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2. 데이터 및 방법론
2.1 연구 지역 및 사례 설정
2.2 활용 자료
2.3 적설 위험도 산정
3. 결과 및 고찰
3.1 폭설 사례별 적설 깊이 및 기온 시계열 특성
3.2 폭설 사례별 적설 깊이 공간 분포
3.3 지형적 요인과 위험도 간의 관계 분석
4. 결 론
1. 서 론
겨울철 폭설은 중·고위도 지역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주요 자연재해로서, 교통·전력·수자원 등 사회기반시설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한다.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강설 빈도와 강도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폭설로 인한 재해 위험성 또한 증가하고 있다(Ortner et al., 2025; Bokhorst et al., 2016). 특히 기온 상승과 강수 형태의 변동이 맞물리면서 적설심의 시공간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며(Lievens et al., 2019; Lin et al., 2025), 이러한 변화는 겨울철 수문 순환과 지표 에너지 균형의 교란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서울특별시와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 지역은 서해를 통한 수증기 유입과 복잡한 지형이 결합되어 국지적인 강설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인구와 산업·교통 인프라가 밀집된 지역적 특성상, 강설로 인한 사회·경제적 피해의 잠재위험이 매우 크기 때문에, 수도권을 대상으로 한 폭설 재해 위험성 분석이 특히 중요한 지역이다. Kim et al. (2021)은 한반도 중서부 지역의 산악 지형과 바람 패턴이 강설의 공간 분포를 조절한다고 보고하였으며, Jung et al. (2012)은 해수면 온도와 지형의 상호작용이 폭설 강도를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함을 제시하였다. 또한 Liu et al. (2021)과 Harakawa et al. (2025)은 대기 불안정과 지형 조건의 결합이 강설의 공간 확산을 조절한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이와 같이 수도권은 동일한 대기 조건에서도 지형적 불균질성에 따라 적설 분포가 공간적으로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지역적 특성을 갖는다.
기존의 적설 및 폭설 관련 연구는 주로 관측소 기반의 시계열 분석이나 단일 기상 변수 중심의 통계적 접근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공간 해상도가 제한되어 있어, 국지적 폭설의 형성과 유지 과정을 정량적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지닌다(Ma et al., 2011; Rahimi et al., 2022). 또한 관측소 간격이 넓은 지역에서는 적설심의 공간 분포를 세밀하게 재현하기 어려워, 국지적 폭설의 공간적 특성과 재해 위험도를 평가하는 데 한계가 존재한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재분석 및 위성 관측 자료를 결합하거나, 공간 해상도를 향상시킨 재분석 자료를 활용하여 폭설의 시공간 변동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Muñoz-Sabater et al., 2021; Liu et al., 2025).
European Centre for Medium-Range Weather Forecasts (ECMWF) Reanalysis version 5(ERA5)-Land (ERA5-Land)는 ERA5 대기 재분석을 forcing 자료로 사용하여 Hydrology Tiled ECMWF Scheme for Surface Exchange over Land (HTESSEL) 지표모델을 고해상도(약 0.1°) 격자에서 독립적으로 재적분한 지표 재분석자료이다. 또한 ERA5와의 고도 차이에 따른 편차를 줄이기 위해 기상 변수에 일일 lapse-rate 보정이 적용되었다(Muñoz-Sabater et al., 2021). 이러한 구조적 개선을 통해 ERA5-Land는 기존 ERA5나 Modern-Era Retrospective Analysis for Research and Applications, version 2(MERRA-2) 대비 산악 및 중위도 지역에서 적설심과 눈덮임의 시공간 변동을 보다 세밀하게 재현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Lei et al., 2023; Glawion et al., 2025). 특히 Jeon et al. (2023)은 남한 전역 39개 ASOS 지점을 이용한 통계 평가에서 ERA5-Land가 Local Data Assimilation and Prediction System (LDAPS) 및 MERRA-2 대비 가장 낮은 root mean squared error (RMSE)(0.06 m)와 높은 상관계수(0.69)를 보여, 국내 적설심 분석에 가장 적합한 재분석 자료임을 실증하였다. 또한 Akyurek et al. (2023)은 Turkey 지역의 적설 기후 분석에서 ERA5-Land가 10 km급 해상도를 통해 지형의 공간 변동성을 정밀하게 포착할 수 있음을 보고하였다. 이러한 특성은 ERA5-Land가 지형적 구배와 국지적 적설 특성을 보다 현실적으로 반영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본 연구에서도 수도권 적설·결빙의 시공간 변동을 분석하기 위한 주 입력자료로 활용하였으며, 지형 요소는 NASADEM 경사를 별도로 결합하였다.
