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기후변화로 인한 강우 패턴의 변화는 가뭄의 빈도와 강도를 증가시키며 전 세계적으로 물 공급의 불확실성을 증대시키고 있다(OECD, 2021; IPCC, 2022). 특히, 우리나라는 기후위기가 전 지구 평균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이에 따른 영향 중 하나로 가뭄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고 지역간 편차가 심화되고 있다(MEKMA, 2025). 즉 기후위기 심화로 물부족 위험이 증가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수도 공급의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물은 국민 생활과 산업활동 전반에 필수적인 공공 인프라로서, 공급의 차질은 단순한 생활 불편을 넘어 국가 경제 전반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 한국 경제는 제조업의 고도화와 함께 서비스 경제로의 외연이 확장되면서, 산업경제 활동에서의 수도 공급 역할이 질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 노동집약적 제조업 중심에서 물이 단순 투입요소였다면, 오늘날 데이터센터, 반도체, 바이오 등 첨단산업에서는 공정의 핵심 요소로 그 중요성이 심화되며, 관련 물 수요 또한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이다(Lepawsky, 2024). 동시에 금융, 도소매, 전문·과학·기술 서비스 등 도시 기반 지식서비스 산업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수도 공급은 도시 기능과 업무 연속성을 지탱하는 필수 인프라로서의 성격 또한 강화되고 있다. 이러한 수도 공급 역할의 질적 변화는 공급 지장시 발생하는 경제적 기회비용을 급격히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우리 경제 구조 전반의 물 부족 리스크에 대한 민감도를 구조적으로 심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도 불구하고, 물 부족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중장기적 관점에서 정량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제한적인 실정이다. 선행 연구들은 주로 기준 시점의 산업연관분석표를 활용하여 다양한 산업의 공급지장효과에 대한 정태적 분석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Heo et al., 2008; Han et al., 2012; Cho et al., 2015; Lee et al., 2019; Lee et al., 2023; Lee et al., 2024). 한편 국내 수도 공급 지장 효과 연구도 수행된 바 있으나(Choi et al., 2000), 경제적 파급효과의 중장기 추이 및 산업별 영향 변화에 대한 분석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이에 본 연구는 산업연관분석의 공급유도형 모형을 활용하여 수도 공급 지장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중장기적 파급효과를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구체적으로는 1990년부터 2020년까지의 산업연관표 실측표와 2022년 및 2023년 연장표를 활용하여 수도산업을 외생화한 공급지장효과를 각각 추정하고, 국내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파급효과의 추이를 분석한다. 이후 논문은 3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제2장에서는 연구방법론이 소개되고, 제3장에는 연구결과가 담긴다. 제4장에서는 연구 결과에 대한 논의가 제시되고 마지막 장에서는 연구 결과를 종합하고 결론 및 시사점을 도출한다.
2. 연구방법론
2.1 선행연구 검토
산업연관분석을 활용하여 특정 산업 또는 기반시설 부문의 공급 차질이 국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정량적으로 분석한 연구 사례는 문헌에서 다수 발견된다. Heo et al. (2008)은 자동차·조선·반도체 산업을 대상으로 공급유도형 산업연관분석을 적용하여 산업별 공급 중단의 파급효과를 분석하였으며, 이후 집단에너지, 정유, 가스열공급, 천연가스, 전력 등 에너지 및 기반시설 부문을 중심으로 관련 연구가 확장되었다(Han et al., 2012; Cho et al., 2015; Lee et al., 2019; Lee et al., 2023; Lee et al., 2024). 이들 연구는 공공 인프라 및 필수 산업의 공급 차질이 해당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산업 간 연계구조를 통해 타 산업으로 연쇄적으로 확산되며 국가 경제 전반에 유의미한 생산 차질을 유발할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제시하였다. 선행연구의 주요 결과는 Table 1에 요약되어있다.
Table 1.
