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1.1 연구 배경
1.2 연구 목적 및 대상지 개요
2. 방법론
2.1 자료수집 및 물 절약 지표 선정
2.2 지자체별 물 절약 유형의 통계 검증
2.3 도시 규모에 따른 물 절약 실적 차이의 통계 검증
3. 결과 및 검토
3.1 가정용수와 비가정용수 물 절약 지표
3.2 통계적 검증 및 유형 분석
3.3 도시 규모별 유형 분석
4. 결 론
1. 서 론
1.1 연구 배경
우리나라의 국가가뭄재난관리체계는 2015년 중부지방의 가뭄을 계기로, 정부가 관계부처 합동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국민안전처(현 행정안전부)가 총괄 조정 역할을 수행하면서 본격적으로 구축되었다. 이후 2016년에는 가뭄 예·경보 체계가 ‘관심, 주의, 경계, 심각’의 4단계로 정비되었고, 2018년 국가 위기관리 매뉴얼 개정으로 가뭄이 공식적인 재난 유형에 포함되었다. 이어 2021년에는 자연재해대책법 개정을 통해 제한급수 및 제한발전과 같은 응급조치의 시행이 가능해졌다(MOIS, 2024).
그러나 효과적인 가뭄 관리를 위해서는 정부 주도의 대응에서 나아가 물 절약 조치를 담당하는 지자체의 역할을 강화하는 협력적 가뭄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 지자체는 지방자치법과 위기관리 매뉴얼을 통해 이미 상당한 가뭄 대책 권한을 부여받고 있으며, 자연재해대책법으로 그 역할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KRIHS, 2024a).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지자체가 지속적으로 주민들에게 물 절약 동참을 호소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는 단순한 권한 부여를 넘어, 정책의 효과를 입증하고 주민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행 전략이 필요함을 의미한다(Lee and Pyo, 2024; KRIHS, 2024b). 이러한 실행 전략의 효과를 평가하고 개선하기 위해서는 객관적 근거 자료가 필수적이며, 이를 통해 정책의 지속 가능성과 실효성을 판단할 수 있다.
물 절약 정책에 관한 선행연구들은 특정 방식으로 절약을 유도하는 기법이나 가뭄 관련 정책 시행 이후 단기적인 사용량 변화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을 보였다. Jessoe et al. (2021)은 극심한 가뭄 기간 동안 절약 조치가 가정용 물 절약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하였는데, 사회적 규범을 강조한 보고서가 평균 3~5% 수준의 절약 효과를 유도하였지만 장기적인 효과는 없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이미 절약 습관이 자리잡은 가정에서는 이러한 개입의 효과가 제한적으로 나타난 점을 지적하였으며, 이는 물 절약에 대한 정교한 제도적 접근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Gonzales and Ajami (2017)은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의 가뭄 대응 사례를 통해, 가뭄 기간 동안 물 절약 수준은 일시적으로 증가했으나, 정책 종료 후 반동 현상으로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을 관찰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단기적 대응 조치의 한계를 드러내며, 장기적인 정책 유지와 사회적 인식 제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대부분의 국내 연구는 물 절약 정책 보다는 시민의 물 사용 행태 변화와 물 절약 실천 여부에 집중되어 왔다. Song and Joo (2021)는 광주광역시를 대상으로 물 절약 실천 여부 및 주요 장애 요인을 분석하였으며, 응답자의 68.4%가 물 절약을 실천하고 있었지만 ‘불편함’과 ‘익숙하지 않음’이 주요한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 연구에서는 절수설비의 보급 확대와 일상 속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았으며, 궁극적으로 보다 실효성 있는 물 수요 관리 전략 수립이 요구된다고 제언하였다. 또한 Kim and Park (2001)은 개입모형과 공적분모형 등을 활용하여 도시별 물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하고, 현행 요금 체계와 통계자료의 한계를 지적하며 제도 개선의 방향을 제시하였다. 계량적 분석을 통해 물 사용량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요인을 실증적으로 검토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나, 이 연구는 가뭄과 같은 재난 상황에서의 수요 대응을 다루지 않아 본 연구와는 분석 범위와 목적에서 차이를 보인다.
