지며 이 분야 기술을 보유한 한국 기업의 사업 기회를 구조적으로 제약한다. 이처럼 규범적 거리는 제도나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현지 사회의 가치관과 관행에 깊이 뿌리내린 장벽이라는 점에서 단기간의 노력으로 극복하기 가장 어려운 차원의 거리에 해당한다.
이처럼 세 차원의 제도적 거리가 중층적으로 작용하는 구조 속에서 한국 기업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시공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데이터 기반의 운영관리 솔루션과 금융 역량을 결합한 패키지형 진출 전략으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특히, 원전 연계 담수화나 그린 수소 생산을 위한 고도 수처리 기술 등 미래 유망 분야에서의 기술 격차를 선점한다면 UAE는 한국 물 산업의 글로벌 허브로서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가 될 것이다.
이상의 제도적 거리 분석 결과를 Kostova (1999)의 세 차원별로 종합하면 Table 5와 같다.
Table 5.
Summary of Kostova institutional distance analysis: Correspondence between theoretical dimensions and UAE field barriers
3. 한국의 아랍에미리트 물 시장 진출 전략
3.1 지방 및 소도시를 대상으로 한 시범 사업 수행
본 연구는 앞서 다이아몬드 모델 분석을 통해 한국 기업의 핵심 경쟁우위(RO 기술력, 스마트 물관리, 산업 클러스터)를 확인하였고 제도적 거리 분석을 통해 규제적·인지적·규범적 차원의 복합적 진입 장벽을 규명하였다. 이러한 분석 결과를 종합하면, 한국 기업이 경쟁우위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면서 제도적 거리를 점진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러한 분석을 기반으로 한국의 UAE 물 시장 진출 전략으로 UAE의 디바(Dibba)나 아즈만(Ajman)과 같은 인구 50만 명 이하의 지역에 스마트 물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시범 사업(pilot project) 수행을 제안한다. 이 전략은 다이아몬드 모델에서 확인된 경쟁우위를, 제도적 거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세그먼트에 집중하여 투입하는 논리에 기반한다.
시범 사업 중심의 점진적, 단계적 시장 진출 방식의 타당성은 선행 연구 결과가 뒷받침한다. 예컨대, Johanson and Vahlne (1977)이 제안한 웁살라 모델은 기업의 국제화가 급격한 도약이 아닌 점진적 학습의 결과라고 설명한다. 이 모델의 핵심 주장은 기업이 해외시장에 대한 경험적 지식(experiential knowledge)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자원 투입을 최소화하고 낮은 수준의 시장 관여(market commitment)에서 출발하며 현지에서 축적한 지식에 기반하여 점진적으로 관여 수준을 높여간다는 것이다. 현지 시장 지식은 일반적 지식(general knowledge)과 시장 특화 지식(market-specific knowledge)으로 구분되며 후자는 현장 경험을 통해서만 획득된다는 점에서 선행 투자나 문헌 분석으로는 대체할 수 없다.
웁살라 개정 모델은 네트워크 외부자 지위(liability of outsidership)라는 개념을 추가하였다. 이에 따르면 해외시장 진출 실패의 근본 원인은 심리적 거리(psychic distance)가 아니라, 현지 사업 네트워크에서 배제된 외부자 지위 그 자체에 있다. 기업은 현지 네트워크에 진입하고 신뢰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외부자 지위에서 내부자 지위로 전환해야 하며, 이 과정은 점진적이고 관계 지향적으로 진행된다(Johanson and Vahlne, 2009). 이 개념은 앞서 규범적 거리 분석에서 확인한 ‘현지 기업 중심 시장 구조’와 ‘관계 기반 진입 장벽’의 이론적 배경을 제공하며 시범 사업이 단순한 기술 시연이 아니라 네트워크 내부자 지위 획득을 위한 관계 구축 과정이어야 함을 시사한다.