최근의 적설 및 폭설 위험도 연구에서는 단순한 적설심의 절대량보다 기후적 평균 상태로부터의 상대적 편차, 즉 이례성을 고려한 접근이 중요하게 논의되고 있다. 동일한 적설심이라도 과거 다년 기후분포의 상위 분위에 해당하는 경우 실제 피해 가능성이 높게 평가될 수 있으며(Sun et al., 2024), 반대로 절대값이 크더라도 과거에도 빈번히 발생한 수준이라면 상대적 위험도는 낮게 평가된다. 이러한 접근은 물리적 강도의 크기뿐 아니라 기후적 희귀성을 함께 반영함으로써 위험도의 실질적 의미를 강화한다(Eckert and Giacona, 2023). 또한 이례성 기반 위험도 평가는 강설이나 적설의 단기 변동성과 장기 기후경향을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며, 확률적 분포 기반의 상대적 평가를 통해 기존의 임계값 기반 위험도보다 폭설의 심각도를 보다 현실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Ortner et al., 2023; Sun et al., 2024). 이에 본 연구에서는 ERA5-Land 재분석 자료를 활용하여 적설심·결빙 지속성·지형 요인 등 물리적 요인 위에 기후적 희귀성을 결합함으로써 수도권 지역의 폭설 위험도를 기후학적 이상치(climatological anomaly) 기준에서 정량화하였다.
이 연구의 목적은 ERA5-Land 자료를 기반으로 수도권 주요 폭설 사례의 시공간적 적설심 변화를 분석하고, 적설 및 결빙 조건, 지형 요인과의 관계를 규명하는 데 있다. 다년간의 ERA5-Land 자료로부터 도출한 분위 기반 지표를 활용하여 적설심의 절대적 크기보다 과거 대비 상대적 이상성에 초점을 둔 적설 위험도를 산정하였다. 이를 통해 서울 및 경기 지역의 지형적·기후적 복합성이 반영된 폭설 위험도를 정량화하고, 향후 도시권 재해 대응 및 적설 취약성 평가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2. 데이터 및 방법론
2.1 연구 지역 및 사례 설정
본 연구의 대상 지역은 서울특별시와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 지역으로, 한반도 중서부에 위치한다. 공간 범위는 북위 36.87°-38.30°, 동경 126.26°-127.83°에 해당하며, 서해안 저지대에서 동부 산악지형으로 이어지는 복합 지형을 포함한다(Fig. 1). 해당 지역은 겨울철 북서계절풍의 주요 통로에 위치하며, 서해상을 통과한 수증기가 한랭한 지면과 상호작용하면서 강설로 전환되기 쉽다. 이러한 기상·지형적 요인으로 인해 폭설 발생 가능성이 높고, 동시에 인구 밀도와 도시 기반시설이 집중되어 있어 폭설로 인한 사회·경제적 피해 위험이 매우 높은 지역으로 평가된다.
폭설 사례는 2024년 11월부터 2025년 3월까지의 기간을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보도자료에 기반하여 폭설 피해 사례가 보도된 시점을 기준으로 세 차례의 대표 사례(2024년 11월 29일, 2025년 1월 7일, 2025년 3월 18일)를 설정하였다(Kim, 2024; Kim, 2025; Jung, 2025).
각 사례는 사례일을 기준으로 전 6일(총 7일)까지의 자료를 구성하여 시계열 및 공간분포를 분석하였다. 또한, 폭설이 발생하지 않았던 2024년 11월 16일을 비폭설 사례로 포함하여 비교 기준으로 활용하였다.