선행연구들을 종합해 보면 개별적인 정책의 효과 분석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지자체 차원의 물 절약 정책 설계, 법·제도적 개선, 정책 실행력 강화를 위한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Kang et al., 2022). 특히, 지자체별로 차별화된 물 절약 목표 설정과 실적 평가를 위한 근거 자료가 부족하여 실효성 있는 정책 수립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는 지자체가 실효성 있는 물 절약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기초 자료의 부족을 의미하며, 실증적 분석의 필요성을 더욱 강조하는 부분이다.
위 배경에 따라, 본 연구는 가뭄 대응에서 물 절약 조치의 효과를 평가하고, 향후 효과적인 대응 전략 수립에 필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2022~2023년 광주·전남 지역의 사례를 중심으로, 주요 지자체의 생활용수 절감 실적을 분석하고 그 유형을 분류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지자체 특성을 반영한 실증 분석을 통해 정책 실행력 강화를 위한 개선 방향을 도출하였다.
1.2 연구 목적 및 대상지 개요
본 연구는 가뭄 상황에서 지자체별 물 절약 실적과 대응 조치를 분석하고 정책 실행력 강화를 위한 실증적 근거를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연구 대상은 Lee et al. (2023)에서 가뭄에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검토된 2022~2023년 남부 지방 14개 지자체로 선정하였다(Fig. 1). 해당 지역은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가 구성된 이후 캠페인 등 실질적인 행정 대응이 이루어진 점에서 적합한 사례로 판단되었다.
표현 간소화와 비교 용이성을 위해, 각 지자체는 본문에서 A부터 N까지의 약호로 표기하였으며, 이에 대한 대응 관계는 아래와 같다: 광주광역시(A), 목포시(B), 여수시(C), 순천시(D), 나주시(E), 광양군(F), 담양군(G), 고흥군(H), 보성군(I), 화순군(J), 함평군(K), 영광군(L), 장성군(M), 완도군(N).
2. 방법론
본 연구의 분석 절차는 Fig. 2에 제시하였다. 가뭄 시기 지자체의 생활용수 및 비생활용수 사용량 변화를 대응표본 T-검증과 Wilcoxon 부호 순위 검정을 통해 통계적으로 검증하였으며,물 절약 유형은 독립표본 t-test와 선형회귀분석을 통해 분류하였다. 또한, 도시 규모에 따른 실적 차이는 일원분산분석을 통해 추가적으로 검토하였다.
2.1 자료수집 및 물 절약 지표 선정
본 연구에서는 2019년 1월부터 2024년 4월까지 14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월간 업종별 수돗물 사용량(m3/월)을 분석하였다. 연구 기간은 가뭄 발생 이전(2019년 1월-2022년 7월), 가뭄 기간(2022년 8월-2023년 3월), 가뭄 이후(2023년 4월-2024년 4월)로 구분하여 시기별 물 사용량 변화를 분석하였다.
분석에 사용된 데이터는 행정안전부와 국토연구원이 실시한 물 절약 실적 점검을 위해 각 지자체에서 수집한 가정용 월별 용수 사용량 자료(MOIS, 2024)를 기반으로 하였다. 생활용수는 가정용수, 공공용수, 일반용수, 대중탕용, 기타용수로 분류하였으며, 이 중 가정용수를 제외한 나머지는 항목은 비가정용수로 간주하여 월별 용수 사용량을 분석하였다. 14개 지자체의 가정용수와 비가정용수 사용 비율은 평균적으로 약 2:1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지자체별 차이는 크지 않았다(Table 1). 일반적으로 가정용수 비율이 높은 지역은 도시화 수준이 높은 경향을 보였으나, 공업 활동이 활발한 지역은 오히려 가정용수 비율이 낮은 특징이 확인되었다.
Table 1.
Proportion of domestic and non-domestic water use by municipality
가뭄 기간 동안 각 지자체에서는 물 절약 노력을 시행하였으며, 이에 해당 기간 동안의 물 사용량을 중점적으로 분석하였다. 가뭄 발생 시 물 사용량이 변동될 수 있으므로, 가정용수와 비가정용수의 물 절약 실적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가뭄 발생 시점에서의 물 절약 실적을 직전년도 동일시기(t-12)와 비교하여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가뭄 전후의 물 사용량 차이를 바탕으로 물 절약률을 Eq. (1)과 같이 정의하였다. 여기서 t=1은 가뭄이 시작된 2022년 8월, t=8은 종료된 2023년 3월을 의미하며, i=1은 가정용수, i=2는 비가정용수를 각각 나타낸다.