Summary of previous studies on supply shortage effects using input-output analysis
| Sources | Sectors analyzed | Base years | Main findings |
| Heo et al. (2008) |
Automobile, shipbuilding, and semiconductor industries | 2000 |
Supply shortage effects: Automobile (KR) 0.1698, (JP) 0.118; Shipbuilding (KR) 0.0366, (JP) 0.0177; Semiconductor (KR) 0.2466, (JP) 0.3943 |
| Han et al. (2012) | District energy industry | 2009 | Supply shortage effect: 1.2313 |
| Lee and Kwak (2012) | Software industry | 2008 | Supply shortage effect: 0.5357 |
| Cho et al. (2015) | Petroleum refining industry | 1990-2012 | Supply shortage effect: 1.5110(1990) → 0.9025(2012) |
| Lee et al. (2019) | Gas heat supply industry | KR(2014), JP(2012) | Supply shortage effect: (KR) 1.6697, (JP) 1.0271 |
| Lee et al. (2023) | Natural gas supply sector | KR(2015), JP(2015) | Supply shortage effect: (KR) 1.6272 (JP) 0.9792 |
| Lee et al. (2024) | Electricity supply sector | KR(2015), JP(2015) | Supply shortage effect: (KR) 1.6362, (JP) 1.1823 |
선행연구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첫째, 산업연관분석 공급유도형 모형은 특정 산업의 공급 차질이 산업간 연계구조를 통해 국가 경제 전반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효과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방법론임이 확인된다. 둘째, 기존 연구들은 주로 특정 연도 또는 단기 시점의 산업연관표를 활용한 분석에 집중되어 있어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공급지장효과의 변화를 검토하지 않은 한계가 있다. 셋째, 수도산업은 에너지 산업과 유사하게 국가 경제의 생산활동과 도시 운영을 유지하는 필수 기반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수도 공급지장의 파급효과를 실증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특히 최근 기후변화 심화, 서비스업 비중 확대, 첨단산업 성장 등 경제·사회적 환경 변화 속에서 수도 공급의 역할은 단순한 생산 투입요소를 넘어 경제 회복탄력성과 직결되는 요소로 확장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장기간에 걸친 산업연관표를 활용하여 수도 공급 지장의 국가 경제 파급효과를 분석하고, 산업구조 변화와 연계한 실증적 검토가 필요하다.
2.2 공급유도형 모형
산업연관분석은 국내 경제를 구성하는 산업별 수급 균형식을 이용한다(BK, 2014). 공급유도형 모형(supply-driven model)은 산업연관표의 열을 기준으로 구성된다. 즉 투입량에 따른 총생산 변화를 기초로 한다. 따라서 투입량 변화로 인해 생산활동에 지장이 생기는 것을 분석할 수 있으며 이를 공급지장효과라 한다(Giarratani, 1976; Wu and Chen, 1990). 산업연관표 열 기준 산업이 총 투입()은 중간투입(), 부가가치()로 구성되며 Eq. (1)로 표현된다. 는 산출계수(output coefficient)()이다.
공급측 투입계수()로 구성된 차원의 투입계수 행렬을 (원소 로 구성)로 나타내고, 을 중심으로 재정리하면 Eq. (2)가 성립한다.
은 산출역행렬(output inverse matrix)이다. 각 원소는 로 부문 부가가치 한 단위 증가로 인한 부문 산출의 총변화량을 의미한다. 투입요소의 변화가 국내산출에 미치는 영향을 결정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산출역행렬의 행합은 투입요소의 변화로 인한 경제전체의 총산출 변화를 나타내는 공급승수(supply muliplier)가 된다(Ghosh, 1958; Wu and Chen, 1990).
Eq. (2)에서 관심대상인 특정 산업 부문을 외생화된(상첨자로 표현) 행렬로 표현하여 재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여기서, 부가가치의 변동이 없다고 가정하면 최종적으로 다음 식이 도출된다.
는 특정 산업 부문의 행벡터 중에서 수도산업 부문 원소를 제거한 행벡터이며, 는 특정 산업부문을 외생화시킨 산출역행렬을 의미한다. Eq. (4)를 통해 수도 산업의 공급 중단이 각 산업부문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구할 수 있다. 이를 공급지장효과(supply shortage effect)라고 정의한다.
본 연구에서 활용한 산업연관분석 기반 공급유도형모형은 특정 시점의 산업연관표를 바탕으로 산업 간 평균적인 연계구조를 분석하는 정태적(static) 모형이다. 따라서 분석 과정에서는 산업별 생산기술과 투입계수가 단기간 내 고정되어 있다고 가정하며, 수도 공급 제약 발생 시 산업 간 연쇄적인 생산 차질이 산업연관구조를 통해 파급되는 것으로 설정하였다. 또한 본 연구는 특정 지역 단위의 국지적 가뭄 상황이 아니라 국가 전체 수준에서 수도 공급 제약이 발생하는 상황을 가정하여 분석을 수행하였다. 이는 실제 가뭄 상황에서 나타날 수 있는 지역별 공급 여건, 산업별 대응 능력, 대체수자원 확보 여부 등의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으나, 국가 경제 차원에서 수도 공급 중단이 산업 전반에 미치는 평균적 공급지장효과를 분석하기 위한 목적에 적합하다. 본 연구에서 적용되는 주요 가정 및 범위는 Table 2에 요약되어있다.