2.2 활용 자료
본 연구에서는 폭설 사례 분석 및 적설 위험도 산정을 위해 기상·지형 관련 위성 기반 재분석자료인 ERA5-Land와 LDAPS 및 지형자료인 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 Digital Elevation Model (NASADEM)을 활용하였다(Table 1).
Table 1.
Summary of input datasets
ERA5-Land는 유럽중기예보센터에서 생산하는 육상 재분석 자료로, H-TESSEL모형을 기반으로 한다(Hersbach et al., 2020). 본 자료는 대기 및 지표 간 에너지·수문 상호작용을 모의하여 지면온도, 기온, 강수량, 토양수분, 적설심등의 매개변수를 제공한다. ERA5-Land의 공간 해상도는 0.1°, 시간 해상도는 1 시간 간격이며, 1950년 이후의 장기 시계열을 제공한다. 본 연구에서는 2024-2025년 폭설 사례 기간 동안의 적설심과 2 m 기온 변수를 활용하였으며, 다년 기후분위를 구성을 위해 2013-2022년의 적설심 자료를 활용하였다. ERA5-Land 적설심의 신뢰성은 선행연구(Jeon et al., 2023)에서 남한 39개 ASOS 지점을 대상으로 검증된 바 있으며(RMSE 0.06 m, r 0.69), 본 연구는 이를 토대로 ERA5-Land를 주자료로 채택하였다.
LDAPS는 기상청에서 운용하는 국지 수치예보모델로, 한반도 영역에 대해 약 1.5 km 공간 해상도와 3시간 간격의 자료를 제공한다. 본 연구에서는 LDAPS의 적설면적 자료를 적설 발생 영역을 한정하기 위한 보조 자료로 활용하였다. 구체적으로, LDAPS에서 적설이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된 격자에 한하여 ERA5-Land 적설심 값을 사용함으로써 비적설 영역에서의 과대추정을 방지하였다.
지형 분석에는 NASADEM을 사용하였다. NASADEM은 Shuttle Radar Topography Mission (SRTM)에서 생산된 DEM을 기반으로, Geoscience Laser Altimeter System (GLAS), Advanced Spaceborne Thermal Emission and Reflection Radiometer (ASTER), Global DEM (GDEM)등 다양한 고도 자료를 통합하여 제작된 향상형 DEM이다. NASADEM은 전 지구를 30 m 공간 해상도로 제공하며, 지형기복, 경사, 표고 등의 상세한 지형 특성 분석에 활용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를 기반으로 경사도를 산출하여 적설 위험도의 지형요소 입력자료로 사용하였다. NASADEM 경사는 ERA5-Land (약 10 km) 격자에 대응하도록 격자별 평균으로 집계·매핑하여 위험도 산정에 사용하였다.
2.3 적설 위험도 산정
본 연구에서는 ERA5-Land 재분석 자료를 이용하여 공간 단위의 적설 위험도를 산정하였으며, LDAPS 적설면적(snow cover) 자료를 보조적으로 활용하여 적설이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된 격자에 한해 ERA5-Land 값을 사용하였다. 위험도 산정 과정은 (1) 단기(48시간) 지속성 지표 계산, (2) 다년 기후분위(2013-2022) 기반 확률지표 산정, (3) 지형·식생 보정 및 결합의 세 단계로 구성된다. 적설 위험도 산정은 눈사태·적설 재해 분야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제안되어 왔으며(Ma et al., 2011; Ortner et al., 2023; Sun et al., 2024), 본 연구는 이를 확률 기반의 상대적 지표로 확장하였다. Eqs. (1), (2), (3), (4), (5), (6), (7), (8)에 사용된 변수의 정의는 Table 2에 정리하였으며, 본 연구의 적설 위험도 산정 절차는 Fig. 2에 제시하였다.