이 0보다 크다면, 가뭄 발생 이전과 비교하여 해당 월(t)에 물 절약 실적이 있었음을 나타내며, 0보다 작다면 가뭄 발생 이전보다 물 절약 실적이 없었음을 의미한다.
2.2 지자체별 물 절약 유형의 통계 검증
가뭄 발생 전후의 물 절약 실적을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통계적 방법을 적용하였으며, 이를 통해 지자체별 물 절약 실적에 따라 유형을 분류하였다. 먼저, 전년도 대비 생활용수 증감 실적을 검증하기 위해 대응표본 T-검정을 수행하고, 가정용수 및 비가정용수의 변화 방향 분석에는 비모수 검정을 적용하였다. 이어서 지자체별 유형 분석은 독립표본 T-검정과 선형회귀분석을 활용하였다. 모든 통계 검정 과정에서 표준 절차를 따랐으며, 분석에는 IBM SPSS Statistics 21을 사용하였다. 가설 검증 시, 모든 검정에서 귀무가설(H0)과 대립가설(H1)을 설정하였으며, 통계량을 통해 계산된 유의확률(p-value, p)과 사전 설정한 유의수준(α)을 비교하여 p < α인 경우 H0을 기각하고 H1을 채택하였다(Kim et al., 2024).
2.2.1 대응표본 T-검정
본 연구에서는 가뭄 기간 동안 지자체별 가정용수와 비가정용수의 물 절약 실적이 유의미한지 검증하기 위해 대응표본 T-검정을 실시하였다. 분석 대상은 14개 지자체의 가뭄 기간 월별 사용량(N=112개)이며, 전년도(2021년 8월~2022년 3월)와 비교하여 물 사용량 변화의 유의성을 평가하였다. 분석 결과, p-value가 0.05보다 커 정규성을 충족하여 대응표본 T-검정을 수행하였다. 검증을 위한 연구 가설을 다음과 같이 설정하였다.
- 귀무가설(H0): “기뭄 기간 동안 (비)가정용수의 물 절약 실적은 0에 가깝다.”
- 대립가설(H1): “가뭄 기간 동안 (비)가정용수의 물 절약 실적은 0보다 유의미하게 크거나 작다.”
2.2.2 비모수 검증 (Wilcoxon Signed-Rank Test)
대립가설이 채택된 경우, 가정용수와 비가정용수 사용량 변화가 단순한 우연이 아닌 유의미한 패턴인지 추가 검토하기 위해 Wilcoxon Signed-Rank Test를 수행하였다. 이는 두 관련 집단의 중앙값 차이를 비교하는 비모수 검정 방법이다(Gibbons and Chakraborti, 2011). 가뭄 기간을 기준으로 전년도와 당해연도의 월별 사용량 차이에 대해 개별 데이터의 부호를 고려하여 순위를 부여한 후, 양(+)과 음(-) 부호별 순위 합계를 계산하였다. 이를 통해 가정용수와 비가정용수의 물 절약 실적이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경향성을 통계적으로 평가하였다.
2.2.3 지자체별 물 절약 유형 분석
행정안전부가 물 절약 조치를 요청한 가뭄 기간 동안 지자체별 물 절약 실적 변화를 분석하여, 각 유형을 분류하였다. 지자체의 월별 물 절약 지표를 기반으로 유형을 정의하고, 통계적 분석을 통해 물 절약 실적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기준으로 정책 순응형, 정책 효과 지연형, 정책 효과 감쇄형, 정책 단기 반응형, 정책 무반응형의 5가지 유형으로 정의하였다(Fig. 3).
먼저, 독립표본 T검정을 통해 통계적 유의성을 검토하였다. 가뭄 이전 및 이후 기간을 하나로 묶고, 가뭄 발생 기간과 구분하여 두 그룹 간 물 절약 지표의 유의미한 차이를 비교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은 경우는 ‘정책 무반응형(유형 5)’로 분류하였다. 또한 유의미한 차이가 있더라도 총 누적 실적이 음수(-)이면 유형 5로 간주하였다. 다만, 가뭄 종료 이후 물 절약 실적이 일정 기간(3개월) 지속된 경우는 유형 5에서 제외하였다. 검증을 위해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설정하였다.