UAE 물 시장에서 한국 기업은 전형적인 네트워크 외부자이다. 두산에너빌리티나 GS이니마가 대형 EPC 실적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마트 물관리 및 관망 운영 분야에서는 UAE 현지 기업이 축적한 운영 데이터와 관계 네트워크에 진입하지 못한 채 시장 확장이 제한되고 있는 현실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웁살라 모델의 관점에서 Dibba나 Ajman 등 소도시의 시범 사업은 단순한 소규모 수주가 아니라 현지 시장 특화 지식을 축적하고 Etihad WE와의 신뢰 관계를 형성하여 네트워크 내부자 지위를 획득하기 위한 전략적 첫 단계에 해당한다. 시범 사업을 통해 검증된 기술 솔루션과 운영 노하우는 이후 두바이와 아부다비 대형 시장 진출을 위한 핵심 자산이 된다.
또한, Moore (1991)가 기술 시장 진입 맥락에서 제안한 비치헤드 전략은 넓은 시장 전체를 동시에 공략하는 대신, 경쟁자가 상대적으로 취약하거나 관심을 두지 않는 특정 소규모 세그먼트에 자원을 집중하여 확고한 시장 거점을 구축한 뒤, 그 거점을 발판으로 인접 시장으로 확장해 나가는 접근법이다. 비치헤드 시장은 ① 고객들의 구매 목적과 수요 패턴이 유사하고, ② 충분한 레퍼런스 확보가 가능하며, ③ 거점 확보 이후 인접 시장으로의 전이 효과(spillover effect)가 기대되는 세그먼트여야 한다(Hax and Wilde, 2001; Moore, 1991).
북부 에미리트의 소도시, 특히 Etihad WE 담당 지역은 비치헤드 시장의 요건을 충족한다. 이 지역은 첫째, 중국 기업과 유럽 기업이 집중하는 대형 담수화 플랜트나 아부다비·두바이 핵심 인프라 시장과 달리 경쟁 밀도가 낮다. 둘째, Etihad WE가 2027년 NRW 18% 이하 달성이라는 명확한 정책 목표를 보유하고 있어 수요의 구체성과 예산 집행 가능성이 높다. 셋째, 북부 에미리트의 성공 사례는 DEWA (두바이)나 ADWEC (아부다비) 등 대형 발주처에 대한 레퍼런스로 기능할 수 있어 전이 효과가 명확하다. 특히, 제도적 거리 분석에서 확인된 규제적 거리(ICV, 지분 제한)와 규범적 거리(현지 기업 중심 구조)가 아부다비와 두바이에 비해 북부 에미리트에서 상대적으로 완화되어 있다는 점은 이 지역이 비치헤드 시장으로서 제도적 적합성도 갖추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비치헤드 전략은 한국 기업이 제한된 자원으로 UAE 시장에 진입하는 데 있어 ‘어디서부터 싸울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답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성과 기반 계약(Performance-Based Contracting, PBC)은 투입물(input)이 아닌 산출물(output) 또는 성과(outcome)에 대한 지불을 조건으로 하는 계약 방식이다. Hypko et al. (2010)에 따르면, PBC는 서비스 제공자가 성과 달성에 대한 재무적 위험을 분담함으로써 발주처의 초기 투자 부담을 낮추고, 동시에 제공자 측의 기술 혁신 인센티브를 높이는 구조적 특성을 갖는다. 이 계약 방식은 특히 기술적 능력은 충분하지만, 현지 신뢰도(local credibility)가 부족한 외부자 기업이 공공 유틸리티 시장에 진입할 때 효과적인 도구로 작용한다.
한국의 물절약전문업(WAter Saving COmpany, WASCO) 제도는 PBC의 구체적 구현 형태이다. WASCO 방식에서 한국 기업은 자기자본으로 물 사용시설을 개선하고 이에 따른 수도 요금 절감분으로 투자비를 회수하는 구조를 취한다. 이는 Etihad WE 입장에서 초기 예산 투입 없이 NRW를 저감할 수 있는 매력적인 모델이며 한국 기업은 성과로 신뢰를 증명하면서 동시에 현지 시장 지식을 축적하는 이중의 목적을 달성하는 진입 경로이다. 또한 정부 간 지식공유사업(Knowledge Sharing Project, KSP)과 연계하면 초기 리스크를 정책 자금으로 완충하면서 WASCO 방식으로 상업적 수익을 창출하는 하이브리드 구조도 설계 가능하다.