Table 2.
| Symbol | Description | Unit / Value |
| Snow depth at frame time τ (ERA5-Land) | m | |
| 2-m air temperature at frame time τ (ERA5-Land) | °C | |
| Snow depth at the analysis time (used in the logistic gate) | m | |
| 𝜏 | Frame-time index within the 48-h window (6-h step) | - |
| Total number of frames in the 48-h window | 9 | |
| Snow persistence — Eq. (1) | 0-1 | |
| Number of snow-present frames (SD > 0.01 m) | count | |
| Number of valid frames for P (cell used if N_p ≥ 0.7·N_tot) | count | |
| Freezing persistence — Eq. (2) | 0-1 | |
| Number of sub-zero frames (T_2m < 0°C) | count | |
| Number of valid frames for F_sub | count | |
| Snow-occurrence ratio among valid climatological samples (2013-2022) | 0-1 | |
| Conditional cumulative ratio (samples ≤ current snow depth) | 0-1 | |
| Mixed climatological probability, q_0 · T_cond — Eq. (3) | 0-1 | |
| Logistic gate suppressing low-snow overestimation — Eq. (4) | 0-1 | |
| Snow-depth threshold in the logistic gate | 0.04 m | |
| Logistic steepness coefficient | 100 | |
| Climatological anomaly index, T_clim_mixG_abs— Eq. (5) | 0-1 | |
| Slope weight — Eq. (6) | 0-1 | |
| 𝜃 | Terrain slope derived from NASADEM | degree (°) |
| 𝜃0, 𝜃1 | Lower / upper slope bounds for normalization | 0°, 9.5° |
| Vegetation attenuation term — Eq. (7) | 0-1 | |
| Reference (nominal) canopy height by land-cover class | m | |
| Winter coefficient (winter vegetation vitality by class) | - | |
| Effective canopy height, H_norm · C_winter | m | |
| Reference height for canopy normalization | 15 m | |
| 𝜂 | Vegetation attenuation coefficient | 0.28 |
| Equal-weight mean of components (I_clim, S, P, F_sub) — Eq. (8) | 0-1 | |
| Number of valid components used in the mean | count | |
| Final relative snow risk, R = R_A · A_veg | 0-1 |
적설 및 결빙 지속성 정량화를 위해 최근 48시간 자료를 활용하였다. 6시간 간격으로 총 9개 영상을 구축하고, 각 시각 τ에서의 적설심도()와 2 m 기온()을 이용하여 다음과 같이 계산하였다. 적설 지속성(P)은 해당 기간 내 적설심도가 0.01 m보다 큰 시기의 비율로 정의된다. 6시간 간격(일 4회) 표본화와 48시간 창은 ERA5-Land 자료에서 1-2일 규모의 단기 결빙·적설 지속성을 안정적으로 포착하기 위해 설정하였다.
여기서 는 적설 존재 프레임 수, 는 유효 프레임 수이며, 전체 프레임의 70% 이상 자료가 제공되는 경우만 유효값으로 사용하였다. 이때 70%는 결측·부분결측 격자에서 통계적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한 자료 충분성 기준으로 설정하였다.
결빙 지속성()은 동일 기간 동안 기온이 영하인 비율로 계산하였다.
여기서 는 영하 프레임 수, 는 유효 프레임 수이며, 전체 프레임의 70% 이상 자료가 제공되는 경우만 유효값으로 사용하였다. 이 두 지표는 각각 최근의 적설 유지 및 결빙 강도를 반영한다.
적설심도의 기후학적 이상치를 정량화하기 위해 2013-2022년 기간의 ERA5-Land 자료를 이용하여 다년 기후분위를 구성하였다. 사건일을 기준으로 ±15일(총 31일), 하루 네 시각(0, 6, 12, 18시)의 적설심도 자료를 이용하였다. 각 격자에서 유효 표본 수() 중 적설이 존재하는 비율()과, 그 중 현재값 이하의 누적 비율()을 구하여 다음과 같이 혼합 확률을 정의하였다.
단, 표본 수가 60개 미만인 격자는 결측으로 처리하였다.
또한, 절대적 적설량이 작을 때의 과대추정을 방지하기 위해 로지스틱 게이트함수를 적용하였다.
이를 활용한 확률지표는 다음과 같이 계산된다.
지형 경사는 0°-9.5°범위에서 선형 정규화하여 경사 가중치(S)로 변환하였다. 여기서 경사 가중치는 경사가 0° 이하이면 0, 9.5° 이상이면 1로 절단되어 0-1 범위의 무차원 값으로 정규화된다.