Table 2.
Main assumptions and scope in this study
3. 결과 및 논의
3.1 자료
본 연구에서는 한국은행의 생산자가격 기준 산업연관표(국산거래표)를 사용하여 수도 부문 공급 지장으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하였다. 산업분류 중 수도 부문은 ‘생활용수 및 공업용수를 취수·집수·정수하고 이를 배관시설을 통해 개인·가정·사업체에 공급하는 활동’으로 정의되며(BK, 2024), 지방상수도와 광역상수도를 포괄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특정 지역에서의 용수 공급 부족이 아닌 국가 전반의 용수공급 부족의 영향을 살펴보고자 전국 단위로 집계된 자료를 활용하였다. 용수공급 부족의 경우 광역상수도 및 지방상수도 전반에 걸쳐 발생하는 것으로 가정한다.
또한 공급지장효과의 중장기 추세를 검토하고자 한국은행에서 5년 단위로 발행되는 산업연관표 실측표(1990, 1995, 2000, 2005, 2010, 2015, 2020년)와 최근에 발행된 연장표인 2022년 및 2023년 산업연관표를 이용하였다. 연도별 산업연관표는 서로 상이한 부문분류 체계를 따르며, 수도 부문은 중분류 또는 소분류 기준표에서 각각 단독으로 구분된다. 이에 따라 연도별 산업연관표에서 수도 부문은 별도로 구분하되 타 산업 부문들은 대분류 기준으로 통합하고 수도 부문을 외생화하여 공급지장효과를 도출하였다.
Table 3은 1990년부터 2023년까지 총산출 기준 우리나라 국가 경제에서 수도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의 변화를 정리한 것이다. 수도산업의 총산출 비중은 1990년 0.157%에서 2005년 0.176%로 다소 확대되었으나 이후 점진적으로 하락하여 2023년에는 0.088%로 감소했다. 이는 수도산업이 국가 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상대적 규모가 축소되었음을 의미하고 타 산업의 성장 속도가 수도산업의 성장 속도를 상회했음을 시사한다. 다만 이러한 비중 감소에도 불구하고 수도산업은 국민 생활과 산업활동 전반에 필수적인 기반 인프라로 기능한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Table 3.
Water supply sector in the national economy
3.2 분석결과
공급지장효과는 수도 산업 산출물 한 단위(1원)가 타 산업에 제대로 공급되지 않을 때 타 산업에서 발생하는 생산 차질을 의미한다. 1990년 수도 공급 중단으로 인한 공급지장효과는 섬유‧가죽제품(0.1140), 음식료품(0.0785), 건설(0.0772) 분야에서 비교적 크게 나타났고 경제 전체에 대해서는 1.0290원이다. 1995년에는 화학제품(0.0854), 섬유‧가죽(0.0844), 음식료(0.0791) 분야에서 공급지장효과가 컸고, 국가 경제 전체적으로는 1.0242원으로 분석되었다. 2000년에는 부동산·사업서비스(0.0602), 건설(0.0326), 음식점·숙박(0.0321) 산업에서 공급지장효과가 컸고 전체 산업에 대해서는 0.5820원으로 도출되었다. 2005년에는 전체 산업에 유발되는 생산 차질 피해는 0.8882원이고 부동산 및 사업서비스(0.1204), 교육·보건(0.1005), 음식점·숙박(0.0854) 등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공급지장효과가 크게 나타난다. 2010년에는 도소매서비스(0.1597), 금융 및 보험서비스(0.1241),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0.1140) 산업에서 큰 공급지장효과가 있다. 전체 산업에 대해서는 수도 공급 1단위 중단으로 1.2287원의 생산차질이 유발된다.
2015년의 공급지장효과는 총 1.0131원이고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0.1086), 음식점 및 숙박서비스(0.0937),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0.0781) 산업에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2020년의 공급지장효과는 총 1.0139원이고,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0.1307), 음식점 및 숙박서비스(0.0863),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0.0844) 산업에서 비교적 크게 산정되었다. 2022년의 공급지장효과는 총 1.0456원이고,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0.1291), 음식점 및 숙박서비스(0.0939),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0.0698) 산업에서 비교적 크게 나타난다. 2023년의 총 산업 공급지장효과는 1.0322원이고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0.1484), 음식점 및 숙박서비스(0.0992),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0.0700) 산업에서 큰 영향이 나타나 전반적으로 2022년과 유사하지만 서비스업 부문의 영향이 한층 강화된 모습을 보인다. 주요 분석결과는 Table 4에 요약되어있다.