이처럼 단계적 시장 진입과 경쟁 공백 세그먼트의 전략적 선점, 그리고 발주처 신뢰 획득을 위한 진입 방식을 고려할 때 소도시 시범 사업은 단순한 소규모 수주가 아니라 UAE 물 시장 전반으로의 확장을 위한 체계적인 진입 경로로서 전략적 의미가 있다. 이 전략의 이론적 근거를 종합하면, 다이아몬드 모델의 경쟁우위(what)를 제도적 거리가 낮은 비치헤드 시장(where)에 웁살라 모델의 점진적 학습(how)과 WASCO/KSP의 성과 기반 계약(how)을 통해 투입하는 구조로 요약된다.
3.1.1 북부 에미리트 지역의 NRW 현황
Etihad WE의 물 생산량(Water Production Capacity)은 190(Millions Gallons per Day, MIGD, 약 86만 3,000 m3)이다. 4개의 구역을 관통하는 관망의 총길이는 9,303km, 유효저수용량은 401 MIGD (약 182만 m3)로 10년 사이에 많이 발전되었다. 주요 수원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먼저, Naqaa RO 담수화 플랜트에서 매일 150 MIGD (약 68만 1,900 m3)가 생산되어 Khurajah의 9개 저수조로 분배된 후 4개의 지역으로 공급된다(Fig. 1). 저수조는 해발 90m 높이에 자리 잡고 있어 저장된 물의 80%가 하류를 통해 인근 지역으로 분배된다. 이 저수조보다 높은 곳에 있는 지역은 매일 30 MIGD (약 13만 6,000 m3)를 생산하는 펌프장에서 물을 공급받고 있다. 이외에도 WDC (Water Distribution Code)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바위산으로 뒤덮인 동해안 지역에서는 아부다비를 통해서 물을 공급받고 있다.

Fig. 1.
Major jurisdiction and service areas of Etihad WE (Source: Authors)
Note: Ajman (AJM): Ajman city center and surrounding industrial zones; Umm Al Quwain (UAQ): entire Umm Al Quwain region; Ras Al Khaimah (RAK): Ras Al Khaimah city center and major residential/industrial districts; Fujairah (FUJ): Fujairah city and Dibba-Al Fujairah.
Etihad WE가 추구하는 물 시장 이니셔티브는 ① NRW 절감 계획, ② 물 수출, ③ 물 공급, ④ 물 SCADA 구축 등이다. 특히, SCADA의 부재로 발생하는 기술 문제(누수 관리 등)를 해결하기 위해 집중적인 관망 관리와 정확한 데이터 수집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Etihad WE가 관리하는 북쪽 지역의 NRW 실태는 다소 심각한 수준이다. Etihad WE가 구축되기 전부터 사용된 네트워크가 존재하며 아직도 2004년 GIS 시스템에 의존하는 네트워크들을 현재 시스템으로 추적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특정 관로가 어디로 연결되어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맵핑이 부재하다. 따라서, 특정 구역을 나누어 그 구역 안에서의 수자원 이동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2024년 5월 기준, Dibba의 NRW는 38%에 달한다. 물 손실의 대부분은 기술적 결함(주요 배관의 누수 및 파열, 저장 및 분배 손실, 연결 배관 누수)에서 비롯된다. Dibba는 다른 지역에 비해 면적이 작고 시스템도 Etihad WE가 사용하는 일반적인 시스템과 같으므로 시범 사업 지역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 넓은 범위의 다른 지역에서는 통일되어 있지 않은 시스템과 지형으로 인해 시범 사업을 수행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Dibba 지역은 동해안에 인접한 지역은 전부 돌산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6개의 블록시스템(District Metered Area, DMA)으로 구분되어 있다(Fig. 2). 주요 수원은 Zone 1~3에 자리하고 있다. Zone 1의 A1 Bidya 지역은 134km의 관망을 보유하고 있다. 900 mm의 메인 파이프를 통해 대략 3천 가구에 물을 공급하고 있다. 꾸준한 관리를 통해 2023년 9월부터 2024년 3월까지 NRW는 약 5% 정도 줄었다. 해당 지역은 지하수(우물)를 주로 사용하던 지역이나, 현재는 지하수 공급은 차단하였기 때문에 모든 물은 EWEC가 공급하고 있다.