토지피복도는 클래스별 기준수관고()와 겨울계수()를 정의 및 적용하여 유효수관고 를 산출하였다. 이때 기준수관고와 겨울계수는 식생별 평균 높이와 식생별 겨울철 활력도를 고려하였다. 이를 기준높이()인 15 m로 정규화하여 무차원 비율로 표현하였으며, 이에 감쇠계수(η)는 0.28을 적용하여 식생 감쇠항()을 산정하였다. 감쇠계수(η = 0.28)는 식생 높이에 따른 적설 차폐 효과를 반영하기 위한 경험적 계수로 가정하였다.
최종 위험도는 네 성분 , S, P, 의 평균으로 산정하고, 식생 감쇠항을 적용하였다.
여기서 는 유효 성분의 개수이며, 영역 외부, 수역, 또는 결측값이 포함된 격자는 제외하였다. 산출된 R은 0-1 범위로 정규화된 적설 위험도로 정의되며, 높은 값일수록 적설로 인한 물리적·기후적 위험이 클 가능성을 의미한다. Eq. (8)의 최종 위험도 는 적설위험도를 의미하며, 각 성분의 상대적 기여에 대한 사전정보가 부재하여 1차 근사로 동일가중 평균을 채택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폭설 사례별 적설 깊이 및 기온 시계열 특성
Fig. 3는 ERA5-Land 재분석자료를 이용하여 수도권 지역의 세 차례 폭설 사례(2024년 11월 29일, 2025년 1월 7일, 2025년 3월 18일)에 대해 사례일 이전 6일을 포함한 총 7일간의 적설심과 기온 시계열 변화를 비교한 결과를 나타낸다. 세 사례 모두에서 적설심은 기온이 영하권에 진입하거나 낮은 온도가 일정 기간 유지되는 경향을 보여, 기온 저하에 따른 강설 및 적설 축적의 시계열적 반응이 일관되게 재현되었다.
11월 사례(Fig. 3(a))는 강설 직전 기온이 0°C 이하로 하강한 후 적설심이 소폭 증가하였고, 이후 기온 상승에도 불구하고 적설이 완만하게 유지되었다. 이는 초겨울의 열적 전이기에서 지표 냉각 이후 단기 강설이 발생하고, 잔류 냉기와 지표 열 관성에 의해 적설이 일시적으로 보존된 과정으로 해석된다(Cohen et al., 2014). 1월 사례(Fig. 3(b))는 영하 기온이 지속된 상태에서 적설심이 점진적으로 증가하여 강설일 무렵 최대값에 도달하였으며, 이후에도 완만한 감소를 보였다. 이는 지속적인 한랭 조건에서 강설이 누적되는 전형적인 적설 축적 체계로 해석된다(Sturm et al., 2010; Hori et al., 2017). 3월 사례(Fig. 3(c))는 초기에는 0°C 이상의 변동이 이어지다가 강설 직전 급격한 기온 하강과 함께 적설심이 빠르게 증가하였다. 이후 기온이 상승하였음에도 적설심이 단기간 유지되어, 상대적으로 온난한 조건에서도 지표 냉각과 낮은 일사량에 의해 융설이 지연되는 현상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Krinner et al., 2018).
세 사례를 종합하면 ERA5-Land 자료에서 산출된 적설심과 기온 간에는 명확한 반비례 관계와 시간적 지연 특성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기온 하강 시점과 적설심 증가 시점의 지연폭은 사례별로 상이하게 나타났으며, 이러한 차이는 계절적 열조건과 대기 안정도에 의해 조절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ERA5-Land 자료는 이러한 단기적 열·수문 변화를 일관성 있게 재현하고 있어, 본 연구의 적설위험도 산정에 필요한 시계열적 신뢰성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3.2 폭설 사례별 적설 깊이 공간 분포
Fig. 4는 ERA5-Land 재분석자료를 이용하여 서울특별시와 경기도 지역의 세 차례 폭설 사례에 대한 7일간의 적설심 공간 분포 변화를 나타낸 것이다. 세 사례 모두에서 적설이 시간 경과에 따라 누적되고 공간적으로 확장되는 경향을 보였으며, 지역별로 적설심의 분포 강도에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Fig. 4.