Table 4.
Supply shortage effects of water supply
본 연구에서는 1990년부터 2020년까지 5년단위 산업연관표 실측표와 2022년, 2023년 산업연관표 연장표를 사용하여 수도산업의 공급지장효과를 분석했다. 수도산업은 타 산업에 생산요소를 제공하는 역할이 크기 때문에, 수도를 내생부문으로 두고 분석할 경우 내부 생산 및 수요 효과가 함께 반영되어 공급 충격이 왜곡될 수 있다. 따라서 수도 산업을 외생화하여 분석함으로써 수도 공급이 중단될 때 타 산업에 발생하는 순수한 공급지장효과를 추정하고자 하였다. 분석 결과, 1990년 이후 2000년까지 감소한 후 2010년에 급격히 증가하였고 이후 다시 감소하다가 2015년 이후로 다시 소폭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Table 3에 제시된 수도산업의 총산출 비중 감소와 비교할 때, 수도산업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상대적 생산 규모는 감소했으나 산업 간 연계 구조 속에서 차지하는 기능적 중요성은 오히려 강화되었음을 시사한다. 특히 2000년 이후 서비스업 비중 확대, 도시 기반 산업의 성장, 공공·생활 서비스의 고도화가 진행되면서 물 공급은 개별 산업의 생산 투입요소를 넘어 경제 활동 전반을 유지하는 핵심 인프라로 작용하게 되었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로 인해 수도 공급의 생산 규모 비중은 감소했으나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다수의 산업과 서비스 부문에 동시적이고 광범위한 생산 차질을 유발하는 특성이 강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분석연도별 수도산업이 타산업에 미치는 공급지장효과는 Fig. 1에 제시되어있다.
산업구조가 제조업 중심에서 점차 서비스업·도소매업 중심으로 전환된 1990년에서 2000년까지는 수도 부문의 공급지장효과가 점진적으로 감소한다(1990년 1.029 → 2000년 0.582). 1990~1995년까지는 물 사용 의존도가 높은 전통 제조업(섬유·화학·건설 등)에서 공급지장효과가 크게 나타났으나, 2000년을 전후로 서비스업 비중이 확대되면서 제조업에 대한 영향은 다소 완화되는 특징을 보인다. 한편, 2005년 이후 공급지장효과는 다시 상승세로 전환된다(2005년 0.888 → 2010년 1.228). 이때 우리나라는 ICT·전자·운송장비 등 첨단 제조업과 금융·도소매 등 도시기반 서비스 산업이 함께 성장하던 시기로, 수도 공급 중단이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재확대되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2010년 이후 공급지장효과는 1.0 이상의 수준으로 유지된다(2010년 1.228 → 2023년 1.032). 이때 산업구조는 제조업 중심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서비스·인프라 산업(금융, 보건, 정보통신, 전문·과학기술 서비스 등) 중심으로 전환되었다. 서비스업 비중 확대와 도시기능 고도화로 인해 수도산업의 공급지장효과는 제조업 중심의 시기보다 더 복합적이고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변화하였다. 특히 최근에는 반도체, 데이터센터, 배터리 산업 등 첨단 제조업의 급성장과 생활·공공 인프라의 고도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수도 공급 중단에 따른 산업 전반의 리스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향후 서비스 산업뿐 아니라 첨단산업의 성장에 따라 수도 부문의 공급 안정성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되므로 공급지장효과는 중장기적으로 점차 증가할 수 있음이 시사된다.
4. 논 의
본 연구에서 추정된 수도산업의 공급지장효과는 최근 기준 약 1.0 수준(2023년 1.0322)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도산업 산출물 1단위의 공급 차질이 국가 경제 전체에서 1단위 이상의 생산 감소를 유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결과는 산업연관분석 기반 공급유도형 모형을 활용한 기존 연구 결과와 전반적으로 일관된 경향을 보인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집단에너지 산업의 공급지장효과는 1.2313(Han et al., 2012), 정유산업은 0.9025~1.5110(Cho et al., 2015), 가스열공급산업은 1.6697(Lee et al., 2019), 천연가스 공급산업은 1.6272(Lee et al., 2023), 전력산업은 1.6362(Lee et al., 2024)로 분석되었다. 수도산업의 공급지장효과는 이들 에너지 기반산업에 비해 다소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으나, 대부분의 분석연도에서 1.0 내외 또는 그 이상의 값을 보였다는 점에서 국가 경제 전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기반산업임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기존 연구들은 대부분 특정 시점의 산업연관표를 활용하여 공급지장효과를 분석한 반면, 본 연구는 1990년부터 2023년까지 장기간의 산업연관표를 활용하여 수도산업의 공급지장효과 변화를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수도산업의 경제적 비중은 감소하였음에도 공급지장효과는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하였으며, 이는 산업 규모 자체보다 산업 간 연계구조 속에서의 기능적 중요성이 공급지장효과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임을 시사한다.