3.1.2 Etihad WE의 NRW 저감 사업 및 전략
Etihad WE는 소도시를 대상으로 NRW를 개선한 경험이 있다. 예컨대, 누아이미야(Nuaimiya)는 직경이 서로 다른 총길이 95 km의 네트워크를 보유한 지역 중 하나이다. 약 36,000명 이상의 사용자가 있으며 NRW 저감 사업을 통해 일일 5.5 MIGD (약 25,000 m3)를 공급하였다. 약 3년 동안 약 4천만 AED의 비용이 소요되었다. HDPE (High-Density Polyethylene) 파이프라인을 사용하여 네트워크 길이를 75 km로 줄였으며 사업 종료 시점에서 NRW는 5% 미만으로 감소하였다. 그러나, 더 넓은 지역에 해당 기술을 적용하기에 비용적 측면에서 이득이 없었고 도심을 대상으로 진행된 프로젝트라 주요 건축물과 시설을 피해 조사하느라 비교적 긴 시간(3년)이 소요되었다는 한계를 가진다.
또 다른 사례로는 아즈만(Ajman)이 있다. 아즈만은 스마트 계량기 교체를 통해 NRW를 감소시킬 수 있었고 사용자 1만 명을 대상으로 6% 이상의 NRW 저감 효과를 가져왔다. 무엇보다도 물 사용량을 일정한 시간에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효과이고 해당 지역으로 유입 및 유출되는 물의 양을 더욱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Etihad WE는 네트워크에서의 NRW를 저감하기 위한 통합 전략을 개발하였다. 아직은 대부분 계획이 초기 단계이거나 입찰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앞으로 해당 전략을 바탕으로 NRW 저감에 박차를 가하고자 한다. 특히, Etihad WE는 2027년까지 NRW 18% 달성을 목표로 한다.
Etihad WE는 NRW 대응 전략을 보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단계는 물 운송 과정에서의 NRW 대응 전략으로 스마트 볼 기술을 활용한 첨단 음향 검사를 통해 누수를 파악하고 문제점을 해결한다. 물 분배 과정에서는 지역별 계량을 구현하여 물 손실을 줄이고 보다 표적·최적화된 검사 및 복구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또한, 데이터 로거(Data Loggers)를 통한 대규모 NRW 감지를 통해 수리 작업을 진행한다. 2단계는 복구 과정에서의 대응 전략이다. 9천 km를 능가하는 대규모 관망 중 3천500km는 오래된 네트워크인 AC (Asbestos Cement) 파이프라인을 사용 중인데 새로운 것으로 교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실제로 Etihad WE는 DMA 운영팀을 중심으로 2024년 9~10월 사이에 해당 네트워크의 교체 및 수리 작업을 진행하고자 계획하였다(Etihad WE, 2024).
물과 관련된 모든 공업용, 빌딩, 주거용 제품에 대해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인 자일럼(Xylem)은 스마트 물관리 기술을 중동 지역의 상수도 시설 운영 효율성을 향상하고 신뢰성을 혁신하는 방법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 도입을 꺼리는 문화는 중동 지역의 디지털 상수도 체계를 막는 주요 장벽이라고 말한다(Asaba, 2022). 이러한 경향은 소도시일수록 강할 수 있기에 물 기업들은 스마트 물관리 기술이 물 공급의 효율성을 개선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할 것이다.