Spatial distribution of snow depth for three major snow events over the Seoul–Gyeonggi region. (a) 2024-11-29 (early-winter event), (b) 2025-01-07 (mid-winter event), and (c) 2025-03-18 (late-winter event). Each row represents the 7-day temporal evolution of snow depth before the event, showing the spatial accumulation and expansion patterns of snow cover
11월 사례(Fig. 4(a))는 기간 후반으로 갈수록 경기 동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적설이 형성되었으며, 서울 및 서부 저지대에서는 적설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이러한 분포는 지형적 고도와 표면 특성의 차이에 의해 국지적으로 적설이 축적된 형태로 해석된다. 1월 사례(Fig. 4(b))는 사례일 3일 전부터 강한 강설이 집중되며 적설심이 급격히 증가한 형태를 보였다. 적설의 증가는 주로 경기 북부 지역에서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단기간의 강설 사건으로 적설이 빠르게 누적된 것으로 판단된다. 3월 사례(Fig. 4(c))는 초기에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적설이 거의 없었으나, 후반부에 경기 북부와 동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적설심이 빠르게 증가하였다. 이는 상대적으로 온난한 조건에서도 강설 이후 융설 지연에 의해 적설이 단기간 형성·유지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세 사례를 종합하면, 적설 분포는 시기별로 서로 다른 공간적 양상을 보였다. 11월 사례는 상대적으로 국지적인 적설 형성, 1월 사례는 단기간 강설 집중, 3월 사례는 후기 시기에서의 제한적 적설 확대가 특징적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경기 동·북부의 고지대와 구릉지에서 적설심이 높고, 서울 및 서남부 평야지역에서는 낮은 분포를 보였으며, 이러한 특성은 수도권 내 지형과 토지피복 구배가 적설 분포의 주요 조절 요인으로 작용함을 시사한다.
3.3 지형적 요인과 위험도 간의 관계 분석
본 절에서는 산정된 적설위험도와 지형적 요인(고도·경사·토지피복) 간의 정량적 관계를 분석하였다. Fig. 5는 ERA5-Land 재분석 자료를 기반으로 산정된 수도권 지역의 적설위험도 공간 분포를 나타낸 것이다. Fig. 5(a)는 폭설이 발생하지 않았던 2024년 11월 16일의 평상시 조건을, Figs. 5(b)~5(d)는 각각 2024년 11월 29일, 2025년 1월 7일, 2025년 3월 18일의 주요 폭설 사례를 나타낸다.
본 연구에서 산정된 적설위험도는 단순히 적설심의 절대적인 크기를 반영하는 지표가 아니라, 과거 10년(2013-2022) ERA5-Land 자료를 기반으로 현재 적설 및 결빙 상태가 얼마나 이례적인지를 나타내는 상대적 위험도 지표이다. 따라서 위험도 값이 높다는 것은 단순히 적설량이 많다는 의미가 아니라, 해당 지역이 평년의 기후 조건을 벗어난 이상적인 적설 상태에 놓여 있음을 의미한다.
비폭설 시기(Fig. 5(a))에는 위험도가 대부분 0.2 이하로 낮게 나타났으며, 서울과 경기 전역에서 공간적 차이가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지표면이 안정적인 평상시 겨울 조건을 반영한다. 11월 사례(Fig. 5(b))에서는 경기 동북부와 동부의 구릉지대를 중심으로 위험도가 0.6 이상으로 상승하였는데, 이는 초기 강설과 국지적 적설 축적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1월 사례(Fig. 5(c))는 세 사례 중 가장 높은 위험도를 보였으며, 수도권 북부 전역에서 0.7 이상의 값이 분포하였다. 이는 단기간 폭설 누적과 낮은 기온이 결합된 시기로, 가장 심화된 적설위험 상태를 나타낸다. 3월 사례(Fig. 5(d))에서는 전반적으로 위험도가 다소 완화되었으나, 경기 북부와 동부의 산악·구릉 지역에서는 0.6 내외의 높은 위험도가 유지되어, 후기 강설 이후의 단기적 적설 유지와 잔류 냉기의 영향을 시사한다.