5. 결 론
본 연구 결과는 수도 공급의 경제적 중요성이 수도산업의 생산 규모 외 산업구조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1990년대에는 섬유·가죽, 음식료, 건설 등 물 투입이 높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공급지장효과가 크게 나타났으나, 최근에는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 금융서비스,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 숙박·음식서비스 등 서비스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공급지장효과가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 산업구조가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도시기반 산업 중심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수도 공급의 개별 생산공정의 투입요소를 넘어 도시 기능과 경제활동 전반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필수 기반 인프라로서의 역할이 강화되었음을 시사한다. 특히 최근 안정적인 용수공급이 필수적인 첨단산업이 성장하고, 도시 서비스 산업의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수도 공급 중단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은 과거보다 더욱 광범위해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수도 공급 안정성은 단순한 생활용수 확보 차원을 넘어 국가 경제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또한 산업연관표상 수도산업의 총산출 비중은 감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수도산업의 공급지장효과는 2000년 이후 다시 증가하여 1.0 이상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도산업이 산업 간 연계구조 내에서 여전히 높은 파급효과를 가지는 기반 산업임을 시사한다. 특히 서비스업 확대와 첨단산업 성장에 따라 수도 공급 중단의 영향이 산업에 미치는 피해가 큰 구조적 특성이 강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최근 반도체, 데이터센터, 바이오 등 안정적인 대량 용수 공급이 필수적인 첨단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물공급 중단 시 발생하는 경제적 피해는 과거 제조업 중심 시기보다 더 광범위하고 심각한 양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 집중호우, 이상고온 등 극한 기상현상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함에 따라 물관리 여건은 더욱 불확실해지고 있으며 안정적 물공급 확보는 산업 경쟁력과 국가 경제의 회복탄력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본 연구는 수도 공급 중단이 국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공급지장효과가 최근 약 10년간 감소하지 않았음을 실증적으로 확인하였다. 따라서 향후 기후위기 대응과 첨단산업 성장에 대비하여 물공급 안정성 확보를 위한 인프라 투자와 체계적인 운영·관리의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강화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정책적 측면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 위험 증가와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하여 안정적인 물 공급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종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공급 측면에서는 광역상수도 연계 강화와 노후 수도시설 개선을 통해 공급 안정성을 높이고, 물 재이용, 해수담수화, 지하수 및 저수지 활용 등 대체수자원의 개발을 확대하여 물 공급원 다변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특히 반도체, 데이터센터, 바이오산업 등 안정적인 용수공급이 필수적인 첨단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물 재이용수 및 초순수 공급체계를 선제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 수요 측면에서는 산업용수 사용 효율 향상, 절수기술 보급, 공정 개선 등을 통해 물 사용량을 저감하고, 물 부족 위험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관리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물 부족 발생 시 산업별 경제적 파급효과를 고려하여 우선 공급 대상을 설정하는 등 물 배분의 효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통해 국가 경제 전반의 공급 지장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본 연구는 산업연관표 기반의 공급유도모형을 활용한 정태적(static) 분석이라는 점에서 몇 가지 한계를 가진다. 첫째로 본 연구에서 중장기 분석을 위해 연도별 산업연관표를 가장 최근 산업연관표의 대분류 기준으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세부 산업별 특성이 반영되지 못하고 정보 손실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둘째, 산업연관분석은 특정 시점의 산업 간 평균적 연관구조와 고정된 생산기술 및 투입계수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실제 가뭄 상황에서 나타나는 산업별 대응능력 변화, 대체수자원 활용, 생산 조정 및 기술 변화 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수도 공급 제약이 국가 전체 수준에서 발생하는 상황을 가정하였으나, 실제 물 부족은 지역별 수자원 여건, 공급지장 기간, 가뭄 강도, 산업구조 특성 등에 따라 상이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물 재이용, 해수담수화, 자체 용수 확보 등 산업별 대응 수단이 다양화되고 있어 실제 경제적 피해 규모는 산업 및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지역 단위의 세분화된 산업연관분석과 함께 공급지장 기간 및 강도를 반영한 시나리오 분석, 대체수자원 활용 가능성 및 산업별 적응능력을 고려한 동태적 분석이 추가적으로 수행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