고급 데이터 분석을 적용하고, 디지털 제어 시스템에 AI 계층을 추가하고, 물관리 분야에서 머신러닝을 활용하면 지능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물, 에너지, 비용을 크게 절감하고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는 팬데믹 상황에서 이미 증명되기도 했다(Schneider Electric, 2024; UNESCO, 2025). 디지털 솔루션은 수도사업자가 물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팬데믹 시나리오 이후의 계획을 세울 때 스마트 물관리 기술과 같은 디지털화는 필수 요소이자 장기적으로 운영 및 재무 회복력을 위한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음을 강조해야 할 것이다. 이와 동시에 UAE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겪는 ICA 규정 충족에 따른 비용 상승, 현지 관망 운영 데이터 및 지질 구조에 대한 지식 부재, 현지 기업 중심의 폐쇄적 시장 구조로 인한 네트워크 진입 어려움 등의 복합적 고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3.1.3 Etihad WE의 NRW 개선 전략 및 한국 기업 진출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구체화
한국 기업은 NRW 저감을 위한 Etihad WE의 단계별 추진 전략을 고려하여, Etihad WE가 실제로 필요로 하는 분야의 기술과 노하우를 제공해야 한다. 한국 기업의 강점만을 내세우는 전략은 Etihad WE의 수요를 반영하지 못하며 결코 효과적이지 않다.
다음의 Table 6과 같이, 한국 기업은 Etihad WE의 NRW 대응 전략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현재 계량 상황을 진단하고 수집되고 있는 데이터의 품질을 평가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물 전송과 배분 과정에서 스마트 볼 기술과 데이터 로거를 활용한 누수 감지 시스템을 적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UAE 현지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Table 6.
Etihad WE's NRW response strategy and entry points for Korean firms
Source: Modified based on Etihad WE (2024).
Etihad WE는 복구 측면에서 이미 우선순위 영역에 대한 복구를 시행한 바 있다. 2024년부터는 2단계에 걸친 주요 복구 프로그램을 통해 네트워크를 복구하고 기술적 결함으로 인한 손실을 감소시키고자 한다. 주요 복구 프로그램에 대한 세부 계획을 바탕으로 한국 기업의 참여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북부 에미리티에서 라스알 카이마(Ras Al Khaimah) 다음으로 디바(Dibba) 지역의 NRW가 가장 심각한 만큼 Etihad WE는 디바 지역의 비기술적 손실 관리를 계획하고 있다. UAE가 NRW에 대응할 수 있는 스마트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기술적인 관리를 주요 전략으로 채택하는 이유는 디바 지역과 같은 소도시에서의 스마트 기술 경제성이 낮기 때문이다. 이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NRW 저감 기술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한국 기업들은 장기적으로 NRW 대응에 대한 시스템 운영관리 노하우를 전수하고, SCADA 시스템을 이미 도입한 한국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UAE 물 시장 진출 과정에서 한국 기업은 NRW를 개선하기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할 수 있다. 예컨대, 물절약전문업(WASCO)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WASCO는 물 절약을 위한 시설 투자 비용이 부담되는 사용자에게 매력적인 제도이다. 한국에서는 이미 군부대, 병원, 쇼핑몰, 아파트, 대학교 등 물 사용량이 많은 곳에서 WASCO 사업을 통해 누수 저감과 물 절약을 실천하고 있다. 실제로 WASCO 사업을 시행한 군부대의 유수율이 개선되었고, 사업 종료 후에도 자체 유지관리를 통해 유수율이 지속하여 증가하는 사례들이 있다(Park and Kim, 2020). 이러한 사업 방식은 UAE나 Etihad WE의 시설투자 비용 부담을 줄이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3.2 단계별 협력 전략을 통한 UAE 물 시장 진출
한국 기업이 UAE 물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정부, 대기업, 중소기업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체계가 전제되어야 한다. 이에 본 연구는 세 주체의 역할 분담과 상호 협력을 중심으로 총 4단계의 단계별 진출 전략을 제안한다. 이 4단계 전략은 웁살라 모델의 점진적 국제화 논리와 상응하고 각 단계는 시장 지식의 축적과 관여 수준의 확대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갖는다.