이러한 시기별 비교 결과, 적설위험도는 전반적으로 경기 북부와 동남부의 고지대에서 높고, 서울 및 서남부 평야지역에서 낮게 나타났다. 이는 수도권 내 지형적 구배와 토지피복 특성의 차이가 적설의 공간적 축적과 융설 지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시기별 위험도 변화가 ERA5-Land 기반 적설심의 시간적 추세와 일관된 경향을 보여, 본 연구의 상대적 위험도 산정 접근이 수도권 내 적설의 공간적 위험성을 합리적으로 재현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Fig. 6에 ERA5-Land 재분석 자료를 기반으로 산정된 적설위험도의 공간적 조절 요인을 정량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나타내었다. Fig. 6(a)는 고도 구간별, Fig. 6(b)는 토지피복 유형별 위험도 분포를, Fig. 6(c)는 적설심과 위험도의 관계를, Fig. 6(d)는 사례별 위험도 누적분포를 각각 제시하였다.

Fig. 6.
Quantitative analysis of spatial controlling factors of snow risk. (a) Box-plot of snow risk by elevation classes, (b) box-plot of snow risk by land-cover type, (c) scatter-plot showing the relationship between snow risk and snow depth, and (d) cumulative distribution functions (CDFs) of snow risk
고도 구간별 비교 결과, 위험도의 중앙값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Fig. 6(a)). 이는 고도 자체가 위험도 산정식에 직접적으로 포함된 것은 아니지만, 고도가 증가함에 따라 경사값이 커지고 기온이 낮아지며, 이로 인해 적설 및 결빙의 지속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특성이 모형 계산 과정에 간접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따라서 이러한 분포는 지형 요인이 위험도 산정식의 여러 성분(경사, 지속성, 기후분위 상대위치 등)과 상호 연계되어 일관된 공간적 경향을 보인다는 점을 확인시켜 준다.
토지피복별 분포(Fig. 6(b))에서는 산림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위험도가, 도시 지역에서 낮은 위험도가 나타났다. 이러한 차이는 피복 유형 자체의 영향이라기보다는, 산림 지역이 주로 고지·구릉지에 분포하여 저온과 적설 지속성이 유리하게 작용하는 반면, 도시 지역은 평야와 저지대에 위치하여 빠른 융설이 발생하기 쉬운 지리적 구조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또한 식생 높이 기반 감쇠항은 위험도를 일부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하지만, 지형적 지속성과 기후분위 기반 이례성의 효과가 더 크게 작용하여 산림 지역의 평균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
적설심과 위험도의 관계(Fig. 6(c))는 모든 사례에서 유의한 양의 상관 관계를 보였다. 다만 위험도는 단순히 적설심의 절대값에 따라 비례적으로 증가하지 않으며, 동일한 적설심에서도 과거 10년간의 분포에서 상대적으로 드문 값일수록, 그리고 최근 48시간 내 결빙이 지속될수록 더 높은 위험도가 산정된다. 이러한 상대적 반응성은 계절이 진행될수록 더욱 뚜렷해져, 3월 사례에서 가장 높은 상관계수(0.79)가 나타났다.