- 귀무가설(H0): “물 절약 실적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
- 대립가설(H1): “물 절약 실적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존재한다.”
다음으로, 선형회귀분석을 진행하였다. 이는 한 변수의 변화가 다른 변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직선 형태의 관계를 추정하는 통계 기법으로, 시간에 따른 물 절약 실적 변화의 추세를 분석하는 데 활용되었다. 시간이 경과할수록 물 절약 실적이 점진적으로 증가한 경우(기울기 양수)는 ‘정책 효과 지연형(유형 2)’, 감소한 경우(기울기 음수)는 ‘정책 효과 감쇄형(유형 3)’으로 분류하였다. 설정한 연구가설은 다음과 같다.
- 귀무가설(H0): “물 절약 실적은 선형적인 관계가 아니다.”
- 대립가설(H1): “물 절약 실적은 선형적으로 증가한다.”
또한, 물 절약 실적이 지속적으로 유지된 경우 ‘정책 순응형(유형 1)’, 단기간에만 절약 실적이 확인된 경우 ‘정책 단기 반응형(유형 4)’으로 분류하였다.
2.3 도시 규모에 따른 물 절약 실적 차이의 통계 검증
가뭄 발생 기간 동안 지자체의 도시 특성에 따라 가정용수 물 절약 실적에 차이가 있는지를 검증하기 위해 일원배치 분산분석(One-Way ANOVA)을 수행하였다. 일원배치 분산분석은 세 개 이상의 그룹 간 평균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지를 검정하는 방법으로, 본 연구에서는 도시 특성을 기준으로 광역시, 도(시), 군 단위로 구분하여 물 절약 실적의 차이를 분석하는 데 활용되었다.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설정하였다.
- 귀무가설(H0): “도시의 인구규모에 따라 물 절약 실적은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
- 대립가설(H1): “도시의 인구규모에 따라 물 절약 실적은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
3. 결과 및 검토
3.1 가정용수와 비가정용수 물 절약 지표
가뭄 상황이 발생한 기간 동안 각 지자체의 물 절약 실적을 전년도 사용량과 비교하여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Table 2에서는 각 지자체별로 8개월 동안의 월별 물 절약지표를 산출한 후, 해당 기간의 평균값을 도출하여 비교하였다. 분석결과, 가정용수의 경우 A, B, C 등의 지자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물 절약이 확인되었으며, 해당 기간 동안 평균 4~5%의 감소 비율을 보였다. 반면, 비가정용수의 경우 물 절약 대책의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으며, 오히려 동 기간 동안 물 사용량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가뭄 시 물 절약 정책이 가정용수 부문에서는 효과적으로 작용하지만, 비가정용수 부문에서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나타낸다. 또한, G, H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가정용수와 비가정용수 모두에서 물 절약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아, 지자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감축으로 이어지지 않은 사례로 확인되었다.
Table 2.
Average reduction rate of water use over the 8-month drought period
3.2 통계적 검증 및 유형 분석
3.2.1 통계적 검증
가정용수와 비가정용수의 물 절약 실적이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는지 검증하기 위해 대응표본 T-검정을 실시한 결과, 두 그룹 모두에서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었다(Table 3). 가뭄 기간 동안의 월별 평균 사용량과 전년도 동일 기간의 월별 평균 사용량을 비교한 결과, 가정용수의 경우 가뭄 이전 평균 사용량이 1,234,942 m3에서 가뭄이 발생한 당해년도에는 1,191,450 m3로 감소하였다. 반면, 비가정용수의 경우 전년도 평균 사용량이 593,424 m3에서 당해연도 618,673 m3으로 증가하였다. 가정용수와 비가정용수 모두에서 유의확률이 각각 0.009와 0.002로 유의수준 0.05보다 낮아 귀무가설이 기각되었으며, 이는 가뭄 발생으로 인해 가정용수 및 비가정용수 사용량 변화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존재함을 나타낸다.
Table 3.