3.2.1 물 시장 탐색 및 정보 분석
제1단계는 UAE의 물 시장 관련 기본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해당 시장 관련 탐색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는 웁살라 모델에서 ‘일반적 지식(general knowledge)’ 축적에 해당하며 다이아몬드 모델의 수요 조건과 기업 전략 분석에 필요한 기초 데이터를 확보하는 과정이다.
정부는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주무 부처로 외교부와 긴밀하게 협력하여 UAE의 KOTRA, 외교부 재외공간을 중심으로 물 시장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조사한다. 대기업은 현지에서 추진 중인 해수 담수화와 발전소 사업 등 관련 현장 사무소와 지사 등을 통해 물 시장 정보를 수집하고 동 분야 진출한 해외 경쟁 기업의 동향과 활동을 조사하고 분석한다. 또한, 경쟁업체의 기술과 서비스 수준을 파악하고 법·제도와 규제, 관련 부서와 기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다. 현지에 추가로 진출하기 위해 회사 내부의 역량을 점검하여 강점을 부각하고 약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UAE 전역에서 아부다비, 두바이와 같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중심지와 기타 에미리트 지역 상황 파악을 근거로 진출 가능 지역을 재확인하고 구체적인 진출 전략과 계획을 수립한다.
중소기업은 UAE에 이미 진출한 대기업과 협력하거나 현지 에이전트를 통해 현지 시장 상황, 경쟁 기업 현황 등 시장 정보를 획득하고 분석한다. 또한, 회사 내부적 역량을 검토하여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내부 역량을 검토하여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도록 한다. 궁극적으로 UAE에 진출할 수 있는 지역을 선정하도록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국내에서 Water Korea EXPO 등 전시회, 환경부 혹은 산하기관, 학회 주최 세미나 참석, 최신 물 시장 동향, 기술 수준 등에 대한 이해 수준을 높이도록 한다.
3.2.2 물 시장 진출 준비
2단계는 1단계의 준비 단계를 마무리하고 현지 물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한 준비 단계이다. 이 단계는 웁살라 모델에서 ‘시장 특화 지식(market-specific knowledge)’ 축적을 본격화하는 시점이며 제도적 거리 분석에서 확인된 규제적 장벽(ICV, 벤더 등록 등)을 사전에 준비하는 과정이다.
정부는 대사관과 KOTRA 등의 공관과 공기업 지사 등을 통해 UAE의 벤더 등록을 위한 행정 서비스를 지원하고 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국내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기업은 UAE의 물 산업 관련 다양한 분야, 규모와 종류별 사업을 발주할 수 있는 아부다비의 에너지부, 두바이의 수자원과 전력청 등 발주처와 정기적 혹은 비정기적 접촉 등을 통해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여 발주할 수 있는 사업 가능성을 타진하고 준비하도록 한다. 또한, UAE의 물 시장 관련 인증과 검증 관련 취득 자격, 과정, 법률과 제도, 비용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대처 방안을 검토한다. UAE의 물 시장 진출 관련 엑스포, 학회, 회의에 참석하여 관련 부처, 기관, 공기업 등과 교류, 인적 네트워크 구축하고 운영한다. UAE의 물 산업 관련 사업에 참여하기 위한 국제적인 경쟁력이 있는 중소기업 기자재업체를 선정하고 진출 방안을 함께 논의한다.
중소기업은 UAE의 물 시장 관련 기초 정보 분석과 이해를 바탕으로 대기업의 벤더로서 등록하고 대기업의 UAE의 물 시장 진출팀에 합류하도록 한다. 각 중소기업의 우수한 기술과 품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고품질의 상품 생산을 재확인하고 준비한다.
3.2.3 물 시장 개척
3단계는 실질적 시장 진입을 시작하는 단계로 비치헤드 전략에 따라 선정된 목표 시장 세그먼트에 자원을 집중하여 투입하는 과정이다.
정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UAE의 물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수출입은행 등을 통한 정책 자금을 지원하도록 한다. 또한, 중소기업의 현지 진출을 독려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물 산업 분야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을 물 산업 전시회 혹은 중소기업청 주관 공동 워크숍 등을 통해 소개하고 협업이 쉽도록 돕도록 한다.