사례별 누적분포함수(Fig. 6(d))를 비교하면, 비강설 시기(2024년 11월 16일)에는 위험도가 대부분 0.2 이하에 분포한 반면, 2025년 1월과 3월의 사례에서는 고위험 영역(> 0.6)의 비율이 크게 증가하였다. 이는 본 연구에서 제안한 상대적 위험도 지표가 절대적인 적설량보다도 과거 기후분포 대비의 이례성을 효과적으로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본 연구에서 제시한 적설위험도는 적설의 절대적 크기뿐 아니라, 해당 시점의 적설 및 결빙 조건이 과거 기후분포에 비해 얼마나 이례적인지를 반영하도록 설계되었다. 이러한 산정 체계는 경사·식생·지속성·기후분위 상대위치 등 서로 다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단일 요인에 의한 단순한 고위험 판정이 아닌 상대적·조합적 위험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한다. 분석 결과, 위험도의 공간 분포는 지형적 고도와 토지피복, 그리고 최근의 적설·결빙 지속성과 밀접한 연계를 보였으며, 이는 재분석 기반의 위험도 지표가 수도권 내 지표 특성과 기상 조건의 상호작용을 일관되게 반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종합하면, 수도권의 적설위험은 단순히 적설심이 큰 지역에서 높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지형적 배경·기후적 지속성·표면 특성의 복합 작용에 의해 형성되는 상대적 개념의 위험성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결과는 재분석 자료를 활용한 폭설 취약성 평가 시, 절대량 중심의 접근보다는 지역별 상대적 특성과 시기적 맥락을 고려한 다차원적 지표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4. 결 론
본 연구에서는 ERA5-Land 재분석자료를 활용하여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적설심과 기온의 시계열 변동, 폭설 사례별 적설 분포, 그리고 지형·표면 특성을 고려한 상대적 적설위험도를 산정하였다. 이를 통해 재분석 기반 자료가 실제 폭설 사건의 시공간적 특성을 얼마나 일관되게 재현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고, 지형적 요인과 결빙 지속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수도권 내 폭설 취약성의 공간적 패턴을 규명하였다. 이러한 접근은 기존의 절대적 적설심 중심 평가가 가지는 한계를 보완하고, 과거 기후분포 대비 기후학적 이상치를 기반으로 한 이례성 기반 위험도 개념의 유효성을 검증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사례별 분석 결과, ERA5-Land 자료는 기온 하강 이후 적설심이 증가하는 전형적인 강설 메커니즘을 일관되게 재현하였으며, 시기별로 다른 열적 조건에 따른 지연 응답 특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공간 분포에서는 경기 북부와 동남부의 고지대·구릉지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적설심과 위험도가 나타났으며, 이는 고도·경사 증가에 따른 낮은 기온과 결빙 지속성의 효과가 결합된 결과로 해석된다. 또한, 산림 지역에서는 식생 감쇠 효과에도 불구하고 지형적 지속성과 결빙 조건의 우세로 인해 높은 위험도가 산출되었다. 반면, 서울 및 서남부의 평야 지역은 융설이 빠르게 진행되어 낮은 위험도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ERA5-Land가 수도권 내의 세밀한 지형적 구배와 표면 특성을 일정 수준 반영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산정된 적설위험도는 단순히 적설심의 절대적 크기를 반영하는 지표가 아니라, 과거 10년간의 기후 분포 내에서 해당 시점의 적설·결빙 조건이 얼마나 이례적인지를 나타내는 상대적 지표이다. 동일한 적설심이라도 결빙이 장기간 지속되고, 과거 분포에서 드문 값일수록 높은 위험도로 산정되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이는 절대량 중심의 기존 접근보다 기후적 맥락을 반영한 상대적 평가가 폭설 취약성을 보다 현실적으로 반영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나아가, ERA5-Land 기반의 상대적 위험도 접근은 도시화된 수도권 환경에서 공간적 불균질성과 기후 변동성을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론으로 평가된다.
본 연구는 재분석 기반 적설위험도 산정 체계를 통해 수도권의 폭설 위험 분포를 정량적으로 파악하고, 지형·기후 복합 요인의 상호작용을 반영한 새로운 평가 틀을 제시하였다. 향후에는 지상 관측망 및 고해상도 위성자료와의 융합을 통해 위험도 산정의 정확도를 향상시키고, 도로·전력·통신 등 기반시설의 재해 대응 체계와 연계한 공간 기반 위험지도 구축 연구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이러한 확장은 재분석 자료를 활용한 적설·한랭 재해 평가의 실질적 활용성을 높이고, 지역 맞춤형 기후 리스크 관리 체계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본 연구에서 활용한 ERA5-Land의 약 10 km 공간 해상도는 도시·구릉 규모의 미세 지형 복잡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으며, 이는 향후 고해상도 위성·관측자료와의 융합을 통해 보완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본 연구에서 제시한 적설위험도 지표는 도로·교통, 전력·통신 등 기반시설의 제설 및 재해대응 우선순위 설정과 지역 맞춤형 적설 위험지도 구축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