Results of paired t-test and Wilcoxon signed-rank test on water-saving performance of 14 municipalities (N=224)
이후 가정용수와 비가정용수 사용량의 증감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비모수 검정(Wilcoxon Signed-Rank Test)를 수행하였다. 분석 단위는 전연도와 당해연도의 각 지자체 월별 사용량 차이이며, 검정 결과는 Table 3에 요약되어있다. 가정용수의 경우, 가뭄 기간동안 14개 지자체에서 총 43,192 m3의 물 절약 실적이 확인되었다. 전체 112개의 월별 사용량 차이 중 67개 사례에서는 절약 실적이 0보다 크고, 45개 사례에서는 0보다 작았으며, 검정 결과 z=-3.733, p < .0005로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었다. 반면, 비가정용수의 경우 동일한 기간 동안 물 절약 실적이 전반적으로 감소하였으며, 전년도 사용량 범위보다 당해연도 사용량 범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전체 112개의 월별 사용량 차이 중 23개 사례는 0보다 크고, 89개 사례에서는 0보다 작았으며, 검정 결과 z=-6.143, p < .0005로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하면, 생활용수 사용량의 약 2/3를 차지하는 가정용수에서는 유의한 절감 효과가 나타났으며, 다수의 지자체에서 물 절약이 이루어졌다. 반면, 생활용수 사용량의 1/3을 차지하는 비가정용수의 경우 사용량이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가뭄 기간 동안의 물 절약 실적이 확인되지 않았다. 가뭄 시 물 절약 정책이 가정용수 부문에서는 효과적으로 작용하였지만 비가정용수 부문에서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
3.2.2 유형분석
앞선 분석을 통해 가뭄 기간 동안 물 절약 실적이 확인된 가정용수에 한정하여, 지자체들의 물 절약 패턴 유형을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가뭄 상황이 발생하여 물 절약 캠페인이 시작된 시점부터 가뭄 상황이 종료되어 일상으로 회복되는 시점까지의 물 절약 패턴을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 유형으로 정의하였다.
1) 유형 1(정책 순응형): 지자체가 가뭄대책을 실행하면 시민들은 물 절약에 즉각 협조하고 가뭄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물 절약 실적이 지속
2) 유형 2(정책 효과 지연형): 지자체가 가뭄대책을 실행하더라도 실제 시민들의 물 절약으로 이어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나, 가뭄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물 절약 실적은 점진적으로 증가
3) 유형 3(정책 효과 감쇄형): 지자체가 가뭄대책을 실행한 직후에는 시민들이 물 절약을 하지만,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그 실적이 점차 감소
4) 유형 4(정책 단기 반응형): 지자체가 가뭄대책을 실행한 직후 일시적으로 시민들의 물 절약 실적이 확인
5) 유형 5(정책 무반응형): 지자체가 가뭄대책을 실행하였으나 시민들의 물 절약 실적이 유의미하게 확인되지 않음
가뭄 기간 동안의 가정용수 물 절약 실적이 유의미한 변화를 보이는지를 검토하기 위해 독립표본 T-검정을 수행하였다. 분석에서는 유의수준을 0.10로 설정하였으며, 가뭄 발생이 물 절약률의 증가 또는 감소 여부와 관계없이 변화를 유발할 것으로 가정하고 양측 검정(Two-Tailed Test)을 적용하여 유의확률을 검토하였다.
독립표본 T-검정 결과(Table 4), 14개 지자체 중 A, C, D, G, N 지자체에서 p < 0.10을 나타났으며, 이는 가뭄 발생이 가정용수 물 절약률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음이 통계적으로 확인되었다. 반면, B, E, F, H, I, J, K, L, M 지자체에서는 p ≥ 0.10으로 나타나, 가뭄 발생이 가정용수 물 절약률에 미친 영향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Table 4.
Results of independent t-test on domestic water-saving rates
G 지지체는 가뭄 발생 기간 동안 평균적으로 -12%의 물 사용량 감소비율을 기록하여 절약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었으며, 유형 5로 분류하였다. 반면, B와 C 지자체는 가뭄 발생과 동시에 물 절약이 시행되었으며, 8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물 사용량이 감소하여 유형 5에서 제외되었다. 또한, F, I, J, K, L, M 지자체들은 가뭄 종료 후에도 3개월 이상 물 절약 실적이 지속됨에 따라 유형 5에서 제외되었다. 이는 해당 지자체들이 가뭄 종료 후에도 일정 기간 동안 지속적인 절약 노력을 유지했음을 의미한다.