대기업은 정부의 UAE의 물 시장 진출을 위한 정책 자금 확보를 위해 협의를 계속하는 한편, 국내외 금융시장을 통해 프로젝트 파이낸싱(Project Financing, PF)을 조달하도록 한다. 이와 동시에 계속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 UAE의 물 시장 관련 부처와 공공기관을 통해 발주 가능 사업을 파악하고 구체적인 정보를 최대한 수집하고 분석한 후 실행계획을 세운다. 실행계획을 수립하면서 입찰 사전 계획을 수립하고 해당 사업이 발주되고 입찰에 참여할 때 함께 할 국내 중소기업의 현지 벤더 등록을 지원한다.
중소기업은 정부가 제공하는 국내외 지원사업을 신청하고 이를 통해 UAE의 물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 사항을 점검하고 시장 진출을 위해 제반 사항을 재점검한다. 현지 에이전트를 통하거나 인터넷 등을 통해 자사 제품과 서비스의 경쟁력과 우수성을 홍보하고 가능하면 직접 현지 출장을 통해 미래 구매자 혹은 발주처와 사업 가능성을 논의하고 홍보한다. 이와 함께 관련 분야 벤더로서 등록하여 사업이 실제 발주되었을 때 벤더 자격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자격을 갖추도록 한다.
3.2.4 물 시장 진출
4단계는 1, 2, 3단계를 거쳐 UAE의 물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시기이다. 이 단계에서는 시범 사업을 통해 축적한 시장 특화 지식과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사업 규모를 확대하고 비치헤드 시장에서 인접 대형 시장으로의 전이를 추진한다.
정부는 현지 시장 진출할 때 겪을 수 있는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금융적 위험 요소 관련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도록 행정적으로 지원한다. 중소기업을 위해 자금과 보증을 지원하고 UAE의 물 시장 진출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체계적으로 구축하여 필요한 대기업 혹은 중소기업이 관련 정보에 원활하게 접근하여 활용하도록 돕는다.
대기업은 UAE의 물 시장의 입찰 정보를 획득하고 중소기업 기자재 업체와 함께 입찰 서류를 준비하여 입찰에 참여한다. 입찰 준비 과정에서 소요할 운영 자금을 미리 확보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관련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 요소를 방지하거나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또한, 발주처와 관련 공공기관과 대외협력을 강화하여 참여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UAE와 지역사회에 가져올 편익에 대해서도 홍보한다.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함께 입찰 정보를 획득하면 입찰 준비를 시작하여 함께 입찰에 참여한다. 해외 진출을 위한 운영 자금을 확보하고 다양한 위험 요소에 대한 회사 내부의 대처 방안을 논의하고 준비한다. Table 7과 같이 UAE의 물 시장 진출 시 정부, 대기업, 중소기업이 시장 탐색, 진출 준비, 시장 개척, 진출 등 4단계에서 할 역할을 정리할 수 있다.
Table 7.
Stage-by-Stage roles of government, large firms, and SMEs for entry into the UAE water market
Source: Authors modified based on KWP (2022).