가뭄 기간 동안 물 절약 실적이 시간에 따라 선형적으로 증가하는지를 분석하기 위해 선형 회귀 분석을 수행하였다(Table 5). 분석 결과 p < 0.10 미만인 경우, 해당 지자체에서 물 절약 실적이 시간에 따라 유의미하게 증가함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A, B, F, N 지자체에서 p < 0.10으로 나타나, 가뭄 기간 동안 물 절약 실적이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해당 지자체들은 정책 효과 지연형(유형 2)으로 분류하였다. 이는 정책적 개입이나 시민들의 자발적인 절약 노력과 연관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K, L, M에서는 회귀계수의 기울기 값이 음수로 나타났으며, p < 0.10을 기록하여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물 절약 실적이 감소하는 경향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에 따라, 해당 지자체들은 정책 효과 감쇄형(유형 3)으로 분류하였다. 또한, C, D, I, J 지자체에서는 p ≥ 0.10으로 나타나, 물 절약 실적과 시간 간의 선형적인 증가 관계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일부 지자체에서 가뭄 기간 동안 물 절약 실적이 일정한 패턴을 보였음을 의미한다.
Table 5.
Results of linear regression analysis on domestic water- saving rates
| p-value | B (Unstandardized Coefficient) | |
| A | 0.002 | 0.002 |
| B | 0.016 | 0.824 |
| C | 0.660 | 0.428 |
| D | 0.680 | 0.395 |
| F | 0.048 | 0.476 |
| I | 0.765 | 0.286 |
| J | 0.283 | 0.605 |
| K | 0.944 | -0.426 |
| L | 0.755 | 0.155 |
| M | 0.952 | -0.076 |
| N | 0.057 | 0.565 |
C, D, I, J 지자체에서는 가뭄 발생 기간 중 1~2개월 동안만 물 절약 실적의 변화가 확인되었으며, 이후 지속적인 절약 실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러한 단기적인 반응 패턴을 고려하여 이들 지자체를 유형 4로 분류하였다.
최종적으로, 14개 지자체의 물 절약 실적 변화를 유형별로 분류한 결과는 Table 6과 같다.
Table 6.
Classification of water-saving patterns during the drought period
| Type 1 | Type 2 | Type 3 | Type 4 | Type 5 | |
| Municipalities | - | A, N, B, F | K, L, M | C, D, J, I | E, H, F |
3.3 도시 규모별 유형 분석
가뭄 대응 시 행정구역 특성(광역시, 시, 군)이 물 절약 실천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일원배치 분산분석을 수행한 결과, 세 그룹 간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되었다(F = 4.071, p = 0.003, Table 7). 가뭄 기간 동안 광역시(대규모), 시(중규모), 군(소규모) 단위 지자체의 평균 물 절약 실적은 각각 4.28%, 2.01%, -1.67%로 나타났다. 대규모 지자체(A)의 물 절약 실적이 가장 높았으며, 중규모 지자체(B, C, D, E, F)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소규모 지자체(G, H, I, J, K, L, M, N)에서는 오히려 평균적으로 물 사용량이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Table 7.
Results of one-way ANOVA on water-saving performance by urban scale (N=112)
이러한 차이는 시 단위 이상의 지자체가 상대적으로 풍부한 행정력과 재정을 기반으로 물 절약 캠페인 및 용수 수요 절감 조치를 보다 적극적으로 시행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군 단위 지자체의 경우 용수가 증가한 이유는 코로나 팬데믹 종료 이후 주민들의 일상 회복 시기와 맞물리며 가뭄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군 지역에서는 정책 실행 여건이 상대적으로 제한되어 가뭄 대비 정책의 효과가 제한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4. 결 론
본 연구는 2022-2023년 광주·전남 지역의 가뭄 사례를 바탕으로, 14개 지자체의 생활용수 절약 실적을 분석하고 지자체별 물 절약 유형을 분류하여 그 특성을 비교·검토하였다. 연구 결과, 가뭄 대응 과정에서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물 절약 요청과 홍보에도 불구하고, 물 절약 실적은 지역별로 상이한 양상을 보였으며 기대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자체별 물 절약 유형을 분류한 결과, 가정용수의 경우 14개 지자체 중 9개 지자체에서 평균 1~5%의 절감 효과가 나타났으며, 이 중 정책 순응형(유형 2)으로 분류된 지자체는 평균 2.25%의 절감 효과를 보였다. 또한, 정책 효과 감쇄형(유형 3)으로 분류된 지자체는 평균 1.67%의 절감 효과에 그쳤으며, 정책 단기 반응형(유형 4)으로 분류된 지자체는 평균 2.75%의 절감 효과를 기록하였다. 반면 비가정용수는 오히려 증가하는 모습이 확인되어, 해당 부문에 대한 별도의 정책적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다수의 지자체에서 물 절약 조치가 즉각적인 시민 협조로 이어지지 않았으며, 정책 효과 또한 지속되지 못했다. 14개 지자체 중 4곳은 물 절약 조치 이후 사용량 감소까지 3~4개월이 소요되었고, 3곳은 초기 절약 실적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효과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일부 지자체는 중앙정부의 단기적 권고 메시지에 반응해 일시적인 실적을 보였지만, 지속되지 못했으며 가뭄 전후 사용량 변화가 유의미하지 않은 지역도 존재하였다.