4. 결 론
본 연구는 한국 기업의 UAE 물 시장 진출 현황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전략적 진출 방안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이를 위해 Porter (1990)의 다이아몬드 모델을 통해 한국 기업의 경쟁우위 원천을 규명하고 Kostova (1999)의 제도적 거리 개념을 활용하여 진입장벽을 구조적으로 분석하였으며 웁살라 모델과 비치헤드 전략을 바탕으로 실행 가능한 시장 진출 방안을 도출하였다. 특히, 세 이론적 틀을 경쟁우위 진단(what) → 장벽 분석(why) → 전략 처방(how/where)의 순차적 분석 체계로 연계하여 이론과 실증 분석 간의 구조적 대응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문헌조사와 두 차례에 걸친 현지 조사를 통해 도출된 주요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 기업은 UAE 물 시장에서 해수 담수화, 스마트 물관리 및 디지털트윈, 하수 재이용 및 고도처리의 세 분야를 중심으로 진출하고 있으며, 두산에너빌리티, GS이니마, ㈜매린 등이 대표적 사례이다. 다이아몬드 모델 분석 결과, 한국은 세계 수준의 RO 담수화 기술과 스마트 물관리 운영 경험, 대기업·중소기업 산업 클러스터, 그리고 정부 정책 지원이라는 복합적 경쟁우위를 보유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다만, 유럽 기업(Veolia, Suez) 대비 장기 O&M 실적 부족과 중국 기업과 가격 경쟁 심화라는 한계도 동시에 확인되어 단순 EPC 수주를 넘어선 기술·금융 패키지형 차별화가 필수적임이 재확인되었다. 특히, UAE의 ‘Water Security Strategy 2036’이 요구하는 NRW 저감, 담수 공급 용량 확충, 하수 재이용 등의 기술 수요는 한국 기업의 역량과 높은 정합성을 보인다.
둘째, 제도적 거리 분석 결과 한국 기업은 규제적, 인지적, 규범적 거리라는 세 차원의 진입 장벽에 직면하고 있다. ICV 의무 비율 충족, PPP 방식의 고도화된 금융 조달 요건, 외국 기업 지분 제한 등 규제적 거리와 함께 노후 관망 데이터 및 현지 지질 구조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인지적 거리, 그리고 현지 기업 중심의 하·폐수 시장 구조와 하수 재이용에 대한 문화적 거부감이라는 규범적 거리가 중층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이 현지 인터뷰를 통해 확인되었다. 이 분석은 문헌조사에서 파악한 제도적 차이를 현지 인터뷰의 구체적 사례(삼성물산의 관로 사업 경험, 두산에너빌리티의 스마트 물관리 진입 한계 등)와 교차 검증함으로써 이론적 개념이 현장에서 어떻게 실제 장벽으로 발현되는지를 구조적으로 제시하였다.
셋째,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본 연구는 두 가지 핵심 진출 전략을 제안하였다. 우선 소도시 시범 사업 수행 전략으로, Etihad WE 관할의 Dibba 및 Ajman 등 북부 에미리트 소도시를 비치헤드 시장으로 삼아 NRW 저감 시범 사업을 수행함으로써 현지 시장 지식을 축적하고 네트워크 내부자 지위를 단계적으로 확보하는 방식을 제안하였다. 이 과정에서 WASCO 제도와 KSP를 성과 기반 계약 방식으로 연계하면 발주처의 초기 투자 부담을 낮추면서 한국 기업의 시장 신뢰도를 효과적으로 제고할 수 있다. 다음으로 정부, 대기업, 중소기업의 유기적 협력을 중심으로 한 4단계 진출 전략(시장 탐색, 진출 준비, 시장 개척, 본격 진출)을 제안하였으며 각 단계에서 주체별 역할 분담과 협력 방식을 구체화하였다.
본 연구는 UAE 물 시장 진출에 관한 기존 연구가 대형 EPC 수주 중심의 단편적 접근에 머물러 있던 한계를 극복하고 국제경영 이론에 기반한 분석 틀을 통해 진출 전략의 이론적 타당성을 제고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다이아몬드 모델, 제도적 거리, 웁살라 모델의 세 이론을 순차적 분석 체계로 연계하고 각 이론의 분석 항목과 현장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대응시킴으로써 이론적 분석 틀의 실질적 적용 가능성을 제고하였다. 또한, 두 차례의 현지 조사를 통해 Etihad WE의 실제 수요와 NRW 저감 전략을 직접 파악하고 이를 한국 기업의 진출 방안과 연결하였다는 점에서 실무적 기여도 크다. 다만, 본 연구는 인터뷰 대상이 제한적이며 정량적 분석이 부족하다는 한계를 가진다. 향후 연구에서는 더욱 많은 현지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체계적 조사와 함께 NRW 저감의 비용-편익 분석 등 정량적 데이터를 보완하여 전략의 실행 가능성을 더욱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