또한, 도시 규모에 따른 물 절약 실적 차이도 확인되었다. 인구 규모가 큰 지자체는 상대적으로 높은 절약 실적을 기록했으며, 이는 풍부한 행정력과 재정을 바탕으로 한 효율적인 캠페인과 절수 인프라 도입 등이 가능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반면, 중소규모 지자체는 행정력과 자원의 한계로 인해 정책 효과가 제한적이었으며, 실적 또한 미미한 수준에 머물렀다.
가뭄 상황에서 발표된 물 절약 목표와 실제 실적 간 괴리가 뚜렷했다. 많은 지자체가 생활용수 사용량 20% 감축을 목표로 설정했으나, 가장 실적이 우수한 광주광역시조차 전 기간 평균 4% 감축에 그쳤으며, 가뭄 경각심이 가장 높았던 2023년 2월에도 최대 13% 감축에 불과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지자체별 물 절약 실천 유형의 차이를 보여주는 동시에, 현재의 물 절약 정책이 여전히 비상공급 대책의 보조 수단에 머물고 있으며 재난관리 전략으로서 충분히 정착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현실적이고 달성 가능한 목표 설정과 더불어, 사용량 모니터링 체계 구축, 시민 참여를 유도하는 인센티브 제공, 실천 성과에 따른 피드백 시스템 등 전략적인 정책 설계가 요구된다.
비가정용수의 증가 추세는 단순한 홍보나 자발적 참여 유도만으로는 실효를 기대하기 어려움을 보여준다. 실제로 본 연구 결과, 가뭄 기간 동안 지자체가 물 절약을 촉구했음에도 불구하고 비가정용수는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평균 사용량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14개 지자체에서 평균 -5%의 사용량 증가를 기록하였다(Table 6). 이에 따라 상업·공공시설 등 비가정용 사용자 대상의 별도 절수 기준 마련, 인센티브 및 규제 병행 정책이 필요하다. 대규모 지자체의 사례는 효과적인 물 절약 캠페인, 인프라 개선, 기술 기반의 절수 시스템 등이 정책 실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타 지자체로 확산이 가능하며, 물 절약 정책의 반응성과 효과성을 높이는 데 참고가 될 수 있다. 반면, 중소규모 지자체는 제한된 인적·물적 자원으로 인해 실효성 있는 물 절약 정책을 독자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 차원의 정책 가이드라인 제시 및 예산·기술적 지원 등 실질적인 행정적 보완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지자체별 여건에 따른 물 절약 실적의 차이를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정책 효과의 지속성과 실행력을 담보할 수 있는 실효적 물 절약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특히 정책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역 맞춤형 절약 목표 설정, 비가정용수 대상 관리 강화, 실적 기반 모니터링 체계 구축, 중소 지자체에 대한 중앙정부의 행정·재정적 지원 체계 마련 등이 종합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다만 본 연구는 특정 시기와 지역 사례에 국한되어 있어, 향후 다양한 지역과 장기 시계열을 포함한 후속 연구를 통해 분석의 일반화 가능성과 실효성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이는 향후 물 절약이 단순한 대응 수단을 넘어, 가뭄 대응의 핵심 재난관리 전략으로 자리잡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